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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부장 유망기업탐방] '반도체 와이어' 1위 엠케이전자, 배터리 소재 도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는 세계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를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만들기 위한 소재·부품·장비(소부장)는 해외의존도가 높다. 일본 수출규제는 한국 기업의 약점을 부각했다. <디지털데일리>는 소부장 육성을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지, 우리 기업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등 유망기업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반도체 산업이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수요가 급증하면서 공급난은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을 정도다. 시장이 활기를 띠자 장비, 부품 업체 등으로 낙수 효과가 확산한 상태다. 최근 주목을 받는 후공정 분야도 수혜 대상이다.

반도체 기판이 대표적이다. 글로벌 회사들이 협력사에 먼저 투자를 제안할 만큼 품귀 현상이 심각하다. 이와 관련 소재를 납품하는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본딩와이어 시장 점유율 1위인 엠케이전자는 지난해 연간 매출 9580억원을 기록하면서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올해는 1조원 클럽 가입이 기대되고 있다.

지난 19일 만난 엠케이전자 관계자는 “반도체 공급망이 원활하게 돌아가려면 최소 2024년은 돼야 한다. 중간중간 병목현상이 생기면 더 길어질 것”이라며 “본딩와이어 수요는 지속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본딩와이어는 머리카락 굵기의 10분의 1 수준으로 얇은 금속 선이다. 반도체에 전기를 공급하고 이를 지지하는 리드프레임과 칩을 연결하는 역할이다. 금, 은, 구리 등이 원재료다. 순도는 99.99~99.999% 수준이다. 둥근 돌기 형태의 솔더볼로 연결하는 볼그리드어레이(BGA)가 세력을 넓혀가고 있으나 여전히 본딩와이어 기반 리드프레임 점유율이 85% 이상이다.

엠케이전자는 현재 국내외 반도체 후공정 업체에 본딩와이어를 공급하고 있다. 경쟁사는 일본 다나카금속과 니폰금속, 독일 헤라우스 등이 있다. 엠케이전자의 경우 중국 법인을 조기에 설립하면서 경쟁사 대비 현지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했다. 선두 자리를 유지한 비결이다.

회사 관계자는 “미중 분쟁 영향으로 중국 회사들이 내재화에 나서면서 자국에 자리를 잡은 업체들과 주로 거래하려 한다. 우리는 중국에 국내와 비슷한 규모의 생산법인을 갖추고 있는 게 도움이 됐다”고 언급했다.

엠케이전자의 강점은 ‘원료 연동제’를 지속하는 점이다. 주요 재료인 금값은 경제 상황에 따라 변동이 심한데 이를 고객사와 협상을 통해 즉시 반영할 수 있도록 했다. 업황에 따라 재고량도 조절하는 등 원가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BGA 시장 확대에 따라 솔더볼 분야도 진출한 상태다. 주석을 주성분으로 하는 합금 물질로 솔더볼을 만든다. 최근에는 구리볼에 솔더를 코팅한 제품 등을 내놓으면서 시장 트렌드를 선도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솔더페이스트도 다룬다. 솔더 분말에 송진처럼 끈적한 성질을 갖는 플럭스를 혼합한 물질이다. 솔더크림이라고도 불린다. 쉽게 말해 기판에 솔더볼을 붙이는 접착체 역할이다. 기존 기판 소재 분야에서 파생한 사업이다. 후발주자지만 신규 고객사를 확보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전자방해잡음(EMI) 차폐 공정용 폴리이미드(PI) 캐리어 필름도 제품 포트폴리오에 추가했다. EMI 차폐는 전자파로 인한 칩 간섭현상을 방지하는 공정이다. 이 필름은 소모성으로 해당 공정에서 중간재 역할이다. 솔더페이스트와 같은 고객사에 공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엠케이전자는 반도체 외에 다른 분야도 준비 중이다. 차세대 배터리 소재인 실리콘 음극재 개발이 한창이다. 실리콘 음극재는 기존 흑연 음극재에 혼합해 사용한다. 함량이 높을수록 전기차 주행거리, 배터리 충전 속도 성능이 좋아진다. 현재 국내 고객사 등과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구체적인 양산 시점은 미정이지만 이르면 내년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회사 관계자는 “실리콘 음극재는 개발이 쉽지 않다. 양산성이 확보되기 전까지는 제대로 활용하기 어려운 것”이라면서 “수년째 연구를 지속하는 만큼 내년 또는 내후년에는 가시적 성과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이야기했다.

지난해에는 동부엔텍을 인수하면서 폐기물 처리업 및 환경 관리 대행업을 시작했다. 이 회사는 소각로를 운영하는데 지자체로부터 위탁받아 작업을 처리한다. 주문이 늘고 있어 소각로 증설도 계획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40년 업력이 있는 만큼 원료 시장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공급망 관리에 큰 차질이 없다. 운송비 이슈를 제외하면 예측 가능한 상황”이라며 “올해도 반도체 시장이 나쁘지 않기 때문에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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