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편집국 종합] 우리 모두에게 힘겨웠던 2020년 한 해가 서서히 저물어 간다. 그러나 그 힘겨움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며 고난은 끝나지 않았다.
<디지털데일리>는 창간이후 15년간 매년 12월 마다, IT산업 각 분야에서 그 해 주목을 받았던 IT혁신 제품을 선정해왔다. 시장의 평판과 본지 전문기자들의 의견을 종합해서 IT 각 분야별로 3~5개씩을 선정하는 방식이다. 제품의 판매 실적 등 시장성측면 뿐만 아니라 기술적 혁신성도 높게 평가했다. 또한 아직 시장의 주목을 크게 받지는 못했지만 시대적 함의가 깊이 투영된 제품들도 폭넓게 주목해왔다.
올해는 모바일, 반도체, 디스플레이, 가전, 소프트웨어(SW),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안터넷, 게임 및 콘텐츠 등 각 IT산업 분야에서 총 37개 제품을 선정했다. 이는 예년 50~60개가 선정됐던 것에 비해서는 다소 줄어든 수치다.
코로나19로 인한 시장 침체가 직접적인 원인이다. 많은 IT기업들이 올해 코로나19때문에 대외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다. 그런만큼 시장에서 폭넓게 평가받을 기회가 적었다. 특히 비대면 방식의 마케팅은 지금까지 IT기업들이 한번도 경험해 보지못한 것이었다. 이처럼 엄혹한 시장환경에도 불구하고 올해 시장에서 주목을 받은 IT혁신 제품들은 그래서 더욱 돋보인다.
하지만 <디지털데일리>는 ‘2020년 IT혁신 어워드’에 선정 여부와 관계없이, 꿋꿋하게 힘든 상황을 견뎌낸 수많은 IT업계에 몸담고 있는 IT인들 모두에게 진심어린 경의를 보낸다.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다.
올해 IT시장은 미증유의 상황속에서 전개됐다. 코로나19 공포가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3월 중순, 2100~2200선을 유지했던 코스피 지수는 순식간에 1400대로 폭락했다. 그러나 패닉에 빠진 시장을 진정시키고 건져낸 것은 IT산업이다.
반도체 등 우리의 주력 수출 IT품목들은 올해 세계경제가 대폭적인 마이너스 성장을 했음에도 선방했다. IMF로부터 우리나라가 OECD국가들중 올해 경제성장율 1위로 예상될만큼 선방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처럼 주력 IT수출품의 경쟁력이 든든하게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삼킨 IT시장…하지만 엇갈린 희비
올해 IT산업에서는 업종별로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원격근무 솔루션, 인터넷, 보안, 게임 및 미디어 콘텐츠 등 언택트 요구에 부합하는 IT품목에서는 오히려 코로나19 이전보다 높은 성장세를 보인 기업들도 나타났다.
물론 동일업종 내에서도 IT기업들간의 편차도 존재했다. 예를들어 보안 IT기업들중 실제로 직접적인 수혜를 보는 기업들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평소에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위기에 강한 기업들이 뛰어난 시장 대응 능력을 보였다.
코로나19 이전부터 강한 성장을 보여왔던 클라우드(Cloud) 시장도 기존 IT비용절감 이슈외에 언택트의 대응 수단으로 재평가되면서 올해 선방한 분야로 꼽힌다. 특히 NBP(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가 올해 네이버클라우드로 사명을 바꾸고 AWS(아마존웹서비스), MS(마이크로소프트) 등 외산이 주도해온 클라우드 시장에서 선방하는 모습은 꽤 인상적이었다.
인공지능(AI), RPA(로봇프로세스자동화) 등 자동화 기반의 혁신 서비스도 코로나19와 관계없이 올해 시장의 뜨거운 관심속에 성장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역시 언택트 바람과 맞물렸다. 무인화, 자동화 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기업의 업무 고도화 사업은 금융권을 비롯해 국내 전 산업에서 골고루 진행됐다. 인공지능과 통신기술의 결합으로 자율주행서비스 등 위치정보분야에서의 혁신적인 서비스도 올해 한단계 이상 의미있는 진전을 이뤄냈다.
반면 시스템통합(SI)을 주력으로 하는 IT서비스 분야에서는 고전이 불가피했다. 시장 불확실성이 심화되면서 기업들의 IT프로젝트 발주가 줄어들었다.
또한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대규모 IT개발 인력의 집합 개발 자체가 어려워지면서 기존 계획됐던 IT프로젝트가 보류 또는 연기하는 사례가 적지않았다. 이같은 기업 및 공공 분야의 IT사업의 위축은 이와 긴밀하게 연관된 엔터프라이즈 SW분야 전반에 걸쳐 침체를 가져왔다는 평가다.
한편 올해 초, 국회에서 '데이터 3법'이 통과돼 빅데이터 분야에서의 시장 관심이 어느때 보다 높았다. 하지만 개인정보의 활용 범위를 놓고 시장성과 안전성이 격렬하게 대립하면서 예상했던 것보다는 시장의 역동성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다.
다만 정부가 올해 하반기, 데이터 경제를 핵심으로 향후 5년간 100조원이 넘는 매머드급 디지털뉴딜 계획을 발표하면서 시장에 뚜렷한 방향성을 제기한 것은 높게 평가된다.
◆시장 ‘불확실성’속에서도 혁신 기술 선도
코로나19가 시장을 짓눌렀지만 올해 주목할만한 혁신 기술들은 속속 등장했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그 위력을 떨쳤다. 특히 폴더블폰을 중심으로 한 스마트폰의 지속적인 혁신은 코로나19 와중에도 세계적인 주목을 끌었다.
삼성전자가 세번째로 선보인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2’는 폴더블 중심으로 스마트폰 시장을 견인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접으면 6.2인치 펼치면 7.6인치 화면을 갖췄는데, 최대 3개 애플리케이션(앱)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으며 같은 앱을 2개 실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지난해 폴더블폰을 선보였던 LG전자는 올해는 세계 최초의 회전(스위블)폰인 ‘윙’을 선보임으로써 시장의 높은 주목을 이끌어냈다. 평소엔 6.8인치 바형 스마트폰이지만 화면을 왼쪽으로 밀면 알파벳 T자형으로 변해 3.9인치 보조화면이 드러난다. 역시 동시에 2개 애플리케이션(앱)을 동작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함께 반도체 강국의 위상을 지키고 있는 SK하이닉스는 올해 7월부터 D램 ‘HBM2E’ 양산을 시작했다. HBM2E는 3세대 HBM(High Bandwidth Memory, 고대역폭 메모리)다. D램에 미세한 구멍을 뚫어 여러 개를 쌓는 TSV(Through Silicon Via) 기술을 활용했다. 패키지 방식 대비 크기 30% 이상 전력 소모 50% 이상 줄일 수 있는 혁신성을 구현했다.
코로나19는 IT제품 전략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끼쳤다. 드림텍의 ‘전자코 솔루션’은 대상자의 날숨을 통해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기술로 시장의 흥미로운 관심을 이끌어 냈다. 이스라엘 스타트업 나노센트와 공동 개발하 이 제품은 나노입자를 이용해 호흡에서 나오는 특이한 휘발성유기화합물(VOC)을 측정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원격근무 비중이 커지면서 기업들은 새로운 보안위협에 직면하게 됐다. 이 때문에 인공지능(AI)기반의 강력한 보안관제 기술이 주목받았다. 이글루시큐리티는 AI 보안관제 솔루션인 ‘스파이더 TM AI 에디션’을 제시함으로써 이같은 시장의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했으며, 우리나라의 보안관제 수준을 한단계 이상 업그레이드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레드햇의 '앤서블 오토메이션 플랫폼'은 자동화 혁신을 생산 안정성과 결합한 제품이다. 물리적, 가상, 클라우드 및 컨테이너 기반 환경에서 앤서블 플랫폼의 프로비저닝, 폐기 및 로깅을 위한 자동화 라이프사이클 매니지먼트 관리 기능을 제공한다. 기업 내 자동화가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추적하는데 필요한 제어 기능을 제공한다.
금융, 공공, 통신, 제조 등 산업계 전반에 걸처 디지털전환(Digital Transformation)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기업 IT인프라의 고도화가 절실해 졌다. 기업들의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확산과 IT인프라 확장에 대응한 엔터프라이즈 솔루션들도 주목을 받았다. 델테크놀로지스는 스케일아웃 스토리지 솔루션과 ‘델 EMC 파워엣지 서버’를 결합한 ‘델 EMC 파워스케일’을 제시했다. 중앙집중식 데이터센터 뿐 아니라 퍼블릭 클라우드와 엣지 환경에서까지 파일 및 오브젝트 데이터 관리 기반을 제공한다.
◆총 37개 IT혁신 어워드 제품 선정
앞서 밝혔듯이 올해 우리 IT시장은 코로나19 이전의 평면적 관점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 아마도 시장 환경이 좋았다면 훨씬 더 많은 IT기업들이 국내외 IT시장에서 잠재력을 폭발시켰을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이번에 선정한 37개 제품 이외에도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IT제품들이 많다. 아무쪼록 내년에는 코로나19를 극복하고 IT시장에서 혁신의 에너지가 폭발적으로 분출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디지털데일리가 선정한 ‘2020년 IT혁신 어워드(Award)’ 제품은 다음과 같다. (무순)
▲스마트폰 '갤럭시Z폴드2’(삼성전자) ▲스마트폰 ‘윙’(LG전자)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시리즈’(삼성전자) ▲D램 ‘HBM2E’(SK하이닉스)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스냅드래곤888’(퀄컴) ▲폴더블 디스플레이용 UTG(삼성디스플레이) ▲소리내는 디스플레이 ‘CSO’(LG디스플레이) ▲보이는 ‘V컬러링’(SKT) ▲ ‘AI 호텔로봇’(KT) ▲ ‘U+리얼글래스’(LGU+) ▲‘러블리 B tv’(SKB) ▲‘아이콘 정수기’(코웨이) ▲‘올클린 공기청정기’(SK매직) ▲‘뉴히어로 공기청정기’(청호나이스) ▲노이즈캔슬링 헤드폰 ‘WH-1000XM4’(소니) ▲블랙박스 ‘아이나비 QXD5000’(팅크웨어) ▲스마트 플리트 및 DaaS (레노버) ▲투명PI ‘FCW’(SK아이이테크놀로지) ▲전자코 솔루션(드림텍) ▲‘팩토리원 FactoryONE’(CJ올리브네트웍스) ▲'헤카테 DID'(유라클) ▲‘베이킹소다 BakingSoDA’(애자일소다) ▲DID서비스 ‘쯩’ (아이콘루프) ▲‘앤서블 오토메이션 플랫폼’(레드햇) ▲‘뉴로클라우드’(네이버클라우드) ▲세일즈포스 플랫폼 PaaS(세일즈포스) ▲델 EMC ‘파워스케일’(델테크놀로지스) ▲‘K-시스템 에이스’(영림원소프트랩) ▲인증 솔루션 ‘아이루키’(코리아엑스퍼트) ▲원격솔루션 '리모트뷰'(알서포트) ▲보안관제 ‘스파이더 TM AI 에디션’(이글루시큐리티) ▲‘세피니티 에어’(안랩) ▲‘베리드 스타즈’(라인게임즈) ▲‘세븐나이츠2’(넷마블)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넥스) ▲‘카카오 비즈보드’(카카오) ▲‘쇼핑라이브’ (네이버) - 이상 37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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