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인텔이 슈퍼컴퓨터 등 고성능컴퓨팅(HPC) 시장을 위한 다중코어(MIC) 아키텍처 기반 코프로세서(보조 프로세서)인 ‘제온 파이(Xeon Phi)’<사진>의 첫 상용 제품을 출시했다.
‘제온 파이’는 인텔의 x86용 서버 프로세서인 ‘제온’ 제품군과 결합돼 고도로 병렬화된 애플리케이션의 성능을 극대화시킬 수 있도록 제작됐다. 가격 또한 현재 슈퍼컴퓨터에 많이 활용되는 GPU와 비슷한 수준이어서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경쟁이 가능할 전망이다. 제온 파이 코프로세서는 PCI익스프레스 카드 타입으로 출시됐다.
13일 인텔코리아는 제온 파이 코프로세서의 첫 상용 제품인 ‘5100P’와 ‘3100’ 두 종류를 공개했다. 두 제품 모두 22나노미터 기반의 3D 트라이게이트 트랜지스터를 탑재했다.
인텔코리아 측은 “이미 지난 2004년부터 인텔은 병렬 아키텍처를 위한 연구를 지속해왔으며, 이번 제품 출시를 통해 과학자나 엔지니어들이 손쉽게 병렬 컴퓨팅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번에 출시된 제온 파이 코프로세서 중 5100P 제품의 경우, 1011기가플롭스(1.01테라플롭스) 배정밀도 부동소수점 연산 성능을 제공하며 8GB의 메모리와 초당 320GB 메모리 대역폭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코어도 60개 이상 탑재됐다.
이는 주로 디지털 콘텐츠 제작 및 에너지 연구와 같은 메모리 인센티브한 워크로드에 적합하다는 것이 인텔 측의 설명이다. 정식 시판은 내년 1월 28일부터로 가격은 1000개 단위당 2649달러로 제공된다.
또한 제온 파이 코프로세서 3100의 경우는 5100P에 비해 사양이 낮은 제품으로,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이며 가격은 2000달러 이하로 책정될 예정이다.
한편 제온 파이 코프로세서는 이미 국내에서도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의 슈퍼컴퓨팅 분야에 적용돼 있다.
KISTI 슈퍼컴퓨팅센터 센터의 경우 지난해부터 분자동력학 연구에 이를 도입해 코어 개수가 늘어남에 따라 선형적으로 성능이 향상되는 결과를 얻었으며, ETRI 역시 현재 이를 활용해 유전체 분석용 페타플롭스급 슈퍼컴퓨팅 시스템을 구성 중이다.
ETRI의 경우, 올해 말까지 자체 제작한 슈퍼컴퓨터 마하(MAHA)에 인텔 제온 E5 프로세서와 제온 파이 코프로세서를 활용해 50테라플롭스 수준의 시스템을 추가로 구축하고 있다.
또한 최근 발표된 제40차 ‘상위500대’ 슈퍼컴퓨터 순위에서도 7개의 시스템에 제온 파이 코프로세서가 탑재됐다.
KISTI 이홍석 박사는 “제온 파이 코프로세서의 가장 큰 장점은 인텔 아키텍처에서 사용 가능한 친숙한 프로그래밍 언어와 병렬화 모델, 기술, 개발 도구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보통 코드개발에 1달 정도가 소요됐다면 제온 CPU와 제온 파이를 활용했을 경우에는 2시간 만에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슈퍼컴퓨터에서 많이 사용되는 GPGPU나 이기종컴퓨팅의 경우는 일반적으로 특정 솔루션을 이용한 별도의 병렬프로그래밍 개발 과정이 필요하다. GPU와 GPU 애플리케이션에서 서로 다른 코딩을 요구하기 때문에 이는 높은 비용은 물론 효율성이 떨어진다.
그러나 인텔 코프로세서의 경우, 기존에 범용적으로 사용되는 C나 C++, 포트란과 같은 프로그래밍 언어와 모델을 공유하기 때문에, 별도의 코딩 없이도 손쉽게 병렬 프로그래밍 개발이 가능하다. 인텔 패러럴 스튜디어 XE나 인텔 클러스터 XE 등의 소프트웨어 툴도 제공한다.
인텔코리아 나승주 이사는 “현재 상위 500위 슈퍼컴퓨터 중 인텔 제온 프로세서 기반의 시스템 비중이 91%나 차지하고 있는 만큼, 이를 제온 파이 코프로세서와 함께 사용됐을 때는 성능을 더욱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특히 과학계산이나 빅데이터 분석, 미디어 콘텐츠 등의 부문에 적합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미 미국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드림웍스의 렌더링 부문에 인텔 제온 파이 코프로세서가 적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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