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베스파(대표 김진수)는 모바일게임 하나로 세계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국내 몇 안 되는 기업이다. 회사는 자체 개발·서비스 중인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킹스레이드’의 성공으로 작년 12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킹스레이드가 주목받는 이유는 간단하다. 게임 완성도와 재미가 뛰어난데다 여타 게임에서 볼 수 없는 확정형 아이템 수익모델(BM)을 채택하고 있어서다. 이용자가 원하는 게임 캐릭터를 바로 살 수 있다.
국내는 물론 중화권 절대 다수의 모바일게임이 보물상자에서 무작위 아이템이 나오는 확률형 뽑기 BM을 채택하고 있다. 확정형 대비 대박을 노리게 만드는 확률형 뽑기 BM에서 매출이 더 나온다는 것은 업계 정설이나 다름없다. 베스파는 킹스레이드를 글로벌 원빌드로 서비스하면서 게임의 최대 특징이자 정체성이기도 한 확정형 BM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지난 26일 타이베이게임쇼 2019 현장에서 만난 기윤서 베스파 최고마케팅책임자(CMO)<사진>는 “내가 원하는 캐릭터를 사는 구조, 유저 프렌들리(이용자 친화적인) BM이 반향이 크다. 특히 일본에서 그렇다”면서 “보통 수집형 RPG들이 가챠(뽑기) 캐릭터로 덱(조합)을 구성해 싸우게 되는데 킹스레이드는 이용자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캐릭터를 바로 쓸 수 있다”고 인기 이유를 설명했다.
킹스레이드 내 확률형 BM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전용무기의 경우 확률 뽑기가 들어간다. 다만 무기는 이벤트로 자주 나눠주는 편이다. 콘텐츠 중요도로 따지면 바로 구매할 수 있는 캐릭터에 비할 바는 아니다.
기 CMO는 “캐릭터가 없으면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는데 (캐릭터를 운용하다가) 무기가 이벤트에서 나오면 그때부터 사용해도 충분하다”며 “(캐릭터가 콘텐츠의 중심이지만) 매출은 가챠가 적용된 무기 쪽이 더 높다”고 서비스 현황을 전했다.
현재 대만은 뽑기 시스템에 제약이 없는 시장이다. 뽑기로 나온 아이템을 다시 한번 확률 테이블 위에 올려 뽑기를 하게 만드는 이른바 ‘컴플리트 가챠’ BM에도 제약이 없다. 가챠가 태동한 일본에서도 컴플리트 가챠의 경우 사행성 조장 등으로 인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만 내 이용자들이 확정형 BM을 채택한 킹스레이드를 보면 ‘신기한 게임’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실제로 ‘신선하다’는 평가가 감지된다. 여기에 재미까지 있으니 자연스레 인기가 뒤따라왔다. 베스파는 현재 인기에 힘을 싣기 위해 타이베이게임쇼 2019에 상당 규모의 부스를 내고 이용자 눈도장 찍기에 나섰다. 주말을 맞은 킹스레이드 부스엔 인파가 끊이질 않았다.
기 CMO는 “올해부터 브랜드 마케팅에 집중할 생각이 있다”며 “여전히 작은 회사이기 때문에 오프라인에서 유저들과 직접 소통도 꾸준히 하겠다. 일본과 한국 대만 서비스를 잘 이어나가면서 미국 쪽에서도 턴어라운드를 노릴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베스파 임직원 규모는 220여명이다. 이 가운데 70~80% 가량이 킹스레이드 개발과 글로벌 원빌드 서비스에 매달려있다. 나머지 인원은 북미를 겨냥한 신작을 개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