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멕 휘트먼 HP 최고경영자(CEO)<사진>가 13일 1박 2일 일정으로 방한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한국HP의 창립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서지만, 사실상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과 최근 추진 중인 ‘더 머신’ 프로젝트와 클라우드 관련 사업의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방한기간 동안 휘트먼 CEO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과 SK하이닉스 관계자 등을 만나 반도체 관련 협력을 논의한다. 현재 HP는 사업 부활을 위한 새로운 비밀병기로 ‘더 머신’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더 머신은 HP가 자체 개발한 아키텍처와 운영체제(OS), 반도체 기억소자를 활용해 이전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컴퓨팅을 개발하는 것이 골자다. 휘트먼 CEO는 더 머신 프로젝트에 활용될 반도체와 관련, 국내 기업들과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HP는 지난 2010년 SK하이닉스와 ‘멤리스터’ 기술을 적용한 Re램 공동개발에 착수한 바 있다. Re램은 낸드플래시보다 쓰기 속도가 100배 이상 빠르고, 공정 미세화에 따른 한계를 해결할 수 있어 더 많은 데이터 저장은 물론 전력 소요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휘트먼 CEO는 SK텔레콤이나 KT 등과도 접촉할 것으로 예상된다. HP는 현재 오픈스택 기반의 ‘힐리온’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관련 사업을 본격화했다. 때문에 서비스 확대와 고객 확보를 위해 자체 데이터센터(IDC)와 클라우드 서비스를 보유한 통신사와도 관련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한국HP 직원 및 파트너사와도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한국HP 직원 전부와 만나는 것은 아니다. 한국HP 내부에 따르면, 최근 CEO와 대면할 직원을 모집했다.
한편 HP는 최근 2015 회계연도가 끝나는 내년 10월까지 PC·프린터 등 소비자 부문(B2C)과 기업부문(B2B)을 분리해 ‘HP Inc’와 ‘휴렛패커드 엔터프라이즈’ 두 개 회사로 분할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휘트먼 CEO의 방한은 9년 만이다. 2005년 이베이 CEO로 재임할 당시 한국을 마지막으로 방문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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