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국민의힘과 정부(당·정)가 카카오·네이버와 같은 부가통신서비스사업자도 통신3사 같은 기간통신사업자처럼 데이터 이중화를 조치할 수 있도록 입법을 추진한다. 또, 당·정은 카카오 서비스 먹통에 피해를 입은 국민들을 구제하는 방안 마련에 힘써달라고 촉구했다.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 관련 당·정 협의회’에서 국민의힘과 정부가 부가통신사업자의 데이터 보호조치 의무 강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날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카카오 책임도 책임이지만, 이를 제대로 감독하지 못한 정부 당국과 입법적 뒷받침을 하지 못한 국회에도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다”며, 이번 카카오 먹통 사태를 계기로 철저한 사후 조치를 당부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행정안전부와 방통위(방송통신위원회), 소방당국 등 관계기관과 장관이 지휘하는 재난대책본부를 구성해 복구 지원 재난문자를 통한 이용자 고지 원인 분석 등 총력 대응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제도 개선을 위한 국회에서의 관련법 개정 논의에도 적극 참여할 방침이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과기정통부는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한 원인 분석 및 중요 부가통신서비스 관련 시설에 대한 점검 관리체계를 보완하는 등 필요한 제도적 기술적 방안들을 마련하겠다”며 “관련 사업자들이 이용자 피해에 대해 소홀함이 없도록 방통위(방송통신위원회)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약 1시간30분 간의 협의회를 마친 뒤 정부 당국과 협의한 내용을 3가지 주제로 요약했다. 첫 번째는 리튬 배터리에 의한 에너지 저장 장치에서 발생한 화재 원인이다.
성 정책위의장은 “오늘 소방방재청이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했다”며 “급속도로 발전한 에너지 저장장치, 시설물, 충전시설 등 여러 가지 소방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리튬배터리에 대한 전원장치에 화재가 날 때, 물에 배터리를 담그는 것 이외에는 다른 화재 진압하는 방법이 없는 게 현재까지 사실”이라며 “배터리에 대한 건물의 설계도 종합적으로 검토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로는 카카오 등 부가통신사업자에 대해 이중화를 조치시켜야 한다는 이야기가 오갔다. 성 정책위의장은 “국민생활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이 부가통신사업자들에 대해서도 이중화를 서두르도록 국회에서는 입법적으로 지원을 하겠지만, 정부에서도 입법 전에 현장 점검을 하고, 또 이중화가 안돼 있는 곳은 행정권고를 통해서 이중화할 수 있도록 조치를 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당정은 카카오 측에 피해 구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요청했다. 정확한 피해 파악을 위해, 카카오 측이 피해창구 접수를 빨리 열고 충분한 인원을 배치해 국민이 겪은 피해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성 정책위의장은 “피해 부분에 대해서는 민간기업이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저희가 법적으로 (적극적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며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 카카오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피해 구제, 지원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방송통신위원회에 온라인 피해 365센터가 있는데, 이를 통해서도 피해에 대해서 저희가 접수를 받으면서 국민이 피해를 본 부분이 있으면 정부에서도 나서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카카오 각 서비스별로 이용약관을 분석하고, 이 기회에 제도적 정비를 할 수 있는 것이 있으면 저희가 찾아가 이에 대한 제도적 정비도 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협의회에는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을 비롯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채익 위원장(국민의힘)과 이만희 의원(국민의힘) 등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방문규 국무조정실장, 안형환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 이흥교 소방청장 등이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