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어느 순간부터 국내 IT서비스업계의 대형 컨퍼런스 행사가 사라지고 있다.
삼성SDS가 2005년부터 진행해 온 ‘쏘트 리더십 컨퍼런스’는 2011년을 마지막으로 사라졌고 최근 LG CNS의 대형 IT컨퍼런스였던 ‘엔트루월드’는 지난해를 마지막으로 중단됐다.
이밖에 롯데정보통신 등 중견 IT서비스가 개최해 온 보안, 유통 등 특정 분야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세미나도 올해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그나마 최근 개최된 IT서비스업계의 컨퍼런스 행사는 삼성SDS의 물류 컨퍼런스인 ‘첼로 컨퍼런스’ 정도가 대형 행사로 꼽힐 만하다. 하지만 삼성SDS도 물류 사업의 분할을 발표한 상황이다.
국내 대형 IT서비스업체들은 IBM과 같은 글로벌 업체를 반면교사로 삼고 있다고 공식, 비공식적으로 말해왔다. 이들은 SI(시스템 통합) 역량은 물론 SW업체로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도 하다.
특히 최근 클라우드와 빅데이터 등이 IT업계의 화두가 되면서 독자적인 솔루션 개발은 물론 글로벌 IT업체와의 협업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오라클과 IBM과 같은 글로벌 IT업체들은 시장 상황이 어렵더라도 전 세계적인 규모의 행사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품격있는 행사에 역사성이 생기면 그자체로 회사의 큰 자산이 된다.
업체들은 글로벌 컨퍼런스를 통해 자신들의 기술력을 뽐내려는 1차적인 목적외에도 향후 IT시장의 방향성을 제시함으로써 시장의 관심을 유도한다. 어찌보면 상당히 고단수의 마케팅 전략이다.
IT업체가 진행하는 대형 컨퍼런스는 해당 생태계가 어떻게 흘러가고 있고 새로운 기술에 대한 활발한 논의의 장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
단순히 자사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마케팅 측면에서만 접근한다면 컨퍼런스의 효용성을 말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글로벌 IT벤더들은 컨퍼런스를 통한 개발자와 사용자, 현업과 서비스업체와의 교류가 생태계 형성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경험치를 통해 알고 있다.
비록 시장 상황이 어렵겠지만, 국내 대형 IT서비스업체들도 글로벌 IT업체들처럼 당당하게 미래 기술을 얘기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으면하는 바램이다.
IT서비스업계가 3D업종, 대기업 오너의 호주머니 격으로 취급받는 것에 분노하기보다 과감하게 미래 지향적인 행보를 통해 이러한 인식을 걷어줬으면 한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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