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석방 이후 첫 해외 출장…5년 만에 미국행
- 미국 두 번째 파운드리 공장 부지 확정할 듯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올해 내내 소문만 무성했던 삼성전자 미국 투자가 현실화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부지 선정 등을 담판 지을 전망이다. 향후 배터리 디스플레이 등 증설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14일 오전 이 부회장은 북미행 비행기에 올랐다. 캐나다의 삼성전자 인공지능(AI) 연구센터를 방문한 뒤 미국을 찾는 일정이다.
이번 출장은 지난 8월 가석방 출소 이후 첫 국외 일정이다. 작년 10월 베트남 출장 이후 1년여 만에 해외로 나가는 셈이다. 미국 출장은 2016년이 마지막이다.
미국 방문 주요 과제로 파운드리 증설 확정이 꼽힌다. 앞서 삼성전자는 170억달러(약 20조원)를 들여 미국에 두 번째 파운드리 공장을 짓기로 했다. 다만 총수 부재, 인센티브 논의 등으로 계획이 구체화되지 못하고 있었다.
부지 선정도 아직이다. 그동안 텍사스주 테일러시·오스틴시를 비롯해 애리조나주 굿이어·퀸크리크, 뉴욕주 제네시카운티 등이 후보군으로 꼽혔다. 현시점에서는 테일러시가 가장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투자 규모와 삼성전자 파운드리 로드맵 등을 고려하면 미국 신공장에 최첨단 생산라인이 꾸려질 가능성이 크다. 기존 오스틴 팹보다 크고 선단 공정이 도입될 것으로 추정된다.
현지에는 애플 퀄컴 AMD 엔비디아 등 대형 고객사가 즐비하다. 최근 구글 테슬라 페이스북 등도 자체 반도체 생산에 나선 만큼 잠재적인 수주 물량도 적지 않다. 경쟁사 TSMC와 인텔은 이미 착공에 돌입했기 때문에 삼성전자도 빠른 증설이 불가피하다.
미국행을 통해 이 부회장이 투자 관련 최종 조율은 물론 미국 당국자들과 반도체 정보 제공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움직이기 시작한 만큼 배터리 디스플레이 등 계열사 투자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총수 부재 여파로 그룹 전반의 주요 결정이 늦어지면서 각 분야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파운드리 투자를 시발점으로 삼성 그룹의 적극 행보가 예상된다.
한편 이 부회장은 지난달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1주기를 맞아 변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겸허한 마음으로 새로운 삼성을 만들기 위해 이웃과 사회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우리 모두 함께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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