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기상청이 현재 운영 중인 ‘슈퍼컴퓨터 3호기’보다 15배 성능이 빠른 4호기 도입을 본격화하면서 관련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600억원 이상 규모의 대형 사업인 만큼 크레이와 HP, IBM, 오라클 등 하드웨어 업체 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11일 기상청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기상청은 지난달 말 조달청 나라장터를 통해 충북 국가기상슈퍼컴퓨터센터에 설치할 슈퍼컴퓨터 4호기 도입 입찰 공고를 게시했다.
기상청은 정확한 기상 예보를 위해 지난 1999년부터 5년에 한번 신형 슈퍼컴퓨터를 도입하고 있다. 이번에 기상청이 공고한 제안요청서(RFP)에 따르면, 슈퍼컴 4호기는 현재 운영 중인 3호기의 실제성능(316.4Tflops, 1테라플롭스는 초당 1조 번의 연산을 처리할 수 있는 계산 능력)의 15배 이상 성능의 시스템을 공급해야 한다.
예산은 지난 3호기와 비슷한 규모로 5414만 1279달러(현재 원-달러 환율 기준으로 약 580억원)다. 이는 부과세나 관세 등은 제외된 금액이다. 부대비용 등을 합할 경우 4호기 도입 예산은 600억원이 넘는다.
기상청 관계자는 “성능, 가격 등을 고려한 2단계 경쟁 입찰을 통해 이르면 4월말~5월초에 공급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라며 “업체를 선정하면 올해 말과 2015년 말 두차례에 거쳐 초기분과 최종분 시스템이 구축되게 된다”고 설명했다.
슈퍼컴의 전력 소비량도 이번에 고려해야 할 주요 요소다. 현재 기상청은 슈퍼컴 3호기 및 기반 설비 운영을 위해 월평균 최대 200만KWh의 전력을 소비하고 있는데, 4호기의 경우 성능이 15배 높아지다 보니 현재의 약 2배인 400만KWh에 해당하는 전력 소비량을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도입되는 시스템의 전기요금이 이를 넘을 경우에는 공급업체가 부담해야 한다.
이와 관련, 기상청 측은 “높은 전기요금 부담 때문에 에너지 효율성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지만, 기상용 슈퍼컴의 경우 성능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GPU 탑재 등을 고려하고 있지는 않다”며 “대신 현재 수냉식의 냉각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데, 물의 온도를 조금 높이는 등의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기상청은 지난 1999년 슈퍼컴 1호기 도입 때에는 일본 NEC, 2004년과 2009년에 도입한 2호기와 3호기는 미국 크레이사의 제품을 도입한 바 있다. 하드웨어 업체들의 열띤 경쟁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환율 변동 등에 따라 구현 성능에 큰 영향을 받는 만큼 이들이 어떠한 전략을 세울지 주목된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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