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 주식 99%를 기부하겠다는 약속을 수행하기 시작했다. 지난 20일(현지시각) 약 9500만달러(1064억원)의 주식을 매각했다. 그는 작년 12월 차세대 교육 및 의료를 지원하는 기금을 설립하겠다고 선언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천이라고 칭송을 받았다.
자신이 가진 것을 대가 없이 놓는 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는 부의 물림을 위해 수많은 불법을 봐 왔다. 약속은 했지만 차일피일 미루는 일도 허다하다. 그럼에도 불구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나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등 개인의 사회적 성공의 결과물을 전 세계의 삶의 질 향상에 쓰기로 하고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다는 얘기는 부럽고 놀라운 소식이다.
이달 공개한 국내 상장사 반기보고서를 보면 이런 마음은 더 커진다. 주요 경영진이 받은 성과급 때문이다. 임직원에게 성과급을 주는 것을 비난하는 것은 아니다. 성과급은 바람직하다. 보다 열심히 일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동력이다. 앞서 언급한 이들 역시 현재 또는 과거 천문학적 액수의 성과급을 받았다. 그러나 국내 일부 기업의 모습은 뒷맛이 씁쓸하다.
KT 황창규 대표는 상반기 8억6600만원의 성과급을 받았다. ▲매출과 영업이익 신장 ▲기가 시장 선점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 기술 확보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혁신 및 미래성장기반 마련 ▲창조경제 생태계 조성 등 국민기업 위상 강화가 이유다. KT는 성과급 지급을 위해 자기주식을 처분했다. 매각은 지난 17일 이뤄졌다. 13만2631주를 팔아 433억원을 마련했다. 총 자사주의 6.2%다. 자사주를 팔아 임원의 성과급을 충당하는 회사는 흔치 않다. 주가 부양을 위해 매입을 하는 것이 보통이다. 매각의 경우 회사 보유분이 아닌 최대주주가 자신의 주식을 판다. 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해 책임경영 동력으로 삼기도 한다.
LG전자 조준호 대표는 상반기 1억5400만원의 성과급을 받았다. 조준호 대표은 LG전자 휴대폰 사업 수장이다. 그가 맡은 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MC)사업본부는 지난 2분기까지 3분기 연속 적자다. 조 대표가 성과급을 받은 이유는 보급형 모델 디자인 개선 및 프리미엄 기능 하방 전개를 통한 라인업 보강으로 주력 북미 시장에서 보급형 제조사 입지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지난 7월1일자로 MC사업본부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LG전자는 “G5 출시 후 시장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한 데 따른 대책으로 신속히 조직을 개편해 분위기 쇄신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직은 작아졌고 임직원 일부는 회사를 떠났다. 그들은 보급형 제조사 입지를 강화하는데 일조한 것이 없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