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강소현 기자] SK텔레콤이 5G 확대와 비용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실적 개선 방정식을 터득했다. 상용화 4년차에 접어든 5G가 본격적으로 수익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그 뒤를 밀어줄 신성장동력으로 SK텔레콤은 ‘아이버스’(AI+메타버스) 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 5G 가입자 확대, 마케팅비는 축소
10일 SK텔레콤은 연결기준 2022년 1분기 매출 4조2772억원, 영업이익 4324억원 기록했다고 10일 밝혔다. 전년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3.99%, 영업이익은 15.55% 증가했다. 매출은 컨센서스(전망치) 부합, 영업이익은 상회하는 실적이다.
이 같은 호실적 배경에는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높은 5G 가입자 증대 그리고 5G 상용화 이래 마케팅비용을 가장 적게 투입한 비용 절감 효과가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 분석에 따르면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김진원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022년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당사 5G 가입자는 연말 1300만명을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며, 5G 보급률도 올해 말 전체 단말 가입자의 50%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SK텔레콤 5G 가입자는 전분기 대비 약 100만명이 순증한 1088만명으로 집계됐다.
김지형 SK텔레콤 통합마케팅전략담당은 “전체 핸드셋 가입자 중 5G 가입자 비중이 지난 분기 41.6%에서 올해 1분기 말 45.9%로 증가했고 현 추세라면 연말에는 58%까지 올라갈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5G 가입자 증가와 가입자 리텐션 강화, 엔데믹 트렌드로 인한 로밍 증가 기대감 등으로 안정적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대로 마케팅비용은 감소세가 계속될 예정이다. 김진원 CFO는 “당사는 소모적 마케팅 경쟁이 아닌 효율적 시장 운영을 지속적으로 도모하겠다”고 특별히 언급했다. 5G 상용화 초기만 해도 대대적으로 마케팅비 출혈경쟁에 나섰던 통신3사는 그러나 수익개선이 요구됨에 따라 시장안정화 기조를 이어가기로 전략적 휴전에 들어간 상태다.
다만 정치권 요구에 따라 5G 중간요금제 출시 가능성은 열어뒀다. 제20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지난해 통신3사가 출시한 46개 5G 요금제 중 15~100GB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가 하나도 없다는 점을 들어 ‘5G 요금 다양화’를 내세운 참이다. 김 CFO는 “고객 선택권 확대 측면에서 고객이 원하는 요금제를 지속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 2025년 ‘아이버스’ 매출 2조원 목표
SK텔레콤은 지난 11월 SK스퀘어와의 인적분할 이후 포트폴리오를 5대 사업군으로 재편하고 AI와 메타버스, 엔터프라이즈 등 신규 먹거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구독형 서비스와 메타버스가 포함된 아이버스(AIVERSE)는 지난해 기준 매출 2200억원을 기록했으나 SK텔레콤은 오는 2025년까지 이 매출을 2조원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김 CFO는 “구독과 메타버스 사업이 성장기 거쳐 기존 유무선 통신사업과 어깨 나란히 할 핵심 수익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SK텔레콤 구독형 서비스인 T우주 이용자는 최근 100만명을 넘었고 총상품판매액(GMV)은 1분기 기준 1300억원을 돌파했다. 이프랜드는 올 3월 기준 월간 실사용자수(MAU) 135만명을 달성했다. SK텔레콤은 T우주의 경우 상품 라인업을 강화하는 한편, 하반기 목표로 총 80여개국에 이프랜드를 출시할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개방형 콘텐츠 플랫폼과 NFT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경제시스템 구축이 예정돼 있다.
엔터프라이즈 사업도 강화한다. 데이터센터 수요 폭증에 따라 가산·식사데이터센터에 이어 수도권 중심으로 차기 데이터센터도 준비 중이다. 박종석 SK브로드밴드 CFO는 “국내 데이터센터 사업은 트래픽과 퍼블릭 클라우드 수요 증가에 따라 사업 규모와 경쟁력을 키워가는 성장전략을 갖고 있다”며 다만 “당사가 운영 중인 가산 및 분당 IDC는 부동산 담보대출로 구축해 재무부담을 해소했다”고 비용 우려를 불식했다.
◆ 전년 수준 이상 배당 정책 예고
한편, SK텔레콤의 올 1분기 배당금은 주당 830원으로 확정됐다. SK텔레콤은 중기 배당정책에 따라 상장각영업이익(EBITDA)에서 설비투자(CAPEX)를 뺀 금액의 30~40%를 배당총액으로 결정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올해도 최소 전년 수준 이상으로 배당금을 지급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김 CFO는 “EBITDA 측면에서 5G 경쟁력 기반으로 신사업의 성과를 더하고 있고 AI·디지털 중심의 유통 혁신을 꾸준히 추진하며 비용 효율화를 이뤘다”며 “설비투자는 5G 커버리지 확대와 세수투자가 여전히 필요하지만 5G 공동망 운용으로 효율적으로 집행될 것이므로 배당재원의 기준점이 되는 EBITDA-CAPEX의 성장세는 충분히 달성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