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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 가격 하락, BOE도 타격…장비 업계 고심
디지털데일리
발행일 2018-06-24 11:35:45
[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LCD(액정표시장치) 가격 하락을 부추겼던 중국 패널 업체마저 결국 LCD 시장 악화로 인해 타격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LCD로 흥한 중국 패널 업체들이 과잉 공급을 제어하지 못해 결국 스스로 악화를 자초한 셈이다.
그동안 중국 패널 업체들은 중국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을 받으며 LCD 시장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뤄왔다. 그러나 공급 과잉이 가격 하락을 부추겨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뿐 아니라 중국 패널업체까지 악영향을 받는 모양새다.
이미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업계는 LCD 시장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장비를 개발하거나 디스플레이 시장을 벗어나 다른 영역에서 신사업을 준비하기도 한다. 시장에선 국내 장비업체들이 받는 ‘중국 LCD 수혜’가 앞으로 3~5년 안에 끝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부메랑 맞은 중국 패널업체=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6월 LCD TV 패널 평균가격은 이달 초보다 3.54% 하락한 177.3달러를 기록했다. 4월과 5월에도 LCD TV 패널 가격은 각각 3.6%, 5.9% 하락했다. 다른 시장조사업체 IHS마킷도 LCD TV용 패널 가격의 하락세를 막기 어렵다는 분석을 내놨다. 위츠뷰는 TV용 패널 외 다른 LCD패널 가격도 하락세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는 중국이 LCD 영역에서 대대적인 시설투자를 진행하고 시장 장악이 본격화되면서 공급 과잉 현상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문제는 LCD 패널 가격의 하락세가 시장 예상보다 더 빨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패널 수요자들이 패널 가격의 하락을 예견해 구매를 미뤄 수요와 공급 간 틈새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이 상황에서 LCD 가격 하락의 가장 큰 원인 제공자였던 중국 패널 업체들도 타격을 받고 있다. BOE는 올해 중국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올해 3월 6위안(RMB)대였던 BOE 주가는 이후 계속 하락해 3위안대로 떨어졌다. 지난 22일 종가는 3.46위안이다. 올해 3월 대비 40%가량 하락한 것이다.
BOE는 상하이와 선전에 상장된 50개 대기업 중 최근 가장 눈에 띄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공급과잉으로 인한 LCD 가격 하락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으며 주가 하락이 계속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함께 나오고 있다.
BOE, CSOT, 티안마 등 중국 패널 업체는 지금까지 주로 LCD 제품 공급을 통해 성장해왔다. LCD 기술력 자체가 한국보다 뛰어난 수준이라고 보긴 어려우나 중국 정부의 도움으로 출하량 면에서 세계적 수준으로 올라선 것이다.
중국 패널 업체는 꾸준히 OLED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LCD보다 수준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므로 OLED에서는 한국을 쉽게 추격하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LCD 시장 악화가 당분간 BOE 등 중국 패널 업체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LCD를 기반으로 성장해왔으나 스스로 악화를 부추겨 시장과 함께 동반 하락하는 모양새다.
LG디스플레이도 LCD 시장 악화로 최근 주가 하락이 계속되고 있으나 OLED에 지속적인 투자를 단행해왔으며 기술력 면에서 중국 패널 업체들에 비할 바가 아니란 점에서 반등 기대감이 여전히 존재한다. 현재 중국 패널 업체의 OLED 기술력은 한국보다 대략 3~5년 정도 차이가 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LCD 시장 악화가 중국 패널 업체에 더 치명적일 수 있는 이유다.
◆디스플레이 업체 ‘LCD 벗어던지기’ 가속화=LCD 장비 업체들의 ‘LCD 시장 탈출’ 경향도 짙어지고 있다.
리드(대표 구명준)는 최근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테스트·양산장비 업체 아이솔루션과 게임 개발업체 아이피넛게임즈를 인수하며 신규 사업폭을 넓히고 있다. 올해 구명준 대표가 실권을 잡으면서 LCD 인라인시스템, TCU(Thermal Control Unit) 등 주로 LCD 장비 위주였던 사업 전략을 탈피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미 2007년 LCD 공급 과잉으로 실적 하락을 겪은 바 있는 인베니아(대표 정호영)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LCD 업황 변화에 대처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LCD에서 OLED 장비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해왔으며 대표 제품인 건식식각장비(Dry Etcher)의 경쟁력 강화와 신규사업 진출 및 신규 고객사 확보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탑엔지니어링(대표 김원남, 류도현)은 기존 LCD 장비 위주 사업을 벗어나 최근 OLED 장비를 개발하고 자동차 전자장치(전장)용 장비 사업에 진출하는 등 신규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디스펜서(액정분사장치), GCS, 어레이 테스터(Array Tester) 등 LCD 공정장비에 주력해왔던 모습을 벗어나 사업을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이다.
이 외, 쎄미시스코(대표 이순종), 베셀(대표 서기만)도 각각 초소형 전기자동차 사업, 경항공기 사업을 추진하며 시장 변화에 적극 대처하고 있다.
<신현석 기자>shs1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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