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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4주년기획/게임①] ‘중국·질병코드 이중고’ 그래도 게임코리아는 간다

대한민국 게임산업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중국산 게임의 공세만 해도 버거운데,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까지 세계보건기구 총회에서 통과돼 국내 도입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업계 전반이 어수선하지만, 그래도 게임코리아의 행보는 이어진다. 하반기에 게임 빅3 업체 중심으로 신작 행보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디지털데일리>는 연초부터 다사다난했던 2019년 상반기 게임 시장을 점검하는 동시에 주요 게임업체인 넥슨과 넷마블, 엔씨소프트의 하반기 전략을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중국에 치이고 질병코드에 잡히고’ 최근 게임업계를 표현하는 말로 적합할 듯 하다.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상황이다.

지난 2017년 불거진 중국의 외자 판호(게임유통권) 발급 중단으로 이용자 특성이 비슷한 세계 최대 시장을 옆에 두고도 진입 자체가 원천 차단된 가운데 중국산 게임은 거침없이 국내에 들어오고 있다. 지금은 국내 구글플레이 50위권까지 매출 순위에서 국산 절반, 중국산 절반을 볼 정도로 중국 게임의 비중이 부쩍 올라가 있다.

이처럼 게임업계가 중국만 해도 버거운 상황인데 얼마 전엔 세계보건기구(WHO) 총회에서 게임이용장애(gaming disorder) 질병코드 도입이 승인됐다. 어느 정도 예상된 바다. 그러나 막연했던 우려가 눈앞의 현실이 되자 사회 각계에서 근심어린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게임업계는 ‘게임이 곧 질병’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자리 잡혀 중장기적으로 산업이 위축되고 질병코드 승인이 고강도 규제의 빌미가 될 것이라는 공포감이 엄습해 시장 전반의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올해 국내 게임시장 14.5조원 규모…넥슨매각·질병코드 변수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8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올해 국내 게임 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3.9% 성장한 14조5349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PC게임 시장이 쪼그라들지만 모바일게임과 콘솔·아케이드·PC방·아케이드게임장 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게임백서에 표기된 만큼의 성장세가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여느 해보다 대외 여건이 좋지 않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초엔 넥슨 매각 이슈도 불거졌다. 국내 게임업계 매출 1위이자 맏형인 넥슨의 변화는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농후하다. 재무적투자자(FI)에 회사가 넘어간다면 신작 라인업 전면 재검토와 구조조정이 뻔히 예상되는 상황이다.

김정주 넥슨 창업자(지주사 엔엑스씨 대표)가 입장문을 통해 “어떤 경우라도 우리 사회로부터 받은 많은 혜택에 보답하는 길을 찾을 것”이라고 밝혀, 업계는 그가 아름다운 퇴장(엑시트)을 선택할지에 막연한 기대를 걸고 있는 상황이다.

넥슨 매각으로도 업계 분위기가 어수선한데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라는 악재도 덮쳤다.

최승우 한국게임산업협회 정책국장은 지난 28일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한 긴급토론회를 통해 “WHO 진단기준에 따르면 게임이 아니라 어떤 단어를 넣어도 이용장애가 된다”며 “우울증, 충동장애 등이 게임중독과 연결될 가능성이 큰데도 게임 자체만 탓하는 경우가 많다”고 항변했다.

이어서 “국내 게임 이용자는 2500만여명으 이 중 청소년이 543만명”이라며 “본인의 자녀가 잠재적 게임중독자, 정신질환 위험군으로 분류되는데 동의하는지 반문하고 싶다”고 답답한 속내를 내비치기도 했다.

◆주춤했지만 다시 뛴다=올해 들어 게임업계 신작 출시가 줄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게임 빅3로 불리는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만 봐도 넥슨을 제외한 넷마블과 엔씨소프트는 상반기에 조용했다. 넷마블이 5월 들어서야 올해 첫 신작을 출시한 상황이다. 엔씨소프트는 하반기를 겨냥했다.

업계 전반을 봐도 신작 출시가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컴투스와 카카오게임즈 정도가 신작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 외엔 중국산 게임들이 두각을 나타낼 뿐, 활발하게 신작 세대교체가 일어나지 않고 있다. 점점 빅3 업체 중심의 시장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넥슨은 연초부터 잰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스피릿위시’를 시작으로 ‘린: 더 라이트 브링어’, ‘크레이지아케이드 BnB M’, ‘트라하’ 등을 잇달아 선보이며 흥행성과를 일궜다. 하반기엔 지금의 넥슨을 만든 유명 게임들이 모바일로 재탄생을 앞둬 주목된다. 넥슨의 상징이나 마찬가지인 게임들이다. ▲클래식 역할수행게임(RPG) ‘바람의나라’ ▲‘마비노기’ ▲‘테일즈위버’ 등이 출시릎 앞뒀다.

자회사 넷게임즈의 차기작 ‘V4’도 하반기에 나온다. 최고품질(하이엔드)을 겨냥한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엘소드’, ‘클로저스’를 개발한 류금태 대표가 이끄는 스튜디오비사이드 신작 ‘카운터사이드’도 대기 중이다. ‘이블팩토리’와 ‘애프터 디 엔드’ 등 독창적인 게임을 지속 선보이고 있는 네오플 산하 개발 스튜디오 스튜디오42는 해양 어드벤처 게임 ‘데이브’를 선보인다.

넷마블도 신작 행보를 가동했다. 올해 첫 신작 ‘킹오브파이터즈 올스타’가 구글플레이 최고매출 2~3위를 오르내릴 정도로 크게 성공한 가운데 뒤이어 나올 ‘일곱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에 대한 높은 시장 기대치도 확인된다. 국내 전문 게임 미디어 시연회에서 ‘원작을 초월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호평을 받았다.

대형 야심작 ‘BTS 월드’도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세계적으로 이슈몰이 중인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이 캐릭터가 등장하는 게임이다. 기존에 없던 케이팝(K-pop) 기반의 게임 한류를 이끌 대표작이 될지 기대를 모은다. 지난해 지스타에서 선보인 ‘세븐나이츠2’, ‘A3: 스틸 얼라이브(STILL ALIVE)’ 등 기대 신작도 올 하반기 출시를 예고했다.

엔씨소프트는 29일 간판 모바일게임 ‘리니지M’ 일본 출시를 시작으로 기지개를 켠다. 하반기 출시 예정작은 ‘블레이드&소울S(블소S)’와 ‘리니지2M’ 등 2종이다. 블소S는 8등신의 블소 원작의 캐릭터를 귀엽게 바꿔 보다 대중적인 게임으로 재탄생될 예정이다. 원작에서 다루지 않은 얘기와 새로운 스토리도 선보인다. 원작의 감성에 모바일만의 영웅 성장 시스템을 더해 시장 진입을 노린다.

리니지2M은 엔씨가 자존심을 걸고 개발 중인 대형 야심작이다. 국내 모바일 MMORPG 사상 최초·최고·최대 규모의 풀(Full) 3D 오픈월드를 구현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최신 언리얼엔진4의 그래픽을 바탕으로 원작의 마을과 사냥터 등을 완벽하게 계승한다는 계획이다. 잦은 로딩 현상을 없앤 단일 채널과 심리스(Seamless) 방식을 채택, 현존 모바일 MMORPG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다는 게 엔씨(NC)의 포부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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