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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데이] 1999.10.26. LG데이콤, 국내 최초 IDC 사업 개시

디데이(D-Day). 사전적 의미는 중요한 작전이나 변화가 예정된 날입니다. 군사 공격 개시일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엄청난 변화를 촉발하는 날. 바로 디데이입니다. <디지털데일리>는 정보통신기술(ICT) 시장에 나름 의미 있는 변화의 화두를 던졌던 역사적 디데이를 기록해 보고자 합니다. 그날의 사건이 ICT 시장에 어떠한 의미를 던졌고, 그리고 그 여파가 현재에 어떤 의미로 남았는지를 짚어봅니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1999년 10월 26일은 LG데이콤이 국내에서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을 시작한 날입니다. IDC는 인터넷 기반 서비스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서버 및 통신 장비를 제공하는 시설을 의미하는데요.

LG데이콤이 국내 최초의 IDC를 건립한 1999년은 이런 인터넷 기반 서비스가 한창 성장하던 시기였습니다. 텍스트 위주의 정보전달이 주를 이뤘던 과거와 달리, 사진과 동영상의 송·수신이 활발해졌는데요. 대용량 콘텐츠가 보편화되면서 인터넷 트래픽은 급증했고, 이에 따라 대역폭 증설이 요구됐습니다. 대역폭을 도로, 콘텐츠를 차에 각각 비유하면 차가 많아졌으니 도로를 확장할 필요가 생긴거죠.

다만 도로 확장에는 많은 자원이 요구됐습니다. 트래픽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각 기업이 이 속도에 맞춰 매번 서버 및 통신 장비를 증설하기엔 부담이 컸죠. 자연스럽게 인터넷 서비스를 위한 장비를 아웃소싱해주는 기업의 필요성이 대두됐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배경 속에 등장한 것이 IDC였죠.

IDC 사업자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크게 두가지로 구분됩니다. ▲서버를 임대하는 ‘서버호스팅 서비스’와, ▲서버 외 네트워크 등의 장비를 임대하는 ‘코로케이션(Colocation) 서비스’입니다.

서비스를 확대하려는 노력은 이어지고 있는데요. 기업 고객이 한정된 상황에서 설비 임대만으로 성장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에 최근 IDC 사업자는 단순히 기업에 장비를 빌려주는 것에서 나아가, 컨설팅 및 장비의 관리·운영까지 지원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선 LG데이콤이 최초로 IDC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600억원을 들여 한국인터넷데이터센터(KIDC·현 LG유플러스 IDC 논현센터)를 개관했는데요. 입주사들이 상시 접근할 수 있도록 다수의 인터넷 기업이 위치했던 강남권에 건립됐습니다.

LG데이콤은 KIDC를 '인터넷 서버 호텔'에 비유하기도 했는데요. 당시 기업이나 학교, 기관이 자체적으로 전산실을 보유하곤 있었지만, 타 기업에 전산실을 임대하는 사업은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에 자체 서버를 갖추기 어려웠던 초창기 인터넷 기업들이 KIDC의 주요 고객이 됐습니다.

특히 KIDC는 ‘국내 최초’라는 수식어 외에도, 아시아 최대 규모(1999년 기준)의 IDC로 이름을 알렸는데요. 지상 10층, 지하 2층 연건평 8000여평 규모였습니다.

주목할만한 건 이런 거대한 설비 규모를 갖췄음에도 불구, LG데이콤이 자사 IDC 사업을 설비사업이 아닌 서비스사업으로 정의했다는 것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결국 설비사업이 가지는 성장성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함인데요. LG데이콤은 기본서비스를 바탕으로 '인터넷 망의 허브공항'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데이콤이 합병된 이후에는, LG유플러스가 IDC 시장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2015년 평촌메가센터를 열며 또 한번 ‘아시아 최대 규모의 IDC’라는 타이틀을 되찾기도 했는데요.

2023년 3분기 준공을 목표로 평촌2센터도 건설 중 입니다. 평촌2센터는 축구장 약 6개에 달하는 크기로, 약 10만대 이상의 서버를 운영하는 하이퍼스케일급 규모로 전해집니다. LG유플러스는 154kV 수전 전력을 통해 고객 요구 및 장비특성에 맞춰 랙당 최대 20kW까지 다양한 전력을 공급함으로써 고객의 확장 편의성을 높인다는 계획입니다.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KDCC) 조사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센터는 2020년 기준 총 156곳입니다. 최근엔 각 기업이 자체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요. 자체 데이터센터를 가지고 있으면 재난 등 위기상황에 주도적으로 대응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최근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촉발된 일명 ‘카카오 먹통 사태’는 업계에 자체 데이터센터 운영의 중요성과 경각심을 높였습니다.

앞서 지난 15일 오후 3시19분쯤 판교에 위치한 SK C&C 데이터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해 카카오와 네이버, SK계열사 등 해당 센터에 입주해 있던 기업들의 서비스에서 장애가 발생했습니다. 카카오톡, 카카오택시, 카카오페이, 카카오맵, 다음 포털 등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와, 네이버의 일부 서비스도 중단됐습니다.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 복구가 특히 지연된 가운데 데이터센터에 대한 재난·재해 대책이 미비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는데요. 카카오의 서버가 SK C&C 데이터센터에 집중돼 피해규모가 컸다는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한편 카카오는 오는 2024년 1월 경기도 안산시 한양대 에리카캠퍼스에 첫 번째 데이터센터를 개소하고, 같은해 두 번째 데이터센터도 서울대 시흥 캠퍼스에 구축한다는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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