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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틈새 찾아야 하는 삼성 청소기 사업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삼성전자가 전 세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내놓은 진공청소기 ‘모션싱크’가 선보인지 1년이 훌쩍 넘었다. 이 기간 동안 모션싱크는 국내는 물론 유럽과 북미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물론 시장 공략의 활발함이 얼마나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질지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지만 말이다.

삼성전자가 진공청소기에 적지 않은 투자를 감행한 이유는 생활가전 시장에서 그나마 수익률을 기대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대형 백색가전에서 강한 모습을 보인 삼성전자는 상대적으로 소형 백색가전의 경우 라인업이 없거나 부실하다. 갑자기 커피메이커나 블렌더 등을 출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진공청소기 시장 자체는 상당히 매력적이다. 생활가전 사업이 예전만 못하다지만 진공청소기의 경우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하는 업체가 여럿 있다.

다만 현재 삼성전자가 가지고 있는 진공청소기 라인업은 핵심부품인 ‘인터버 모터(SRM)’의 역량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인버터 모터가 내장된 모션싱크는 전체 모델 가운데 일부지만 삼성전자는 이 제품을 선보이면서 무상보증 5년에 모터는 10년 애프터서비스(A/S)를 제공한다.

인버터 모터는 삼성전기와 협력으로 개발한 부품이다. 지난 2011년부터 수원사업장에서 연구개발(R&D)에 착실히 몰두한 결과물이며 250, 400, 500, 700, 750와트(W) 등이 개발됐다. 이 가운데 700W는 배터리가 내장된 ‘모션싱크 코드프리’에 적용됐고 일반 모션싱크는 750W가 들어간다. 500W의 경우 아직까지 대량생산에 들어가지 못했다.

주목한 부분은 250W 인버터 모터다. 크기와 전력소비량 등이 코드프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핸디형 진공청소기에 적용하기에 적합하다는 의미다. 성능과 안정성 등은 이미 검증됐다. 삼성전기는 250W 인버터 모터를 이미 일본 샤프전자 핸디형 진공청소기에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사로 눈을 둘러봐도 다이슨을 비롯해 일렉트로룩스와 같이 진공청소기 시장을 이끌고 있는 업체가 모두 핸디형 진공청소기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일부 핸디형 진공청소기가 있으나 모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으로 받아왔고 그나마도 10만원 미만의 저가형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직까지 삼성전자는 250W 인버터 모터를 삼성전기를 통해 공급받지 않고 있다. 내부적으로 핸디형 모델에 대한 사업 검토가 이뤄졌으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인버터 모터를 두고 삼성전자와 삼성전기 사이의 협업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예컨대 진공청소기를 제외한 세탁기나 로봇청소기 등에 들어가는 인버터 모터는 삼성전자 자체적으로 개발해 생산하고 있어서다.

좋은 재료가 있는데 요리를 만들지 않을 이유는 없다. 더구나 핸디형 진공청소기는 배터리 기술이 무척 중요한데 삼성전자는 삼성SDI를 통해 이런 문제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LG전자가 무선 진공청소기를 내놓으면서 LG이노텍, LG화학 등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를 강조한 것도 이런 배경이 깔려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 진공청소기 분야에 있어서 트렌드를 주도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뭐든 시장 선점을 우선하는 것이 중요해서다. 향후 진공청소기 카테고리에서 신제품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면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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