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주요 빅테크들과 함께 앞으로 4년간 5000억달러를 투자하는 초대형 인공지능(AI) 인프라 프로젝트 ‘스타게이트’를 추진하기로 하면서, 국가 AI 패권 경쟁의 신호탄을 쐈다. 이에 우리 정부도 AI 인프라 경쟁력 확보를 위한 ‘국가 AI컴퓨팅 센터’ 구축 사업을 시작했으며, 민관 합작 최대 2조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에 벌써부터 많은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참여를 타진하는 사업자들 사이에선 아직 기대보다 우려가 읽힌다. 이들은 무엇을 걱정하고 있을까? ‘디지털데일리’는 국가 AI컴퓨팅 센터 구축사업을 둘러싼 현황과 전망을 점검해 본다. <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정부가 추진하는 2조원 규모 민관 합작 인공지능(AI) 인프라 프로젝트 ‘국가 AI컴퓨팅 센터 구축사업’은 AI 핵심 자원인 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확보하는 것이 우선 과제로 꼽힌다. 정부는 당초 2030년까지 계획한 GPU 3만장 확보 시기도 2027년으로 3년 앞당기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현재 사업 공모 중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민간 사업자에도 GPU 조달 책임을 부여했다. 지난달 말까지 사업참여의향서를 제출한 기업을 대상으로 배포된 공모지침서에 따르면, 참여 기업은 국내외 AI 반도체의 조달 가능 여부를 사업 참여계획서에 상세히 기술해야 한다. 이는 전세계적으로 품귀 현상까지 빚은 엔비디아 첨단 GPU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확약이 필요하단 얘기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추후 GPU 가격 변동과 제품 노후화 등에 대한 대책 마련도 주문했으며, 특히 국가 AI컴퓨팅 센터를 통해 대학·연구기관·스타트업 등의 AI 연구개발을 지원한다는 정책 취지상 GPU를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업 참여를 고심 중인 기업들 사이에선 막막한 분위기가 읽힌다. 전세계 GPU 시장을 주도하는 ‘슈퍼갑’ 엔비디아가 애초에 GPU 물량 공급을 쉽게 확약해주지 않을뿐더러, 어느 정도 수준의 확약이 필요한 것인지 상세 기준도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업참여의향서를 제출한 모 기업 관계자는 “정부가 말하는 확약서라는 게 엔비디아 국내 총판사들로부터 GPU를 제대로 공급받을 수 있다는 것만 확인되면 되는 건지, 매년 얼마씩 확보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까지 제시해야 하는 건지 알 수 없다”며 “정부는 이 부분에 있어 정성평가를 하겠다고 하는데, 사업자 입장에선 이것도 저것도 알아서 다 해가야 하는 느낌”이라고 언급했다.
일각에선 국가적 AI 인프라 경쟁력을 위해 추진되는 사업임에도 정부가 GPU 수급 문제를 민간에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사업참여의향서를 낸 또 다른 기업 관계자는 “GPU 공급을 확약하고 또 저렴하게 제공해야 하는 등의 조항들이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렇게 되면 기업 입장에선 자율성을 가지고 움직일 수 있는 부분이 없어지고,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AI 반도체 수급과 관련해 아무 근거 없이 계획만 내게 할 수는 없으므로, 안정적인 사업을 위해 최소한 도입 가능한 일정 등 구체적인 근거를 문서화해서 달라는 취지”라며 “사업자가 선정이 되면 정부와 민간이 함께 구성하는 SPC(특수목적법인)가 주체가 돼 GPU 확보에 속도를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안정적인 GPU 조달 능력이 사업자 선정에 있어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면서, 사업 참여를 타진하는 기업들은 컨소시엄 구성과 관련해 고민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원활한 GPU 확보를 위해 글로벌 클라우드 빅테크들이 참여하거나 혹은 국내 기업 중에서도 NHN클라우드·네이버·삼성SDS 등 엔비디아 측과 대규모 거래 경험이 있는 업체들과 컨소시엄을 이루는 게 아무래도 유리할 것이란 판단이다. 실제로 사업 참여가 유력한 통신3사의 경우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각각 아마존웹서비스(AWS), KT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5월 안에 사업참여계획서를 제출해야 하므로 계획서를 준비하는 기간을 감안하면 최소 한달 내에는 컨소시엄 구성이 완료돼야 하는 시점”이라며 “일단 사업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파트너들을 찾는 기업들의 이합집산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 전했다.
Copyright ⓒ 디지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DD퇴근길] "다 갚을게요"…채권 변제 약속한 홈플러스, 변수는?
2025-03-14 17:53:04[통신사 과징금 집중점검②] “담합 전제, 성립하지 않아”…흑연전극봉 국제 카르텔 사건은?
2025-03-14 14:54:39통신3사, 공시지원금 ‘더블로 가’...“갤럭시 S25 최대 50만원”
2025-03-13 20:06:51"'시청률' 쓰지 말자...방송광고시장 살릴 새 시청지표 마련 시급”
2025-03-13 18:04:13LS전선, 특허분쟁 2심서 대한전선 상대 승소…배상액 3배↑
2025-03-13 17:51:16[DD퇴근길] "다 갚을게요"…채권 변제 약속한 홈플러스, 변수는?
2025-03-14 17:53:04[포토] '모바일 주민등록증' 발급받은 김창경 디플정 위원장
2025-03-14 17:22:21[일문일답] 큐텐재팬, K-뷰티 일본 점유율 향후 20% 전망… 인기 요인은?
2025-03-14 17:05:03[현장] 구자현 큐텐재팬 대표 "K-뷰티, 연평균 64% 성장…독보적 경쟁력 갖춰"(종합)
2025-03-14 16:24:18[취재수첩] 게임특위 출범, 방향은 좋은데 속은 비었다
2025-03-14 15:34:16에임드 자회사, 아태 지역 핵심 마케팅 컨퍼런스 무대 오른다
2025-03-14 15:0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