[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대형 금융그룹은 물론 일반 기업들까지 스타트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핀테크’로 불어 닥친 스타트업 열풍은 과거 벤처 열풍에 비견될 정도로 또 하나의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스타트업 발굴과 별도로 사내 내부에서 추진되는 신사업 발굴에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IT서비스업계의 사정이다.
최근 만난 한 IT서비스 업체는 ‘마사지 사업’을 사내 신사업 모델로 검토했다고 한다. 사내 복지차원에서 전담 마사지 직원을 두고 임직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려하는 업체들을 대신해서 마사지 직원을 파견하는 형태다.
사내 복지차원에서 수요가 있는 회사도 있어 시장성도 있고 인적 네트워크를 온라인으로 연결해 오프라인으로 제공하는 O2O에 대해 IT서비스업체로서 역량을 쌓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내부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또 다른 IT서비스 업체는 헤드폰과 이어폰 등 고가의 오디오 액세서리를 대여하는 사업을 검토했다고 한다. 고가의 비용 때문에 오디오 액세서리를 구입하기 저어하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대여 서비스를 제공하고 B2B 사업 모델에 대한 노하우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도 부각됐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이 두 가지 사업 모델은 모두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왜 그랬을까. 당시 사업을 담당했거나 옆에서 지켜봤던 관계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결국은 ‘절실함’의 부족으로 연결된다.
사내에서 신규 사업모델 발굴에 대한 지시가 있어 검토가 진행됐지만 사업을 책임지고 수행할만한 당위성 확보에 대해선 사내 구성원 간 공감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하지 못한 것.
한 관계자는 “절실함이 상대적으로 덜하기 때문”이라고 얘기했다. 스타트업의 경우 현재 수행하고 있는 사업 모델을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는 부담이 있기 때문에 목숨을 걸고 달려들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기업 내에서 신규 사업 모델 발굴이나 스타트업의 경우 목숨을 걸고 성공시켜야 한다는 당위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물론 대기업에서도 성공적으로 벤처나 스타트업으로 독립해 나름의 비즈니스 모델을 개척해나가고 있는 곳도 많다. 하지만 이는 극히 일부의 예이며 지금도 수많은 사업 아이템들이 대기업 내에서 발굴되고 스러지고 있다.
과거 실리콘밸리에 방문했을 때 가상화 전문 기업 VM웨어 HR담당자를 만났다. 그 담당자는 “HR담당에게 회사에서의 미션은 회사 구성원들에게 지속적으로 회사에 다닐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그 일환으로 직원들에게 스핀오프나 스타트업을 적극 지원하는 것”이라고 답한 적이 있다.
온갖 기술과 사업 아이디어가 발굴되는 실리콘밸리에선 아무리 좋은 직장이라고 하더라도 개발자나 마케터들이 항상 자신만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험하고 성공을 타진하고 싶어 한다. 실리콘 밸리의 무수한 기업들이 이러한 과정에서 탄생했다.
하지만 기업은 이러한 스타트업 활동을 오히려 독려한다. 본인이 사업을 전개하고 실험하는 과정에서 얻는 지식이 오히려 회사에 도움이 된다고 믿고 있으며 그 직원이 독립하더라도 이를 뒷받침하던 회사와는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또 다른 생태계를 만들 수 있는 밑바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의 경우 이러한 선순환 과정을 찾기는 힘들다. 모두가 목숨 걸고 사표를 내고 밖에서 성공한 사람들을 동경할 뿐 사내에서 벌어지는 신사업발굴에 대해선 색안경을 끼고 보기 때문이다.
‘굳이 저걸 해서 되겠어’라는 시선과 ‘하다 안되면 말지’라는 생각으론 사내 신사업 발굴은 요원할지 모른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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