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시장에도 한파가 불고 있다. 스타트업 성장에 한 축을 담당했던 투자자들 역시 신생 스타트업 투자를 꺼리면서 국내보다는 해외로 눈을 돌리는 신설법인도 부지기수다. 중소벤처기업부와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일반법인 벤처투자액은 약 2조3152억원으로 전년(2023년) 대비 약 4000억원 가량 감소했다. 투자 활황기였던 2021년 이후인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3년 간 투자액은 매년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10년 간 스타트업 성장을 지원해온 네이버 D2SF는 이런 스타트업 생태계가 직면한 위기에 대해 '한국 자본시장의 성숙기'로 진단했다. 기술 경쟁 시대와 맞물려 테크 부분에 투자가 몰리는 현상이 최적화되고 자정작용을 거치는 과정이 스타트업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13일 '네이버 D2SF 10주년 라운드 테이블' 현장에서 양상환 네이버 D2SF 센터장은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현황과 전망에 대해 "사실 분위기가 좋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는 건 확실한 것 같다"며 "많은 분들이 실리콘밸리 등 북미 쪽으로 이동하시거나 관심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인 데 한편으론 스타트업이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성장하는 존재인 것처럼 저는 산업 및 자본 생태계도 똑같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다음은 양상환 네이버 D2SF 센터장, 양수영 테크타카 대표, 최별이 무빈 대표와의 일문일답.
Q. 국내 투자 시장이 좀 위축되면서 스타트업 생태계도 좀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는 것 같은데 스타트업이나 투자사들이 이제 한국 시장을 엑소더스 하는 현상도 좀 나오고 있다. 스타트업 생태계 현황과 앞으로의 전망을 어떻게 보나.
A. 양상환 센터장: 한국 시장은 B2C와 플랫폼 사업 관점에서 유니콘을 배출해 본 경험이 있지만 이게 지금 테크로 바뀌었다. B2C와 플랫폼의 시대에서 기술 경쟁 시대로 바뀌면서 기술 투자의 중심이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되고 자본도 그 쪽으로 쏠리게 되는데 문제는 여기서 기업들을 충분한 크기로 성장시켜 본 경험 자체가 스타트업 창업자도 없고 자본시장도 없다. 규제를 만드는 정치권도 없다.
그 상황에서 우리가 자본만 열심히 투여를 했던 거다. 어떻게 보면 그렇기 때문에 그 시장에 소모할 수 있는 자본의 양이 얼마나 많고 크냐에 대한 것들을 테스트해 보기 전에 자본이 넘쳐서 홍수가 만들어졌던 상황이다. 그렇게 되면 그 넘친 자본에 대해서는 회수할 수 없기 때문에 손해라고 인식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환경을 바꿔야 된다는 식의 고민을 한다.
결과 중에 하나가 해외 시장으로 진출하는 것인데, 이것은 한국 자본시장이 성숙해지고 학습하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최적화되고 곧 자정적인 효과를 발휘하면서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퓨리오사AI' 같은 케이스처럼 한국의 자본시장이 팀을 키울 수 있는 어떤 한계치는 존재하지만 그것을 벗어났을 때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더 큰 연로 탱크를 채울 환경으로 보내줄 수 있을 것인가가 중요하다. 또한 그 연결고리를 어떻게 만들 것이냐가 우리가 고민해야 될 부분인 것 같다. 그렇게 성장한 기업들이 해외에서 잘 하고 있을 때 이를 한국 생태계의 경쟁력에 환원시킬 수 있을 지에 대한 고민도 저희가 풀어야 될 숙제인 것 같다.
Q. '테크타카'와 '무빈'이 생각하는 네이버 D2SF만의 장점이 있다면.
A. 양수영 테크타카 대표: 첫 번째로는 일단 투자해 주셨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 있다. 또한 네이버 사업부와도 많이 연결해 주신다. 다양한 네이버의 사업부와 미팅을 했었고 지금은 쇼핑 부분과 긴밀하게 협업하고 있다. 저희의 초기 성장부터 중장기적으로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저희는 사업부 뿐만 아니라 네이버 내 포트폴리오 기업도 매달 만나다 보니 자연스럽게 저희의 고객이 되기도 한다. 어려움을 듣고 피드백을 주는 경우도 많다. 이 외에도 네이버라는 브랜드 자체가 투자 받을 때 저희에게 큰 도움이 된다는 것도 체감하고 있다.
A. 양상환 센터장: 테크타카는 저희가 더 큰 도움을 받고 있다. 네이버는 '당일 배송'이 너무나 중요한 미션이다. 네이버풀필먼트얼라이언스 9개사 중 5곳이 당일 배송을 위한 파트너로 선정됐는데 스타트업에선 테크타카가 있다. '도착 보장'은 당일날 도착을 하는 게 중요한 것도 있긴 하지만 그걸 하기 위해선 해당 날짜에 출고를 해야 한다. 당일 출고하려면 어디에 무슨 재고가 얼마만큼 남아 있는 지를 실시간으로 받아야 하고 그것으로 오더를 해서 내보내야 한다. 테크타카는 당일 출고율이 거의 100%인 데 그렇게 높은 당일 출고를 기록한 파트너사가 없다. 그래서 오히려 네이버가 엄청난 물동량을 당일 배송으로 소화를 하면서 테크타카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고 생각하며 감사드리고 싶은 입장이다.
A. 최별이 무빈 대표: 무빈은 캠퍼스 창업 공모전부터 네이버와 같이 커 왔고 창업한 지는 1년 반 정도된 따끈따끈한 기업이다. 저희 같은 경우는 카이스트 박사 창업인 데, 학생으로서 사회에 나가 창업하기엔 어려운 요소가 많았다. 그런데 네이버 D2SF의 투자를 받고 많은 게 쉬워졌다. 무빈을 남들에게 소개하기에도 편했다. 특히 기술과 비즈니스적인 포인트에 대해 초기 창업 기업들이 많은 질문을 받고 리스키(위험)한 문제점이 많을 것 같다고 표현되기도 하는데 그 두 가지를 네이버 D2SF의 최초 투자를 받은 것만으로 증명한 느낌이다.
카이스트에서 공부를 했을 때에도 네이버라는 기업은 많은 협력을 하고 있는 기업으로 알고 있었다. 다른 학생들에게도 기술적으로 관심을 많이 받는 기업이었는데 네이버 D2SF로부터 투자를 받았다는 게 기술적으로 증명이 됐다는 하나의 증거라고 할 수 있었다. 초기 스타트업이 네이버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서비스와 연계해서 비즈니스적으로도 풀거리가 많이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도 하나의 반증이다. 그래서 저희 같은 초기 스타트업에게 네이버 D2SF의 투자는 굉장히 많은 부분을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자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었던 부분인 것 같다.
Q. 네이버 D2SF만의 투자 프로세스와 제안 후 소요기간은 얼마나 걸리는 지 궁금하다
A. 양상환 센터장: 투자 프로세스의 경우 보통 한 달 이내에 투자를 결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리고 두 번 정도 미팅을 해 보고 결론을 내리는 것 같다. 첫 번째 미팅은 D2SF가 하고 다음 미팅의 경우 네이버 멤버 한 분과 같이 리뷰한 이후 D2SF에서 결정을 내리는 방식이다. 저희는 보통 '인베스트먼트 커뮤니티'라고 부르는 투심위(투자심의위원회)가 없다. 이렇게 말씀을 드리지 않으면 저희가 스타트업과 속도를 맞출 수 없기 때문이다.
투자에서의 중요한 기준은 네이버와 생생했을 때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지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저희가 10년 동안 활성화했는데 투자를 115개팀 밖에 안 했어라는 질문을 할 수도 있다. 초기 투자를 하는데 왜 그렇게 적냐고 물을 수 있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좋은 팀'이라고 무조건 투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앵글에 들어오지 않으면 투자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Q. 그로스 프로젝트를 위해 실리콘밸리에 거점을 마련했는데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어떻게 돕는 것인가.
A. 양상환 센터장: 그로스 프로젝트는 D2SF가 하는 것과는 결이 조금 다른 형태의 프로젝트이긴 하다. 일단 D2SF US는 실리콘밸리 팔로알토 근처에 베이스를 마련해서 활동하고 있다. 채용도 열심히 하고 있지만 아직까진 오픈한 지 반년 정도 된 상태이기 때문에 적극적인 활동이나 행사를 한다고 보긴 어렵다. 네이버가 가지고 있는 글로벌 진출 경험 등을 어떻게 하면 잘 녹여낼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디자인하는 단계다. 이런 부분들이 그로스 프로젝트로 자연스럽게 연계되면서 더 큰 자본으로 도달할 수 있는 파이프라인을 만드는 부분도 집중하고 있다.
Q. 요즘 스타트업 생태계가 너무 어렵다는데 실제 현장에선 어떤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지 궁금하다. 글로벌 무대에 진출하는 스타트업도 많은데 준비 중인 계획이 있나.
A. 양수영 테크타카 대표: 저희는 일단 창업한 지 5년 됐는데 많이 달라진 것 같다. 지금은 옥석이 가려지고 있는 시장인 것 같은데, 경쟁사들 중에서도 힘들어 하시는 곳도 늘었고 저희 쪽으로 자연스럽게 유입되는 물량도 보인다. 다 보니 제가 봤을 땐 때는 되게 좋은 시장에 왔었다가 그때 자금이 많이 풀렸는데 그 이후에 조금씩 더 옥석이 가려지고 증가세가 좀 더 보이는 스타트업에 몰리는 현상이 보인다고 느껴지면서도 시장이 좋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저희도 펀딩을 지속적으로 알아보고 있지만 여전히 2021년 때만큼의 펀딩은 어렵지 않나라는 게 느껴진다.
사실 글로벌 진출도 그렇게 녹록하진 않다. 법인만 설립한다고 되는 건 아니다. 운 좋게 지금 방향을 틀게 된 부분이 있는데 K-뷰티 등 한국 물품이 유명세가 있을 때 이를 해외에 판매하는 고객들이 많다. 그 고객들과 함께 해외 시장에 진출을 하고 있다. 북미와 일본 쪽에 집중해서 진출했고 성장을 하기 위해 투자도 하고 있다.
A. 최별이 무빈 대표: 저는 스타트업의 호황기가 도래한 시기에 학교에서 공부를 했다. 대학원생이었다보니 호황기를 경험해 보진 못했다. 그래서 제가 스타트업을 시작하던 시기에 어렵고 힘든 시기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근데 저는 사실 항상 어려운 것 같다. 처음이기 때문에 어렵다고만 생각을 했지 그 어려움을 실제로 많이 느꼈다고 보진 않는다.
저희 팀은 지금도 항상 재미있게 세상에 없었던 새로운 제품을 만들고 있다. 그렇게 없었던 시장을 개척하는 게 여전히 재미있기 때문에 어려운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서 기술과 새로운 아이디어, 그리고 네이버 D2SF 같이 도와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큰 문제없이 열심히 잘 해 나아가고 있는 것 같다.
무빈은 모션 캡처 기술을 만드는 데 3D 콘텐츠로 사람의 움직임을 표현하는 데 필요한 가장 핵심적인 요소 기술이다. 그렇다 보니 내수 시장보다는 북미나 일본 시장이 저희의 핵심 타깃이 몰린 지역이다. 저희는 처음부터 북미 진출을 목표로 회사를 설립했고 제품의 마케팅이나 론칭도 한국보다는 미국에서 먼저 진행을 해오고 있다. 작년 11월 미국에서 제품 론칭을 시작한 데 이어 글로벌 시장에서 저희 모션 캡처 제품을 더 많이 찾아주신다. 올해 2월에 네이버 D2SF를 포함해 프리 A 라운드 투자를 받았다. 그래서 그것으로 또 하나의 힘을 얻어 올해는 본격적으로 미국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다가오는 핫썸머 기간에 대대적인 글로벌 프로모션을 진행하려 한다. 모션 캡처 기술이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는 크리에이터들이 몰려 있는 플랫폼이 중요하다. 글로벌 플랫폼사와 파트너를 맺어서 대대적인 파트너십 프로모션을 준비 중에 있으니 많이 지켜봐 주시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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