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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ICT 전문가없는 국회, 아쉽다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4.13 총선이 막을 내렸다. 예상치 못한 선거 결과로 여전히 시끌시끌한 가운데, 20대 국회에서 활동하게 될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들의 활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배출된 ICT 업계 대표 인물로 송희경 전 KT 전무와 게임업체 웹젠의 김병관 이사회 의장을 꼽을 수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새누리당 비례대표 8번으로 당선된 김성태 전 한국정보화진흥원(NIA) 원장 등도 IT 출신 전문가다.

그러나 더민주당이 야심차게 영입한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와 부산 해운대구 갑에 출마한 유영민 전 포스코경영연구소 사장‧LG CNS 부사장 등 IT기업인을 비롯해 KT 출신의 권은희 의원이나 한글과컴퓨터, 네티앙 대표를 역임한 전하진 의원 등은 모두 패배하며 국회 입성에 실패했다. 사실상 위에 언급된 4명이 300명의 국회위원 가운데 ICT 업계 대표하는 거의 유일한 인물이다.

이제 IT는 모든 비즈니스의 기본이 된지 오래다. IT 없이 비즈니스 자체가 불가능한 시대다. 특히 최근에는 모바일의 발전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없애는 이른바 O2O 스타트업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롭게 생겨난다. 그런데 이는 기존 전통산업과 충돌되면서, 새로운 규제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문제는 이를 이해하는 국회의원들이 부족하거나 혹은 기존 산업을 지키기 위한 규제들이 새롭게 만들어지면서 이러한 스타트업들이 성장하지 못하도록 만든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1월 온라인상을 뜨겁게 달구었던 ‘헤이딜러’ 사태다. 헤이딜러는 온라인 중고차 경매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헤이딜러는 설립된지 1년 만에 O2O 분야의 대표 기업으로 떠올랐지만,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자동차 관리법 개정안 때문에 폐업 위기를 맞았다.

이 법은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것으로, 온라인 중고차 경매사업자도 오프라인 사업자와 동일하게 3300㎡ 이상의 주차장과 200㎡ 이상의 경매실 등을 갖추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법안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상에서 거센 비난을 받았으며, 여론이 확산되자 국토교통부는 온라인 매매 관련 규제 해소하고 기존 오프라인 사업자들과 합의 마련을 위한 협의회를 구성하기로 하면서 일단락됐다.

그런데 잘 생각해 보면, 오프라인 자동차 경매장이 많은 김성태 의원의 지역구인 강서 을의 특성상 김 의원은 이 지역을 대변하는 본인의 역할에 충실했을 뿐이다.

만약 헤이딜러의 사업 모델을 잘 이해하는 IT전문가가 국회에 있었으면 어땠을까. 아마도 상황은 많이 달려졌을 것이다.

국회에 ICT 산업을 잘 이해하고 대변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IT 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불필요한 규제가 철폐되거나, IT인을 위한 새로운 정책을 만들어낼 수 있다. 자동차 관리법 개정안 같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저해하는 법이 발의됐을 때도 헤이딜러와 같은 스타트업 편에 서서 의견을 조율해 줄 수 도 있다.

법조계나 의료계 등이 대한민국에서 큰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은 이들을 대변해 줄 사람이 국회에 많기 때문이다. 업계 종사자수로만 따지자면 IT 업계 종사자가 법조계나 의료계에 비해 훨씬 많을텐데 말이다. 그런 점에서 ICT 전문가들이 지난 총선 때와 비교해서도 많지 않은 이번 총선은 짙은 아쉬움이 남는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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