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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E, 중국 OLED 투자 선도…원동력은 삼성D 출신 인력?


[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중국의 디스플레이 굴기가 한국을 위협하고 있다. 관건은 BOE, CSOT(차이나스타) 등 중국 패널업체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지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내에서 BOE와 다른 패널업체 간 OLED 투자 속도가 차이 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일각에선 기술력 격차가 꽤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BOE는 애초 삼성디스플레이를 벤치마킹해 삼성 인력 영입을 적극 추진했으나 차이나스타, 티안마 등 나머지 중국 패널업체는 대체로 LG디스플레이 출신 위주로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선 투자 초기 삼성디스플레이 출신을 영입했던 BOE가 다른 중국 패널업체보다 OLED 기술력에서 앞서게 됐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대형 패널에 특화됐지만,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 제조 영역에서 최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업체 관계자는 “BOE는 2016년부터 OLED 전공정, 후공정 모두 삼성 밸류체인 업체를 쓰려고 했으나 삼성 협력사들이 삼성과의 계약 문제가 있어 초반 세팅이 순탄하지 못했다”라며 “그러나 2016년 하반기부터 많이 개선돼왔다. 현재는 BOE 외 다른 중국 패널업체 사이에서도 삼성 밸류체인을 따라가는 등 삼성을 벤치마킹하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BOE는 현재 플렉시블 OLED 공장인 B7을 가동하며 수율 개선 단계를 밟고 있다. 이 외 B11, B12, B13 등 OLED 라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B12까지는 거의 90% 이상 펀딩을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티안마, 차이나스타 등 다른 중국 패널업체는 OLED 영역에서 BOE보다 투자 속도가 느린 것으로 전해진다. 투자 자금 유치도 BOE보다 원활하지 못하다는 후문이다.

장비업체 관계자는 “BOE는 8조 원 짜리 플렉시블 OLED 공장을 5개 짓는다고 밝혔으나 티안마, 차이나스타, 비전옥스(GVO) 등 다른 중국 업체는 OLED 공장 계획이 1~2개 정도다. 이마저도 리지드와 플렉시블 OLED를 병행하고 있다”라며 “이 업체들은 BOE만큼 펀딩이 안 되고 있다. BOE가 중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받는 국영 업체인 데 반해 차이나스타, 티안마 등 나머지 업체는 공기업이라기보다는 민간기업에 가깝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중국 내에는 군소업체까지 합하면 대략 10여 개 이상의 패널업체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BOE, 차이나스타 등 대형 업체 외 작은 패널업체는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한 디스플레이 장비업체의 대표는 “향후 중국 패널업체들이 큰 규모의 투자를 진행해 그쪽으로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도 “다만 탑클래스 업체 위주로 장비를 공급하려고 한다. 탑티어 말고는 실제적으로는 사업을 하다가 중단되는 경우가 많고 이에 따라 자금 회수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선 BOE, 차이나스타, 티안마, 비전옥스 등 주요 패널업체 외 다른 군소 업체는 서로 통폐합되거나 큰 곳으로 인수합병(M&A)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 관건은 수율과 품질 = 지난 2003년 현대전자의 LCD(액정표시장치) 부문인 하이디스를 인수한 BOE는 LCD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다. 그러나 올해 들어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는 등 LCD 업황 악화 영향을 그대로 받았다. OLED 전환 요구가 회사 안팎에서 더 거세지는 형세인 가운데 BOE가 얼마나 성공적으로 OLED 양산에 성공할지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문제는 수율 및 품질이다. BOE가 LCD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대규모 내수시장에서 샤오미, 화웨이, 오포,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LCD를 다량으로 사들였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의 보조금과 더불어 LCD 출하량을 급격히 늘릴 수 있었던 이유다.

다만 OLED 분야에선 아직 BOE가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많다. OLED는 LCD와는 달리 더 수준 높은 기술력이 요구된다. 업계에 따르면 BOE의 LCD 수율은 상당부분 개선됐지만 OLED 분야에선 여전히 낮은 수율·품질 문제로 고전하고 있다. 또 세계적 스마트폰 제조사로 성장한 중국의 화웨이, 샤오미 등 회사들도 LCD때완 달리 더 높은 품질 수준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화웨이의 하반기 출시 스마트폰 모델에 BOE의 OLED가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이라면 수율 문제를 떠나 안정적인 OLED 양산 체계를 갖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외신을 통해 BOE가 애플에 OLED 패널 공급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일각에선 BOE OLED 수율이 상당한 수준까지 올랐다는 말도 들린다. 다만 한국과 중국의 수율 기준이 달라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신현석 기자>shs1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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