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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정보기관과 IT기업간 협업, 경직될 필요없다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SK주식회사 C&C사업이 23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VA(Video Analytics) 기반 보안 솔루션 개발을 위한 기술협력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VA(Video Analytics)는 CCTV 영상의 ▲침입탐지 ▲차량·얼굴 인식 ▲객체인식(도난·투기 자동감지) ▲동영상 화질개선 등 보안탐지에 필요한 정보를 추출하고 해석하는 기술로 SK㈜ C&C사업의 융합 보안 솔루션 ‘와츠와이(Watz Eye)’에 적용시켜 영상처리에서 차별화된 서비스로 글로벌 융합 보안 시장 개척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국내 시장에서 흔치않은 정부기관과 IT기업 간 협업으로 주목받는다. 이처럼 보안 솔루션 개발에 IT업체와 정부기관, 공동으로 협력하는 것은 우리나라 정부기관의 정서를 고려하면 흔치 않다.

반면 해외의 경우 정부기관과 소프트웨어 개발사의 협력이 우리나라보다 보다 긴밀하게 전개되는 편이다. 특히 정보를 중요하게 다루는 정보기관과 솔루션 업체와의 협력이 두드러진다. 심지어 정보기관 주도의 투자도 이뤄진다.

삼성SDS가 지난해 7월 투자를 진행하며 주목받기도 했던 영국의 머신러닝 기반 사이버 보안 솔루션 업체인 다크트레이스(Darktrace)는 경영진에 영국 정보기관 M16와 미국 CIA 관계자가 경영자로 참여하고 있기도 하다.

최대 기업용 솔루션 기업인 오라클도 ‘SDL’이라는 이름 없는 회사 시절, CIA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최고의 SW기업으로 설 발판을 마련했다. 오라클이라는 회사 이름도 CIA 프로젝트 이후 프로젝트명을 그대로 따온 것이다.

미국 CIA의 경우 '인큐텔'(In-Q-Tel)이라는 벤처투자회사를 운용하면서 정보기술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기도 했다. 해외 정보기관 IT투자에 정통한 한 업계 관계자는 “CIA는 리코디드퓨처, 레드아울애널리틱스 등 미국 기업, 유럽기업을 가리지 않고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는 기업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국가정보원, 경찰청 등 정보 및 보안과 관련된 업무를 다루는 정부기관과 투자는 고사하고 협업하는 것도 쉽지 않다. 설령 협업을 하더라도 여기서 나온 결과물을 제품화하기도 쉽지 않다.

한 솔루션 업체 관계자는 “국정원은 국정원 이름으로 제안요청서(RFP)가 나오지도 않는다. 예를 들어 한국**회사 등 가명(?)으로 발주가 된다. 그런 상황에서 결과물을 바탕으로 다른 범용 제품을 만든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반면 해외의 경우 정부 정보기관 출신 관계자의 창업도 활발한 편이다. 또 정부기관은 솔루션 업체들이 자신들을 레퍼런스로 활용하는 것에 크게 제한을 두지 않는 편이다. 미 정부기관 출신의 한 관계자는 “미 기관에 공급한 솔루션 노출에 대해선 크게 제한이 없다. 공급되는 제품이 하나여서 기관에 쓰이고 있는 솔루션의 기능과 업무 적용 영역이 노출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 제한이 있긴 하다”고 전했다.

그동안 국내 SW 업계에게 공공시장은 주요 매출 수익원으로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수·발주 위주 사업 형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빅데이터 분석 시대에 분석역량 확보를 위해 정보분석의 최전선에 있는 정보기관과 소프트웨어 업체 간의 협력은 그래서 중요하다. 또 그 결과물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SW업체 탄생이 불가능하지도 않다. 보다 유연한 사고를 가지고 서로 비즈니스적으로 상생할 수 있는 기반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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