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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어뮤즈먼트 르포①] ‘바다이야기’ 사태 이후 엇갈린 한중

중국의 어뮤즈먼트 산업이 눈부시게 발전 중입니다. 여기에서 어뮤즈먼트(Amusement)는 오락, 놀이를 뜻하는 말입니다. 국내에서 거의 자취를 감춘 오락실에 놓인 게임 기기부터 실내 테마파크 놀이기구인 중대형 어트랙션까지 일컫는 용어입니다. 현지 어뮤즈먼트 산업은 지난 10여년간 중국 정부 지원 아래 세계의 중심으로 볼만큼 성장했다는 게 관련 업계의 얘기입니다. 말로만 전해 듣던 중국 어뮤즈먼트 산업 현장을 <디지털데일리>가 취재했습니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중국 광저우에선 매년 ‘아시아 어뮤즈먼트 & 어트랙션(AAA) 엑스포’가 열린다. 중국 정부가 주최하는 전시 행사로 AAA 엑스포로 불린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어뮤즈먼트 산업 전시회로 알려져 있다. 2019 AAA 엑스포는 9일부터 11일까지 광저우에 위치한 중국수출입페어컴플렉스에서 개최된다.

AAA 엑스포 개최 전날인 8일, 한국어뮤즈먼트산업협회(KAIA, 회장 박성규)와 국내 어뮤즈먼트 업체 관계자들과 현지 기업 탐방을 진행했다. 한국어뮤즈먼트산업협회는 해마다 AAA 엑스포를 방문하고 있다. 선진 시장의 현황을 눈으로 확인하고 현지 업체들과 실질적인 사업 전개를 위해서다. AAA 엑스포는 기업거래(B2B) 행사다. 전시 현장에서 바로 거래가 체결된다.

박성규 한국어뮤즈먼트산업협회장<사진 왼쪽>
박성규 한국어뮤즈먼트산업협회장<사진 왼쪽>
KAIA는 현지 어뮤즈먼트협회 GAGA와 간담회를 가졌다. 중국 광저우엔 정부가 산업 단지를 구축해 어뮤즈먼트 관련 기업이 밀집돼 있다. 방문한 단지엔 180여개 관련 업체가 영업점을 열고 바이어들을 맞고 있었다. 현지에서 A급이라고 불리는 업체만 입주한 단지다. A급은 어뮤즈먼트 기기 개발과 생산, 유통까지 가능한 업체를 일컫는다.

박성규 한국어뮤즈먼트산업협회장<사진 왼쪽>은 GAGA와 본격적인 간담회에 앞서 “중국이 기술적으로나 양적으로나 세계 시장의 중심이 됐다”며 “여기에서 우리가 배워야 하고 기술을 얻어가야 한다”고 방문 취지를 말했다.

현지 협회와 국내 산업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 어뮤즈먼트 산업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후 정부 개방 정책에 따라 지원이 잇따르면서 급속도로 성장했다. 특히 문화산업에 상당한 지원이 이어졌다. 중국 업체들이 기술이 앞섰던 대만 업체들과 공동 사업을 진행하며 10년 만에 세계 어뮤즈먼트 시장을 선도하는 위치까지 오른 것이다.

박 협회장은 “중국 정부가 규제 우려와 관련해 산업에 대한 개입을 하지 않겠다 약속하고 10년 만에 이렇게 변했다”며 “과거 10년간 한국이 후진하는 동안 중국이 대만과 동반 성장하면서 세계를 선도하는 상황”이라고 역설했다.

국내 어뮤즈먼트 산업은 2005년 ‘바다이야기’ 사태 이후로 제자리걸음을 하는 중이다. 사행성 모사게임을 막기 위한 이중 삼중의 규제가 더해지면서 정상적으로 사업을 펼치려는 업체들도 발목이 잡혔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박 협회장은 “불법 개변조하는 업자들의 처벌이 약하다”며 정책 개선에 대한 바람을 내비치기도 했다.

현장을 방문한 이승훈 영산대 게임콘텐츠학과(가상현실콘텐츠전공) 교수는 “어뮤즈먼트 아케이드 산업은 기기 케이스부터 다양한 내부 부품 등의 생산이 이뤄지는 장치 산업인데, 이러한 산업이 죽으니 (장치가 필요한) VR(가상현실)도 국내에서 크게 힘을 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전했다.

또 이 교수는 “국내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라도 장치 산업인 어뮤즈먼트 산업에 대한 제대로 된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중국 현지 어뮤즈먼트 협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어뮤즈먼트 기기 수출량만 한화로 1조원이 넘었다. 2000년대 초반엔 한국과 일본을 연결하는 역할 정도에 그쳤지만 지금은 자체적으로 거대 산업을 일궈 세계의 바이어들이 AAA 엑스포로 몰리는 상황이다.

<중국(광저우)=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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