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초반 부진, 오전 11시 기준 1대 1…카뱅 첫날 11시 기록한 10.8대 1과 대조적
[디지털데일리 왕진화기자] PC 서바이벌 슈팅 게임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국내 게임업체 크래프톤이 2일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 들어갔다.
공모가 49만8000원 기준 상장 첫날인 오는 10일, 크래프톤은 엔씨소프트·넷마블을 제치고 게임 업계 시가총액 1위 업체에 올라서게 된다. 크래프톤이 최대어 공모주 중 가장 높은 가격이라는 부담을 딛고 청약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이목이 쏠린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전체 공모 물량의 25%인 216만3558주를 대상으로 오는 3일까지 일반 청약을 받는다. 크래프톤 청약 물량에서 절반 정도는 최소 청약 기준인 10주 이상을 청약한 모든 청약자를 대상으로 균등 배정되며, 나머지는 비례 방식으로 배정된다.
증권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통합 경쟁률(잠정 집계치)은 1대 1로, 증거금 7317억218만원이 모였다. 지난주 26일 11시 기준 경쟁률 약 11대 1, 증거금 3조4000억원가량을 기록한 바 있는 카카오뱅크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개인 투자자는 대표 주관사 미래에셋증권, 공동 주관사 NH투자증권, 인수회사 삼성증권에서 청약할 수 있다.
지난주 청약을 받은 카카오뱅크와 달리 여러 증권사를 통한 중복청약도 된다. 중복청약이란 여러 증권사에 중복으로 공모할 수 있는 제도를 말한다. 크래프톤은 공모주 중복 청약을 금지시키기로 한 6월 20일 이전에 첫 증권신고서를 냈기 때문에 가능하다.
증권사별 청약 물량은 미래에셋증권이 79만6189주(36.8%)로 가장 많다. 이어 NH투자증권이 71만8301주(33.2%), 삼성증권은 64만9068주(30.0%)다.
증권사별 경쟁률은 오전 11시 기준 배정 물량이 가장 많은 대표 주관사 미래에셋증권이 1.34대 1, 이어 NH투자증권 0.84대 1, 삼성증권 0.77대 1 순이다.
크래프톤 일반 청약을 원하는 개인투자자라면 복수의 주관사 또는 인수단중복청약을 통해 1주라도 더 배정받을 수 있는 전략을 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청약 최소 단위인 10주 증거금 249만원(증거금률 50%)을 내면 최소 1주 배정을 기대할 수 있다. 최소 3주 이상을 유치하려면 중복청약이 가능한 점을 이용하면 된다. 증권사 3곳에서 10주씩 청약해야 한다.
크래프톤이 중복 청약을 할 수 있는 마지막 대어급 공모주인 만큼 크래프톤이 청약 증거금 기록을 넘볼지도 관전 포인트다. 역대 증거금 1위와 2위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의 80조9000억원과 SK바이오사이언스의 63조6000억원이다. 이 두 곳은 제도 변경 전 중복청약이 가능했기에 세워진 기록이기도 하다. 중복 청약이 불가능했던 카카오뱅크의 증거금은 58조3000억원이었다.
한편 앞서 크래프톤은 공모가가 지나치게 비싸다는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금융당국도 크래프톤의 증권신고서에 대해 비교그룹의 비적정성 등을 들어 정정요구를 했고, 크래프톤은 이로 인해 한차례 공모가를 낮췄다.
2일 청약 첫날, 일반 투자자를 중심으로 형성된 여론에서는 공모가가 아직도 과도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다만 회사 미래 비전을 보고 투자하기 충분한 가격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여전히 소수다.
"배틀그라운드가 세계적으로 인기가 있는 게임인 건 알겠지만, 핵 사용자 및 버그와 중국 리스크 때문에 청약이 선뜻 꺼려진다", "상장 이후 분위기와 흐름을 보고 들어가는 게 더 나아보인다", "하이브 상장 전 '이게 된다고?' 하던 분위기와 비슷하다" 등 다양한 반응으로 나뉘어지는 모습이다.
크래프톤은 오는 3일 오후 4시까지 공모 청약을 받는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일은 8월 10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