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앱마켓 사업자의 특정 결제방식 강제를 막는 이른바 인앱결제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를 통과했다.
국회 법사위는 25일 새벽 전체회의를 열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인앱결제 방지법을 통과시켰다. 지난달 2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문턱을 넘은지 한달여만이다.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여당 단독으로 법안처리를 강행했다. 법안 처리를 반대해왔던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도 집단 퇴장으로 맞섰다.
글로벌 앱마켓 사업자의 횡포를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데에는 여야가 같은 생각이다. 하지만 중복규제에 통상문제 발생 우려가 있는 만큼, 충분히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국민의힘 주장이다.
인앱결제방지법은 ‘앱마켓 사업자의 특정 결제방식 강제를 금지’하는 것이 골자다. 최근 구글이 플레이스토어를 통한 국내 모든 디지털 콘텐츠에 자사 결제시스템(인앱결제)를 의무화 하고 이에 따른 수수료를 부과할 방침을 세우자 이를 막기 위해 논의돼왔다.
구체적으로 ▲모바일콘텐츠 등 제공사업자에게 특정 결제방식을 강제하는 행위(제9호) ▲다른 앱마켓에 모바일콘텐츠를 등록하지 못하도록 부당하게 강요·유도하는 행위(제10호) ▲모바일콘텐츠 등의 심사를 부당하게 지연하는 행위(제11호) ▲앱마켓에서 모바일콘텐츠 등을 부당하게 삭제하는 행위(제12호) ▲그밖에 모바일콘텐츠 등 제공사업자에게 차별적인 조건·제한을 부당하게 부과하는 행위(제13호) 등의 금지조항을 담았다.
다만 법사위는 과방위가 의결한 개정안에서 10호와 13호를 삭제했다. 공정거래법의 반경쟁·반차별 조항과 중복된다는 이유에서다. 중복 규제 논란을 피하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가 조정했다.
그동안 앱 개발사들과 콘텐츠 업계는 앱마켓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가진 구글의 일방적인 수수료 강제가 불합리하다며 거세게 반발해왔다. 이들은 구글과 애플의 인앱결제 강제 정책을 불공정 행위로 간주하고 정부와 국회에 공정경쟁 환경조성을 요구했다.
법안 통과가 가시화되면서 구글과 애플의 지원을 받고 있는 로비 그룹이 바이든 행정부에 법안 통과를 막아달라는 로비를 하고 있다는 외신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 미국 대사관을 비롯해 미국무역대표부(USTR) 등 미 정부 차원에서 한국의 구글 방지법에 대해 수 차례 우려를 표명하기오 했다. 하지만 미국 상원에서도 의회에서도 비슷한 법을 추진하는 상황이어서 우리정부와 정치권에 강한 압박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제 남은 것은 본회의 상정 여부다. 본회의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의 강행처리가 예상되고 있다. 본회의까지 통과할 경우 한국은 최초로 구글, 애플 등 글로벌 앱마켓 사업자의 인앱결제를 법으로 규제하는 사례를 기록하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