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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오를 때 빛난 엠케이전자…반도체 불황 버텨낼까

- 고순도 금 기반 본딩와이어…원재료 연동제로 금값 시세 반영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최근 금값이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 주목받는 회사가 있다. 반도체 소재를 다루는 엠케이전자가 주인공이다. 무슨 연유일까.

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금 선물가격이 우상향하면서 지난 1월 말 온스당 2000달러에 육박했다. 2월 들어 주춤하고 있으나 여전히 온스당 1900달러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코로나19 국면에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2022년 8월(온스당 2069달러) 수치를 올해 경신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통상 금은 인플레이션 시기에 대표적인 안전 자산으로 분류된다. 지난해의 경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에서 공격적으로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미국 국채 금리가 단기간에 올라 금에 대한 관심이 예년보다 적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국채 금리 인하, 달러화 및 유로화 약세 등 영향으로 금을 사들이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금값이 역대 최대를 찍을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다시 엠케이전자로 돌아오면 이 업체는 주력인 본딩와이어 시장에서 점유율 1위다. 본딩와이어는 머리카락 굵기 10분의 1 수준으로 얇은 금속 선이다. 반도체에 전기를 공급하고 이를 지지하는 리드프레임과 칩을 연결하는 역할이다. 금, 은, 구리 등이 원재료다. 이중 금이 가장 많이 쓰이며 순도는 99.99~99.999%에 달한다.

따라서 엠케이전자는 일정량의 고순도 금을 항상 보유하고 있다. 엠케이전자의 강점은 ‘원재료 연동제’를 시행하는 부분이다. 쉽게 말해 금 등 원자재 가격 흐름에 따라 제품 단가를 조절할 수 있다는 뜻이다.
금의 경우 경제 상황에 따라 변동이 심한 만큼 엠케이전자는 이를 고객사와 협상을 통해 즉시 반영할 수 있도록 했다. 수십년 업력을 기반으로 최대한 쌀 때 금을 구입하고 비쌀 때 본딩와이어를 판매하는 시스템을 갖춰나가고 있다. 이에 금값이 오를 때마다 매출과 수익이 오르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사업 구조로 엠케이전자는 불황 때마다 호성적을 거두는 기이한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IMF 외환 위기, 리먼 사태, 코로나19 등에서 경쟁사와 달리 실적이 좋아지거나 선방한 바 있다.

한 예로 리먼 사태가 발생한 2008년 별도영업이익은 역대 최고로 남아있다. 유럽 재정위기와 부동산 침체가 겹친 2012년, 코로나19 국면에 접어든 2020년 등은 전년대비 수익성이 개선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진한 반도체 업황은 최소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반도체 제조사는 물론 소재, 장비 협력사들도 근심이 가득하다. 엠케이전자 역시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지만 금값 인상에 따라 어느 정도 상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엠케이전자 관계자는 “최근 플립칩(FC) 기판이 주목을 받고 있는데 여전히 본딩와이어 점유율이 85%에 달한다. 금값이 오를수록 회사 수익성도 괜찮아질 것”이라면서 “이전에 사둔 금을 가지고 있으니 재고자산 평가가 좋아지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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