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응용 인공지능(AI)으로 세계 1등을 노려볼 수 있습니다.”
구현모 전 KT 대표이사 겸 카이스트 겸임교수<사진>는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한국공학한림원과 국회미래연구원 주최로 진행된 ‘2025년 정책 브리프’에서 “파운데이션 모델(Foundation Model)만으로는 세계 1등을 하기 어렵다”라며 이 같이 밝혔다.
이번 정책 토론회는 한국공학한림원이 최근 발간한 ‘2025년 정책 브리프-대전환 시대 혁신과 도약의 3대 축: 에너지·AI·인재’의 핵심 내용을 국회에 공유하고, 향후 입법 및 정책 실행과의 연계를 도모하기 위해 마련됐다.
구 전 대표는 이번 행사에서 AI 전환(AX) 부문 정책 브리프를 맡아, 산업별 응용 AI 모델을 개발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지금까지 AI와 관련한 국내 논의는 파운데이션 모델에 집중됐다. 하지만,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 요구되는 인프라는 처참한 수준임을 지적했다.
그래픽카드(GPU)만 놓고 봐도 중국이 50만장 이상을 확보한 반면, 우리나라는 연내 1만장 확보를 목표하고 있다. 인재도 턱없이 부족했다. 전 세계 상위 20% AI 인재를 중국이 26% 보유하고 있다면, 한국은 2% 수준이었다.
구 전 대표는 “최근 오픈AI의 실적을 보면 컴퓨팅 비용에만 18조원이 들어갔다”라며 “더욱이, 실적은 오는 2029년까지 마이너스 흐름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되는데 국내에 이를 감당할 수 있는 기업은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응용AI 서비스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산업별 특화된 AI 서비스를 구축하는 ‘버티컬 AI’에 승부수를 걸어야한다는 것이다.
구 전 대표가 응용 AI 서비스에서 가능성을 본 건, 우리나라가 다수 산업군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1등 응용 AI 후보 분야로 ▲반도체 ▲자동차 ▲조선 ▲방위산업 ▲콘텐츠 ▲교육 ▲의료 등을 꼽았는데, 해당 산업군에서 우리나라가 이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AI까지 더해진다면 막강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현장에서 빠른 데이터화와 실증 사례 축적이 전제돼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구 전 대표는 ‘LG AI 연구원’를 우수사례로 꼽으면서 “LG AI 연구원의 경우 우리나라 산업 응용 AI 쪽에서는 가장 앞서 있는 조직이고, 성과도 제일 많다”라며 “연구소에서 단순 AI 연구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그룹사들의 과제를 가져다가 여러 실증사례를 확보했다”라고 말했다.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도 병행돼야 할 것이라 봤다. 민간기업이 도전하기에 부담이 큰 이유도 있지만, 국방 등 데이터 유출 가능성에 대해 기민하게 대응해야 하는 분야에선 해외 모델에 의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구 전 대표는 “국방 AI로 예를들면, 나중에 전쟁이 발발해 (해외 AI 모델을) 사용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을 감안해 K-파운데이션 모델은 반드시 필요하다”라며 “(이러한 맥락에서) 정부가 추진 중인 월드베스트 LLM 지원 계획은 현재로서 적절해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월드베스트 LLM 지원) 허들이 높다고 알고 있는데,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이라면 우선권을 줘야 한다”라며 “대기업·벤처기업 등이 도전한다 하면 들어올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줄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데이터 부문에선 수집을 넘어 활용 방안을 구상해야 한다고도 제언했다. 데이터 댐에서 나아가 AI 산업을 견인하는 ‘데이터 슈퍼하이웨이’를 구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구 전 대표는 “데이터가 AI의 성능을 결정 짓는데, 현재는 데이터를 쓰려고 해도 허들이 높은 상황이다”라며 “데이터 활용에 대한 규제 특례가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AI에 대한 정부의 시각을 규제에서 진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AI 산업을 진흥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는 전략적 수단으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구 전 대표는 “지난 3년간 AI와 관련한 엄청난 규제들이 이야기됐는데, (AI를) 국가 경쟁력 확보의 도구로 활용해야 된다”라며 “AI 발전에 따른 산업 구조조정 등의 문제에 대해선 정부가 준비를 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공학한림원은 매 대선을 앞두고 산업·기술 분야의 주요 과제를 중심으로 산·학·연 전문가들의 통찰을 담은 정책총서를 발간해 왔으며, 이를 바탕으로 국회 및 정당과 연계한 정책 토론회를 꾸준히 개최해 왔다. 이번 정책 제안은 급박하게 전개되는 대선 국면에서 실질적인 정책 논의를 지원하기 위해 기존 총서보다 정책 우선순위에 집중한 ‘브리프(Brief)’ 형식으로 기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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