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韓 파운드리 '월 100만장' 임박…국내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활기'
디지털데일리
발행일 2021-08-30 09:28:18
- 패키징·테스트 업체, 연이어 투자…팹리스도 신제품 개발 지속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국내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시장이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역대급 실적이 증거다. 이는 반도체 조립·테스트 아웃소싱(OSAT) 분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TSMC와 UMC를 필두로 시스템반도체 생태계가 구축된 대만과 유사한 흐름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B하이텍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 키파운드리 등의 생산능력(캐파)이 월 100만장 도달을 앞두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월 65만장 내외 캐파를 보유한 것으로 파악된다. 12인치(300mm)와 8인치(200mm) 웨이퍼가 각각 35만장, 30만장 수준이다. 경기 평택 P2·P3와 미국 신규 투자가 더해지면 더욱 늘어나게 된다.
DB하이텍은 기존 월 13만장에서 연내 월 14만장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증설을 위한 부지도 갖추고 있어 향후 캐파 확대가 이뤄질 수도 있다.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는 월 9만장, 키파운드리는 월 8만2000장 정도다. 양사는 각각 생산거점 중국 이전과 시설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파운드리 몸집이 커지자 OSAT 업체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나마이크론 엘비세미콘 테스나 에이팩트 등이 연달아 투자를 결정했다. 이들 업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메모리 패키징 및 테스트를 주력으로 했다. 두 회사가 관련 분야 내재화에 나서면서 시스템반도체를 새 먹거리로 낙점했다. 시스템반도체는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여서 제조사가 도맡을 수 없는 구조다.
하나마이크론은 오는 12월30일까지 반도체 테스트 설비에 15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시스템반도체 시장 수요 대응 차원이다. 지난해 매출에서 시스템반도체는 62%를 차지했다. 기존 40~50% 수준에서 큰 폭으로 성장했다. 전력관리반도체(PMIC) 테스트와 지문인식센서(FPS) 패키징 등을 처리하고 있다.
엘비세미콘은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주력이다. 최근 공급부족으로 DDI 가격이 오르면서 수혜를 입기도 했다. 사업 포트폴리오에 CMOS 이미지센서(CIS)와 시스템온칩(SoC)을 추가했다. 이를 위해 작년 9월 580억원 규모 증설에 돌입했다. 초반 계획보다 2달 앞당긴 올해 3월 투자를 마무리했다.
테스나는 지난 11일 무선주파수(RF) 및 CIS 라인 증설을 위해 819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CIS 물량이 대거 늘면서 지난 2분기에 매출 비중이 50%를 넘어선 영향이다. 에이팩트는 시스템반도체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지난 26일 차량용 반도체 테스트 장비 등 구매를 위해 50억원을 쓰기로 했다. 자동차용 라디오 수신칩 및 마이크로컨트롤유닛(MCU) 등을 테스트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시스템반도체 분야를 키우려면 반도체 설계(팹리스) - 파운드리 – OSAT가 같이 크는 선순환 구조로 가야 한다. 우리나라는 파운드리 대비 팹리스와 OSAT 업체가 상대적으로 뒤처지는 상황”이라며 “최근 OSAT 기업 투자가 늘어난 점은 긍정적이다. 국내 팹리스 업체가 차량용 MCU 등 새로운 분야에 뛰어든 것도 희망적인 부분”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글로벌 OSAT 톱10 가운데 6곳이 대만 업체다. ▲ASE ▲SPIL ▲파워테크 ▲KYEC ▲UTAC ▲칩본드 등이다. 이들은 TSMC UMC 등 물량을 수주하면서 몸집을 키웠다. 분업화로 동반 성장한 모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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