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최근 만난 한 글로벌 IT업체 한국 지사의 올 플래시(All flash) 스토리지 영업 담당자는 삼성SDS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삼성SDS는 올해 들어 비용절감 차원에서 삼성그룹 계열사에 필요한 서버, 스토리지 등 기업용 하드웨어 제품을 중간 유통단계 없이 IT벤더에게 제품을 직접 구매하는 방식으로 변경을 했다.
그런데 여기서 마른수건을 더 짜내듯 ‘역경매’와 유사한 방식으로 가격 협상(네고)를 하면서 곤란한 상황이 발생했다.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이 적정 마진을 확보할 수 있는 여지가 사실상 없어졌기 때문이다.
결론은 예상했던대로다. 이런 방식에는 노마진에 가까운 최저가를 감수하고라도 전략적으로 수주에 나서는 업체가 있기 마련이다.
실제로 출혈(?)을 감수하고 엄청난 가격 공세를 감수한 한 IT업체가 올해 상반기 모든 물량을 수주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결국 이 업체와 경쟁했던 나머지 업체들의 올해 ‘삼성’ 매출은 ‘0’를 찍었다.
IT벤더 뿐만 아니라 그동안 삼성을 담당하던 IT유통 협력사들은 직구매 방식으로 삼성측이 구매 프로세스를 변경하면서 역할을 상실했다.
이에 대해 삼성SDS측은 "우리가 자체적으로 구매하는 IT장비는 전자입찰방식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모든 구매에 이 방식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계열사에 공급하는 장비의 경우, 견적서를 통해 합리적인 비용을 제시하는 업체가 수주하는 방식인데 이는 일반적인 추세라고 설명했다.
한편 흥미로운 점은, 삼성 입찰에 참여한 올플래시 스토리지 업체들은 다름아닌 삼성전자의 V낸드 SSD 제품을 채택하고 있는 글로벌 IT고객사들이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올해 삼성SDS의 물량을 수주하지 못한 기업들은 “우리는 삼성전자 반도체를 글로벌 차원에서 꾸준히 구매하고 있는데, 정작 삼성은 우리 제품을 구매하지 않았다는 것 때문에 본사 차원에서 대응해야 한다는 얘기가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출시된 TLC 기반 SSD제품 중에 삼성의 품질이 우수하기 때문에 타사 제품으로 바꾸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그래도 계속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진다면 어쩔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삼성SDS측은 "견적 가격처럼 객관적 비교가 가능한 조건 이외의 이유로 제품 구매 결정을 한다면 오히려 그것이 불공정이고 오해를 낳지 않겠느냐"며 관련 IT업체들의 주장에도 동의하지 못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해 왔다.
기업이 ‘최저가’로 물건을 구매하는 것이 욕먹을 일은 아니다. 삼성도 수익을 내야하는 기업인 만큼 최소의 비용으로 최고의 효율을 내야한다. 더구나 삼성SDS의 입장에선, 최근 매출의 35%를 차지하는 물류사업 분할 결정으로 다른 사업에서 성과를 보여야하기때문에 이런 상황이 이해 못할 것도 아니다.
다만 ‘이제 삼성 마저...’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아졌다는 것을 반증한다는 점에서 IT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IT기업들은 삼성이 마른수건 짜듯이 가격으로 시장을 압박하는 상황을 불편해하면서도 불안해 하고 있다.
여러 경제지표가 말해주듯이 내수 경기는 최악이다. 여기저기 ‘죽겠다’는 얘기가 터져 나온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의미있고 살아남은 글로벌 대기업들이 어려운 시기에도 기본적으로 상생을 지향해 왔다는 점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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