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네이버가 지난해 연 매출 8조원대를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영업이익이 2018년 이후 처음으로 뒷걸음질 치면서 긴축 경영 수순을 밟게 됐다. 임직원 성과급을 축소한 배경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글로벌 빅테크와 생산성 지표를 비교하자, 내부 불만이 가중됐다. 이에 네이버 경영진이 공식 사과했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사진>는 7일 임직원에게 발송한 입장문을 통해 “생방송이라는 경직된 환경과 매번 준비된 대본 없이 장표들을 바로 설명드리는 포맷에서 저의 의도와는 다르게 전달한 메시지가 많았다”며 “팀 네이버 여러분 마음에 상처받으신 것을 되돌리기는 어렵지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최수연 대표와 김남선 CFO는 지난주 2022년 4분기 및 연간 실적발표 이후 진행된 사내 온라인 간담회 ‘컴패니언데이’에서 지난해 성과와 관련 보상재원에 대해 안내한 바 있다. 당시 김 CFO는 구글과 네이버 생산성 지표를 비교하며 네이버 직원 1인당 순이익이 낮다고 언급, 이를 통한 위기의식을 강조했는데, 해당 발언이 직원들 사이에서 불만을 샀다.
김 CFO는 “인당 생산성은 재무 이론과 실무에서 주주 또는 경영진이 기업 건강 척도를 비교하는 지표”라며 “(이것이) 네이버 구성원 한 사람의 가치나 역량을 의미한 것은 결코 아니다. 무엇보다 그 지표는 네이버 경영진 책임이지, 네이버 직원 잘못이나 책임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성과급 축소 배경에 대해선 “네이버 전체의 장기적 지속성과 존립을 위한 전략적인 판단이었다”면서도 “네이버 직원들께 충분한 연말 성과급을 드리지 못한 무한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경영진의 신중하지 못한 사업 계획과 부족했던 수익 창출 역량에서 비롯한 잘못을 반성한다”고 거듭 사과했다.
그러면서 “경영진인 저희가 네이버를 해외 유명 회사들과 자주 비교하는 이유는 네이버가 그만큼 잠재력있고 대한민국 산업사에서 너무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네이버는 직원들의 앞서가는 기술력과 선도적인 서비스로 대한민국 최고 기업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상징하는 아주 특별한 곳”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 CFO는 이날 입장문에서 2008~2009년 금융 위기 때 뉴욕 월가에서 근무하면서 매주 감원 통보로 공포를 겪었던 경험을 전하며 해외 빅테크와 달리 네이버는 감원 계획이 없다는 입장도 한 번 더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