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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사라진 SKT 컨콜, 2분기 어쩌나…“본원적 경쟁력 강화 집중”(종합)

1분기 기대이상 영업익에도…”해킹사고 재무적 영향 불가피“

[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SK텔레콤이 올 1분기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받았다. 매출은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크게 개선됐다. 지난해부터 진행해온 ‘오퍼레이션 임프루브먼트(운영개선·OI)'의 결과다.

다만, 올 2분기 실적부턴 빨간불이 켜질 가능성이 높다. 이번 사이버 침해 사고에 따른 재무적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이에 SK텔레콤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사업과 경영 전반을 점검하고, 본원적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 올 1분기 영업익 약 14% 껑충…이동통신 매출 증가·영업비용 감소

SK텔레콤은 지난 1분기 매출 4조4537억원, 영업이익 5674억원을 기록했다고 8일 밝혔다. 전년보다 매출은 0.5%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13.8% 증가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에 부합하는 성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앞서 SK텔레콤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조6100억원, 5440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실적도 이동통신 사업이 견인했다. 지난 1분기 이동통신 매출은 2조6610억원으로 전년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전체 매출에서 이동통신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컸다. 5G 보급률과 해지율 등 이동통신(MNO) 사업이 질적으로 성장한 한편, 5G 성숙기 진입으로 마케팅비용과 감가상각비는 감소한 덕이다.

영업비용의 감소도 실적을 이바지했다. 영업비용은 2조68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직전 분기 대비 10.8% 줄었다.

◆ 재무적 영향은 불가피…"구체적 정량화는 아직 어려워"

이번 사고에 따른 재무적 영향은 올 2분기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지난달 19일 SK텔레콤에선 홈가입자서버(HSS)가 해킹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HSS 내 음성 서비스를 위한 가입자 인증 시스템이 해킹된 것으로, 해킹 과정에서 고객의 유심(USIM) 관련 정보 역시 일부 유출된 정황이 발견되어 가입자들의 우려를 키웠다.

12일 실적 발표 직후 진행된 컨퍼런스 콜에선 인공지능(AI)를 대신해, 이번 사고에 따른 재무적 영향과 대응방안과 관련한 질문이 주를 이뤘다.

SK텔레콤은 이번 사태가 향후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 봤다. 타사로의 대규모 가입자 이탈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유심 물량 확보를 위해 신규 가입자 모집도 잠정 중단했기 때문이다. 과징금과 같은 잠재적 비용도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김양섭 SK텔레콤 CFO는 “매출에서 번호 이동이나 신규 (가입자) 모집 중단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있을 수 있다”라며 “다만, 영향을 미치는 수준은 향후 번호 이동 추이와 신규 모집 재개 시점 등에 따라 굉장히 가변적이라 현재로서 구체적인 숫자를 말씀드리기는 어려운 부분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 마케팅비용 지출도…신규 가입자 모집 재개는 5월 중순 예상

더욱이, 고객을 다시 확보하기 위한 마케팅비용 지출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고 이후 SK텔레콤의 가입자는 지속 이탈하고 있는 상황이다. 해킹 사실이 확인된 지난달 22일 이후 최근까지 전체 가입자의 약 1%(약 30만명)에 달하하는 가입자가 KT나 LG유플러스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SK텔레콤은 유심 교체를 위한 재고 확보를 위해 신규가입자 모집도 중단했다.

윤재웅 SK텔레콤 마케팅전략본부장은 “고객은 회사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고, 중장기 수익창출의 근간”이라며 “고객 신뢰 확보와 락인(Lock-in·잠금)을 위한 비용 지불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규 가입자 모집 재개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심 공급이 안정화되는 5월 중순 이후부턴 신규 가입자 모집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 봤다.

윤 과장은 “유심재설정(유심포맷)을 도입하고 e심(eSIM) 교체 프로세스를 간소화한 상황에서 5월 중순 유심 공급이 안정화되면, (그때부터) 교체 수요를 원활히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라며 “(신규가입자 모집 중단) 조치의 취지가 유심 물량 부족 상황을 호전시키기 위한 것임을 감안했을 때, 이후에나 정부 관계 부처와 신규 가입자 모집 재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주주환원 정책은 유지…"고객 신뢰 회복이 곧 기업 가치 회복의 길"

한편, SK텔레콤은 이번 사고와 관계없이, 주주환원 정책을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사고가 미칠 재무적 영향을 아직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CFO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일정 수준의 재무적인 임팩트가 불가피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그 규모를 아직 특정할 수는 없다”라며 “안정적 배당을 유지한다는 기본 원칙에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객 보호를 위해 필요한 리소스를 적시에 적극 투입하여 시장을 조속히 안정시키고, 고객의 신뢰를 최대한 빨리 회복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추가적인 손실을 최소화하고 기업 가치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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