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 피해 판매자 및 소비자가 모인 검은우산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17일 금융감독원에 신속한 피해 구제를 촉구했다.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 구속수사 촉구를 위한 진정서도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접수할 계획이다.
신정권 검은우산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금융감독원 앞에서 진행된 검은우산 비대위 6차 집회를 통해, 지난 10일 구영배 대표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상황에 대한 구속 영장 재청구를 강력히 주장했다. 이날 6차 집회에는 약 50여명의 큐텐 계열사 플랫폼에서 피해를 입은 이들이 참석해 검은우산을 들었다.
신 비대위원장은 “피해자들은 이번 판결을 통해, 여전히 법 앞에서 힘없는 국민일 뿐임을 다시금 절감하며, 분노와 절망을 안고 거리로 또 다시 나섰다”며 “구영배 대표는 금번 사태의 총괄 책임자로서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으며, 피해자로 구성된 검은우산 비대위와 전혀 소통한 적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구 대표가) 사재를 털어서 현 상황을 타개하겠다고 공언했으나, 사재는커녕 피해 구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KCCW 법인 설립에만 자금을 사용하는 등 여전히 피해자들과 국민을 기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호소했다.
비대위는 금융감독원의 부실한 관리로 인해 이번 티메프 사태가 발생했고, 이는 명백히 감독 기관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금융감독원은 수많은 경고 신호와 의심스러운 정황을 방치했으며, 티메프와 큐텐그룹의 조직적인 불법 행위에 대해 제대로 감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신 비대위원장은 “금융감독원의 역할은 금융 시장의 공정성을 유지하고, 불법 행위를 감시하며 예방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이번 사태는 그들의 관리 부실과 감독 실패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으며, 그 책임은 결코 가벼울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감원은 더 이상 자신들의 잘못을 은폐하고 방관하는 태도를 취하지 말고, 피해자들과 국민 앞에 구영배의 구속수사와 관련된 증거를 제출해야 한다”며 “또한 금감원은 피해자들을 위한 실질적인 구제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는데, 이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비대위는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결제대행사로서 소비자의 거래와 관련된 모든 책임을 져야 하며, 그들이 제공한 결제 서비스로 인해 발생한 문제에 대해서도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된다는 의미에서다.
비대위는 “더 이상 PG사들의 책임 회피를 용인해서는 안 되며, 모든 상품에 대해 차별 없이 신속한 환불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일반 상품과 여행상품, 상품권을 동일하게 취급하고, 피해자들이 적절한 보상을 받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금감원이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앞서 지난 10일 서울중앙지법 신영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횡령·배임 등 혐의를 받는 구 대표와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펼친 뒤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당초 검찰은 구 대표 등의 신병을 확보한 뒤 큐텐그룹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를 지속할 예정이었지만, 구속영장이 기각됨에 따라 수사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검찰은 보강수사 후 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이날 검은우산 비대위는 검찰의 꼼꼼하고 철저한 수사와 범죄 사실에 대한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비대위는 “구속영장의 기각일 뿐 범죄 사실이 없어진 것은 아니”라며 “여전히 구 대표는 거짓으로 피해자들을 우롱하고 있으며, 의혹이 가득한 행보만 보일 뿐 사태 수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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