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IT 기기 시장이 예상과 달리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면서 한국 양대 디스플레이(삼성⋅LG)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IT 수요 회복 기대감을 바탕으로 과감한 OLED 투자 전략을 내세운 삼성디스플레이에 이어 LG디스플레이도 현 기조를 유지 중이다.
4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IT 기기 시장이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노트북, 태블릿, 컴퓨터 등을 일컫는 IT 시장은 코로나19 종식 이후 지속적인 침체를 겪었지만,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회복이 예상됐다.
◆ OLED 아이패드 부진…살아나지 않는 IT 수요 = 디스플레이 업계는 IT 기기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OLED 패널 수요도 자연스럽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OLED는 전력 효율과 해상도 측면에서 기존 LCD 대비 우위를 지니고 있어, 노트북·태블릿 등 IT 기기에서 채택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이러한 전망 속에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각기 다른 투자 전략을 택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OLED 패널의 IT 기기 적용 확대를 전망, 2022년 8.6세대 OLED 라인 투자 계획을 확정했다. 이는 IT 기기에 최적화된 대형 OLED 패널을 보다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방식으로, 차세대 노트북과 태블릿 시장을 겨냥한 결정이었다.
8.6세대 OLED 패널은 2290mm×2620mm 크기의 유리 기판을 활용, 이를 통해 기존 6세대(1500mm×1850mm) 대비 더 큰 면적에서 다수의 패널을 한 번에 생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노트북과 태블릿과 같은 중형 IT 기기에 적합한 패널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어, 대량 생산 시 원가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반면, LG디스플레이는 IT 시장의 불확실성을 고려해 기존 6세대 OLED 라인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을 유지했다. 신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기보다 기존 라인의 가동률을 극대화하고,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이에 대해 당시 업계에서는 IT 시장 반등 시 생산량 부족으로 인해 LG디스플레이가 후회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시장의 흐름은 LG디스플레이의 선택이 더 설득력을 얻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지난해 애플이 처음으로 OLED 패널을 적용한 아이패드를 출시했으나, 시장 반응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업계에 따르면 당초 1000만 대 출하가 예상됐던 OLED 아이패드의 실제 출하량은 570만 대 수준에 그쳤다. 이는 IT 기기 시장이 여전히 회복되지 못하면서, 소비자들이 고가의 OLED 모델을 선택하지 않은 결과로 분석된다.
◆ 향후 관전 포인트…투자 조정과 시장 변화 대응 = 이러한 상황 속에서 OLED 패널을 탑재한 노트북 역시 출시 일정이 지연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애플의 맥북 에어 OLED 모델이 올해 출시될 예정이었으나, 2027년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OLED 패널이 적용된 IT 기기의 수요가 기대만큼 증가하지 않으면서 제조사들이 패널 채택을 보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LG디스플레이는 IT 수요 둔화 속에서도 기존 6세대 라인을 유지하면서 고객사 대응력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택했고, 이는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LG디스플레이는 핵심 고객사인 LG전자를 비롯해 애플향 물량까지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내년 출시되는 아이폰 시리즈의 프로(Pro) 및 일반 모델까지 공급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기존 6세대 라인만으로도 충분한 물량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반면, 대규모 8.6세대 OLED 투자를 단행한 삼성디스플레이는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 초기 기대와 달리 IT 시장 회복이 지연되면서, 추가 투자를 신중하게 검토하는 분위기다. 이는 생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대규모 설비 확장을 계획했던 삼성디스플레이에게는 다소 부담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는 IT 기기 시장의 수요 회복이 지연되는 만큼, 추가적인 투자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며 "반면 LG디스플레이는 기존 라인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면서, 주요 고객사 대응력을 높이고 있는 것이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앞으로 IT 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될 경우, OLED 패널 수요도 다시 증가할 가능성이 크나, 현재로서는 IT 기기 시장의 반등이 확실하지 않은 만큼, 디스플레이 업계의 전략 수정 여부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라며 "삼성디스플레이는 추가 투자 조정으로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한편, LG디스플레이는 기존 6세대 라인을 최대한 활용해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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