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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과몰입 외부환경 탓…편견 걷고 대중문화로 인정할 때”


- 한국게임산업협회-게임법과정책학회 토론회 개최
- 게임 과몰입은 게임 자체보단 주변 환경 요인 작용 높아


[디지털데일리 이중한기자] 28일 한국게임산업협회(협회장 강신철)는 한국게임법과정책학회(회장 임상혁)와 함께 국회 의원회관에서 ‘게임이용장애(gaming disorder) 질병코드 도입에 따른 긴급토론회’를 열고 질병코드 도입 타당성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토론에 참여한 업계 관계자들은 게임 과몰입 문제가 단순히 게임 자체보다는 주변 환경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승우 한국게임산업협회 정책국장은 “WHO 진단기준에 따르면 게임이 아니라 어떤 단어를 넣어도 이용장애가 된다”며 “우울증, 충동장애 등이 게임중독과 연결될 가능성이 큰데도 게임 자체만 탓하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국내 게임 이용자는 2500만여명으로 이 중 청소년이 543만명이다”라며 “본인의 자녀가 잠재적 게임중독자, 정신질환 위험군으로 분류되는데 동의하는지 반문하고 싶다”고 토로했다.

전영순 게임과몰입힐링센터 팀장은 정신치료보다는 환경 관리 측면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전 팀장은 “게임 과몰입 청소년과 상담하는 과정에서 게임 자체로 인해 중독됐다고 말할 수 있는 케이스가 굉장히 드물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인터넷 중독, 스마트폰 중독을 보이는 고위험군 집단의 주요한 특징은 주변 관계나 가족 내에서 친밀감이 낮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게임 과몰입 청소년에 관한 보호자의 주된 우려는 자녀가 게임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지다”라며 “통제할 기회를 주고 있는지 반문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2000명의 게임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추적 조사한 결과, 과몰입 기간과 비의존 기간 사이의 이동이 빈번했다. 최종적으로 5년간 꾸준히 과몰입이 유지된 경우는 불과 1.4%였다.

강 본부장은 “청소년기에는 게임 과몰입에 빠져도 금방 나오기 때문”이라며 “지속해서 과몰입을 유지하는 이용자는 결손가정 등 외부환경적 요인의 탈출구로 삼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과몰입 문제 해결에 있어 정부의 규제보단 청소년 주변 환경 개선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튜브 채널 ‘김성회의 G식백과’를 운영하는 김성회 크리에이터는 게임을 병폐로 보는 원인을 사회적 편견 때문으로 바라봤다.

김 크리에이터는 “축구 훌리건 문제와 관련해 축구 중독을 원인으로 탓하는 경우는 없다”며 “게임을 웹툰이나 영화와 같이 수많은 놀거리 중 하나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TV가 바보상자 취급받았듯이 게임도 신생문화가 거쳐가는 신고식을 겪는 중”이라면서도 “신고식이 과해 자칫하면 게임 산업 자체가 무너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최승우 정책국장은 질병코드 국내 도입을 저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WHO에 반대의견을 지속해서 전달하고,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며 설득하면 질병코드 등록이 안 될 가능성도 있다”며 “WHO 의결 사항도 수정이나 개정이 필요할 경우 매년 10월 열리는 보건의료분야 표준화 협력센터(WHO-FIC)를 통해 고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중한 기자>leej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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