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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BOE, 정부 보조금 빼면 빈 껍질…2분기 수익성 악화


[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중국 최대 패널업체 BOE의 올해 2분기 수익성이 대폭 악화됐다. 정부 보조금을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거의 남는 게 없는 수준이다.

업계에 따르면 BOE의 올해 2분기 매출액, 영업이익은 각각 219억위안(약 3조6000억원), 10억위안(약 1600억원)이다. 전 분기 대비 매출액은 2% 올랐으나, 영업이익은 56%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전 분기 대비 6.2%p 떨어진 4.8%를 기록하며 수익성이 대폭 하락한 모습을 보였다. 작년 1~4분기 영업이익률은 각각 13.5%, 11.2%, 10.5%, 6.4% 순이었으며 올해 1분기는 10.9%였다.

올해 2분기 정부 보조금은 영업이익과 같은 수준(10억위안)이다. 반올림 수치가 아닌 실제 금액 기준으로 영업이익에서 보조금을 빼면 약 1억위안 정도가 남는다. 정부 보조금을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거의 손익분기점(BEP) 수준이다. BOE가 정부 도움으로 유지돼왔다는 업계 관측이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보조금 제외 시 영업이익률은 4.8%에서 0.2%로 대폭 하락한다.

올해 1분기 정부 보조금(11억위안, 약 1790억원)은 영업이익(24억위안, 약 3908억원)의 절반 정도였다. 2분기 보조금은 비슷한 수준인데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 증권가에선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가격 하락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LCD 위주의 패널 사업 악화로 매출총이익률도 전 분기 대비 3.2%p 하락한 17.6%가 됐다. 작년 1~4분기 매출총이익률은 순서대로 각각 28.6%, 26.9%, 23.2%, 22.1%였으며 올해 1분기는 20.8%다. 올해 주가도 업황 악화 영향으로 반 토막이 됐다.

문제는 정부 지원금이 줄어들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 일각에서 중국 정부가 LCD 설비투자 보조금을 기존 대비 5분의 1 수준인 연간 1200억~1600억원 정도로 줄일 것이란 주장이 나오고 있다. 아예 보조금이 폐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중 무역갈등과 중국 정부의 부채 축소 정책이 근거다.

오히려 올해 들어 정부 보조금은 크게 올랐다. BOE가 수령한 정부 보조금은 작년 1억~3억위안(약 160억~490억원)수준이었으나, 올해 1분기는 11억위안(약 1790억원)으로 작년 대비 10배 정도 올랐다. 일각의 주장대로 만일 중국 정부가 지원금을 줄이게 되면 올해 갑자기 늘어난 보조금을 맛봤던 BOE로선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BOE는 중국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 아래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뤄왔다. LCD 시장에선 이미 LG디스플레이를 제치고 시장점유율 1위가 됐다. 현재도 10.5세대 LCD 및 6세대 플렉시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 총 15조원 규모 투자를 진행하는 등 ‘디스플레이 굴기’ 야욕을 거침없이 드러내고 있다.

LCD 패널 가격은 7월부터 반등하는 추세다. 중국 패널업체들이 LCD 공급 과잉을 유발하는 출혈 경쟁을 멈추고 패널을 정상 가격으로 공급했기 때문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향후 패널가격에 대해선 전망이 다소 엇갈린다. LCD 가격에 큰 영향을 받는 BOE의 향후 실적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단기적으로 올해 하반기만 보면 성수기 물량 증가로 2분기 저점을 찍고 수익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LG디스플레이는 물론, 중국 주요 패널업체들이 OLED 전환을 서두르고 있어 향후 성공적인 전환이 가능하다면 LCD 가격은 더 상승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중장기적으로 본다면 BOE는 결국 ‘탈LCD’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적 및 주가 악화로 시장 안팎에서 OLED 전환을 강하게 요구받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OLED 전환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정부 보조금 지원 축소 외, 감가상각비 증가에 따른 고정비 부담 및 수율 저하 등 문제가 겹쳐 내년 수익성이 나빠져 OLED 투자가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LCD로 성장했으나 업황 악화를 자초해 LCD 영역에 당분간 계속 머물러야 할 수 있다. LCD 시장을 떠나지 못한 채 계속 물량을 쏟아낸다면 실적은 더 악화될 뿐이다.

업계에선 BOE를 비롯한 주요 중국 패널업체들의 OLED 양산 시점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내년 말 양산하기 시작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나, 기술력이 부족해 현재로선 시점을 가늠조차 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있다. 세계 1위를 지향하는 화웨이가 낮은 품질의 BOE 제품을 최종 선택할지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관측도 있다. 전문가들은 BOE가 실제 완제품에 탑재할 OLED를 양산하기 위해선 업계 신뢰성을 쌓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신현석 기자>shs1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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