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이영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장관이 카카오 먹통 대란으로 온라인 플랫폼 규제 강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에 대해 “중기부는 업계 관계자와 대화를 통해 현실적인 목소리를 많이 전달하고, 필요하면 특정 주장도 굳건히 펼치겠다”고 말했다.
이영 중기부 장관은 18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마루180에서 열린 ‘컴업(COMEUP) 2022 기자브리핑’에서 “카카오 사태로 국내 정보기술(IT)기업의 인프라 관련 재해 복구 시스템 문제가 대두되면서 관련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어떻게 방어할 생각인가”라는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지난 15일 오후 카카오가 입주해있는 SK C&C 판교 데이터센터에 발생한 화재로 카카오가 제공하는 주요 서비스 대부분이 먹통이 됐다. 이로 인해 이용자들은 크고 작은 불편과 영업 피해를 겪으면서 온라인 플랫폼 독과점 논란이 재점화됐다. 카카오가 메신저부터 다음 포털, 모빌리티, 게임, 음악, 쇼핑 등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업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사태가 일으킨 피해 역시 더 커질 수밖에 없었다는 이유 때문이다.
역대 최장 기간 지속된 카카오 서비스 장애로 이용자 불만이 폭발하자 정치권도 거대 플랫폼 기업들의 시장 독과점 문제에 칼을 빼 들었다. 앞서 여야 의원은 국정감사에 카카오와 네이버 등 관련 기업 관계자를 증인으로 채택한 데 이어 한덕수 국무총리도 카카오 먹통 사태와 관련해 정부 개입을 시사했다. 자율규제 중심에서 독과점 규제로 전환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이날 한덕수 총리는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장이 실패한 분야를 검토해, 필요하다면 정부가 최소한의 개입을 해야 하는 단계”라고 전했다. 점차 커지는 플랫폼 규제 강화 가능성에 카카오를 비롯한 IT 기업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중기부는 업계 목소리를 반영해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하는데 힘쓰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영 장관은 “이번 일이 발생한 지 얼마 안 됐고 국정감사 때문에 정치적으로 예민한 상황”이라며 “소상공인을 포함해 전 국민이 피해를 입고 사회적 혼란이 야기된 만큼, 여러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나 구체화된 것은 아직 없다”고 답했다.
이 장관은 “일례로 비대면 의료 경우에도 (기업을 둘러싼) 매우 많은 이슈가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이슈에 대해 중기부가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번 사태로 규제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때 적어도 중기부는 업계에 있는 분들의 현실적인 목소리를 전달하고 필요하면 굳건하게 주장도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컴업 2022 집행위원장)도 해당 논의가 온라인 플랫폼 규제법처럼 스타트업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규제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우려했다.
최성진 대표는 “이번 사고가 전 국민적인 영향이 있었기 때문에 대책을 논의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관련 규제가 지금도 높은 네트워크 인프라 비용을 지출하고 있는 스타트업에 부정적인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은 당연히 반대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