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오병훈 기자] 다수 택시노조와 오세훈 서울시장, 원희룡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 장관이 한 목소리로 ‘택시기사 손실보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카카오T 택시 호출 서비스 중단으로 영업에 차질을 빚은 택시기사에게 적절한 보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타입3 플랫폼 운송사업 경우 직접 계약 관계가 아니며, 대체 앱을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보상받기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18일 4개 택시노조는 기자회견을 열고 카카오 먹통 사태로 인한 택시기사 손실에 대해 보상하라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공동성명에는 한국노총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민주노총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법인택시 노조)가 참여했다.
4개 단체는 “카카오 서비스 장애로 사회적 혼란이 발생했을 뿐 아니라 택시호출 또한 먹통이 돼 택시를 이용하는 시민 불편과 함께 택시업계 영업 손실이 발생했다”라며 “이번 택시호출 먹통 사태는 기업이윤 추구에만 매몰돼 사회적 책임을 방기한 카카오 행태를 볼 때 예견돼 있었다. 사과하고 손실을 배상해야 하며, 그냥 넘어가려 한다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손해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고 비판했다.
지난 15일 발생한 카카오 먹통 사태 당시 카카오모빌리티가 운영하는 ▲카카오T ▲카카오내비 ▲카카오버스 ▲카카오T택시(기사전용 앱) 서비스도 중단된 바 있다. 이에 따라 택시기사들 영업에 차질이 생겼으며 이에 대한 손실을 보상하라는 것이 4개 단체 측 주장이다.
정부 주요 인사도 택시단체 손을 들었다. 원 장관은 개인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국토교통부는 신속하고, 적절하고, 투명한 피해보상이 이뤄지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며 “카카오는 무한책임을 진다는 자세로 신속한 피해보상에 나서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오세훈 시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카카오 먹통 사태로 피해를 본 택시기사와 소상공인을 위한 피해보상 지원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 시장은 “현재 외식업, 택시기사 협회를 통해 피해 현황을 조사 중에 있으며, 소상공인에게 무료 법률상담을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번 카카오T 장애로 택시기사들이 하나의 콜도 받지 못한 것은 아니다. 플랫폼 운송사업 타입3(단순호출중개) 영업을 했던 택시 기사 경우, 카카오T가 먹통이라도 우티나 반반택시 등 다른 택시호출 플랫폼을 통해 승객 호출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모든 택시기사에 대한 보상이 이뤄지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고 있다.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카카오 먹통 사태 당일인 지난 15일 ‘우티’ 신규 설치 건수는 약 5만2000건에 달했다. 같은날 우티 사용 시간은 1만5000여시간으로 전일 대비 353.51%, 일일 활성화 수는 14만7000여명으로 230.72% 늘었다. 카카오T 앱을 사용한 고객과 기사들이 우티로 이동한 것을 알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 타 택시호출 업계 설치건수, 호출 건수가 급격하게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대체 앱으로 영업을 지속할 수 있었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타입3 영업을 하는 택시 기사 경우 플랫폼과 계약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보상을 주장하기 어려울 수 있다. 직영택시(타입2)는 플랫폼과 직접 계약을 맺지만 타입3 경우는 플랫폼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단순히 이용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영업 손실 보상을 주장하는 것은 무리라는 설명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과 계약관계에 있는 카카오T블루(타입2) 경우 보상을 주장할 수도 있겠으나, 일반중개호출(타입3)를 이용한 택시기사는 계약 관계에 있지 않아 법적으로 보상을 주장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