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e비즈*솔루션

서울과기대 “재개발 없이 클라우드 네이티브 전환”…‘예산의 벽’ 넘은 성공비결

[인터뷰]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정보전산원 박경진 정보화기획팀장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정보전산원 박경진 정보화기획팀장이 최근 서울 노원구 공릉동 본교에서 <디지털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디지털데일리]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정보전산원 박경진 정보화기획팀장이 최근 서울 노원구 공릉동 본교에서 <디지털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디지털데일리]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예산이 부족하니 기존 가상화 방식 그대로 가자는 의견이 절대적이었지만, 클라우드 네이티브 전환은 반드시 필요한 과제라 판단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전면 재개발 대신 앱 현대화를 통해 효율적인 클라우드 네이티브를 실현할 수 있었습니다.”

국·공립 대학 중 세 번째로 클라우드 네이티브 전환을 완료한 서울과학기술대학교(이하 서울과기대)는 노후화된 IT 인프라를 최소 비용으로 현대화하면서 클라우드 네이티브 전환에 성공한 사례다. 전면 재구축 대신 기존 시스템을 분석해 필요한 부분만 개편하는 ‘앱 현대화(App Modernization)’ 방식으로, 별도 용역 없이 내부 정보화 인력과 기존 유지관리체계 그리고 클라우드플랫폼(PaaS) 전문기업 맨텍솔루션과의 협업을 통해 클라우드 네이티브 전환을 이뤄냈다.

이러한 클라우드 네이티브 전략을 수립·실행한 서울과기대 정보전산원 박경진 정보화기획팀장은 최근 서울 노원구 공릉동 본교에서 진행한 <디지털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부족한 예산으로 인해 내부적으로는 단순 이전이나 무늬만 PaaS 방식도 검토했었다”며 “하지만 앞으로 10년 이상을 내다봐야 한다고 했을 때 클라우드 네이티브로 갈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는 정부가 2030년까지 국·공립 대학을 포함한 공공 부문의 클라우드 네이티브 전면화를 추진하고 있는 사실과 별개로, 대학의 인공지능(AI) 기반 디지털전환을 위해 클라우드 네이티브 환경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확신에서 내린 결정이었다. 학생과 교수·교직원 등 다양한 이용자들의 개인정보를 포함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 처리해야하는 대학의 정보시스템 특성도 클라우드 네이티브를 필요로 했다.

문제는 ‘예산 부족’이었다. 박 팀장은 “처음에 한국지능정보화진흥원(NIA) 심층 컨설팅을 받았을 때, 통합정보시스템을 클라우드 네이티브로 전환하는 비용만 100억원 수준으로 산출됐다”며 “하지만 우리의 경우 부족한 예산 안에서 80%는 장비와 DBMS(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 교체에 써야 했고, 실질적으로 클라우드 네이티브를 위한 PaaS 도입에 나머지 20%밖에 쓸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서울과기대는 기존 시스템을 전면 재개발하지 않으면서 앱 현대화를 통해 클라우드 네이티브 환경으로 옮기는 전략적 접근을 취했다. 완전한 MSA 대신 모놀리식 아키텍처를 분산시켜 서비스를 경량화하는 데 중점을 뒀고, 지속통합·배포(CI·CD) 파이프라인을 구축해 개발과 배포를 자동화했다. 또한 운영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쿠버네티스 클러스터를 직접 관리하기보다 통합 솔루션을 도입하는 방법을 택했다.

전환 파트너로는 맨텍솔루션을 택했다. PaaS 환경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도구로 맨텍솔루션의 쿠버네티스 기반 PaaS 솔루션 ‘아코디언’을 도입했다. 박 팀장은 “PoC(개념검증)를 진행한 3곳의 제품 중에서 성능과 가격 및 기술지원 등을 종합해 아코디언을 선정했는데, 유일하게 형상관리도구(SVN)를 지원하면서도 애플리케이션 특성을 파악해 잠재적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솔루션이었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맨텍솔루션은 단순히 아코디언을 공급할 뿐만 아니라 기술 가이드를 제공하며 사실상 전환(SI) 사업자 역할까지 수행했다. 박 팀장은 “클라우드 전환에 맞춰 리소스를 바꿀 때 그것을 총괄하는 SI 업체가 리드 역할을 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우리는 그런 SI 없이 내부 인력과 기존 유지관리체계로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이를 맨텍솔루션이 흔쾌히 도와주면서 많은 조언을 해준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언급했다.

결과적으로 서울과기대는 13년 이상 운용해온 유닉스(UNIX) 기반 노후화 장비를 교체하는 한편 EOS(End Of Support)가 만료된 DBMS를 지난해 11월 최신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이어 올해 2월까지 학교가 운영하는 160여개 홈페이지를 통합 관리하는 통합 홈페이지를 비롯해 대학포털, 통합정보시스템, 수강신청시스템, 스마트캠퍼스 앱 등을 모두 클라우드 네이티브로 전환했다.

이를 통해, 예컨대 수강 신청처럼 특정 시점에서 사용량이 급증하는 시스템의 경우 기존에 단 두 대 서버로 운영하던 것을 컨테이너 환경에서 네 대 이상 가상 서버로 자동 분산·확장시킴으로써 성능 저하 없이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해졌다. 통합 홈페이지와 통합정보시스템의 평균응답시간도 각각 27%·38% 개선되는 기대효과를 얻었다.

서울과기대는 향후 AI 서비스 도입 등 대학의 디지털전환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클라우드 네이티브 환경을 계속 고도화할 방침이다. 박 팀장은 “다른 대학들도 그렇고 AI를 도입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데, 우리가 만약 클라우드 네이티브를 미뤘다면 이런 흐름에 대응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학교가 올해 AI 기반 인사 관리 서비스와 홈페이지 내 AI 챗봇 도입 등을 준비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각 애플리케이션의 생명주기에 맞춰 전면적인 MSA 적용도 계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팀장은 “예산 때문에 고민이 많을 다른 대학들도 앱 현대화를 통해 클라우드 네이티브로 전환할 수 있다는것을 보여준 우리 사례를 참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디지털데일리 네이버 메인추가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