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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자동차용 MLCC 사업 집중


[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삼성전기가 자동차(Automotive)용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사업을 강화한다. 현재 관련 R&D(연구개발)를 진행 중이며 시설 투자를 이 분야로 집중하고 있다.

MLCC 시장 1위 업체인 일본의 무라타는 삼성전기보다 크기가 작고 용량이 더 큰 MLCC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 기존 주력 제품보다 크기가 더 큰 자동차용 제품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기도 이 시장 진입을 자사 주요 전략으로 삼겠다는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기의 올해 2분기 전체 MLCC 매출에서 자동차용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 정도였으며 이전에도 그 정도 수준을 유지해왔다”라며 “그런데 최근 삼성전기의 성장 축이 자동차용으로 바뀌었다. 시설 투자 면에서 전체 자원을 이쪽으로 집중하고 있다. 내년 되면 관련 매출 비중이 두 자리 숫자 이상으로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용 MLCC는 기존 주력이었던 IT용보다 대체적으로 용량과 사이즈가 모두 크다. 현재는 무라타가 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지금까지 관련 매출이 미미한 수준이었으나, 앞으로 이 시장 중심으로 전략을 짜 중장기적으로 사업 비중을 높인다는 목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현재 자동차용 MLCC 생산을 위한 1차 증설을 끝낸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3분기부터 자동차용 공급 확대가 시작됐다. 부산의 자동차용 생산라인을 올해 3, 4분기 충분히 랩업하고 내년 1분기부터 계획했던 캐파(CAPA·생산능력) 수준에 맞춰 풀로 가동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기존 주력 시장이었던 IT용 시장보다 자동차용 MLCC 시장이 더 크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자동차가 전기자동차(EV), 자율주행차 등으로 진화하면서 관련 수요가 적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무라타는 자원 대부분을 자동차용 MLCC 시장에 쏟아붓고 있다. 향후 3~5년을 봤을 때 이 시장이 가장 큰 수요처가 될 것으로 보는 것”이라며 “게다가 향후 이 시장보다 용량과 크기가 더 큰 산업용(Industrial) 시장이 열릴 것으로 보여 먼저 자동차 시장부터 선점하려는 행보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산업용 MLCC 시장은 5G, IoT(사물인터넷) 등 새로운 흐름을 타고 크게 성장할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편 삼성전기 측은 현재로선 자동차 시장에서 EV 등 차세대 산업 비중이 그리 크다고 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EV 및 자율주행차는 기존 자동차 시장보다 훨씬 진일보한 시장이라는 관측이다. 일단은 기존 내연기관차 위주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MLCC 업체들이 그동안 IT 위주로 성장했는데 진입 장벽 높은 이 시장에 진입하지 않으면 MLCC 사업에서 성장하지 못할 수 있다. 자동차 시장과 MLCC 성장이 궤를 같이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동차용 MLCC는 일단 수익성보다는 매출 확장 면에서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용 MLCC는 기존 IT 시장보다 공정이 추가돼 ASP(평균판매단가)가 더 높을 것”이라며 “초기 물량이 작을 때는 기존 MLCC보다 수익성이 좋지 않을 수 있으나 자리 잡으면 나쁘지 않을 것이다. 최근 무라타의 자동차용 제품도 마진이 많이 올라온 것으로 안다. 확실한 점은 ASP가 올라 매출을 끌어올리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작용을 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기의 자동차용 MLCC 고객사는 지금까지 주로 유럽의 자동차 부품업체였으나, 최근엔 완성차 업체로부터 직접 공급 요청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기의 고객사는 국내와 중국 및 미국에도 있긴 하지만 주로 유럽 부품 업체”라며 “지금은 유수의 완성차업체가 직접 MLCC 수급에 나서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엔 업계 2위인 삼성전기와 1위 무라타의 시장 점유율 격차가 줄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여전히 삼성전기뿐 아니라 야게오 등 시장 후발주자들이 무라타의 투자 방향을 뒤쫓아 가는 형세이기 때문에 무라타가 업계 1위로서 시장 선도 위치를 계속 유지해나갈 것이란 관측이 많다. 삼성전기, 야게오 등 다른 업체가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무라타가 철수한 사이즈 및 용량의 MLCC 시장에 안착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신현석 기자>shs1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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