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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매출 절반 이상 송출수수료로…홈쇼핑 업계 '울상'

- 송출수수료 ↑ 판매 수수료 ↓ 홈쇼핑 방송 수익구조 악화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홈쇼핑 방송채널사업자(PP)들이 유료방송사들에게 지출하는 송출수수료 비중이 지난해 처음으로 방송매출 절반 이상을 넘었다. 판매수수료를 지속적으로 낮춰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지만 송출수수료는 매년 높아진다. 설상가상으로 올해 코로나19 수혜 효과가 사라지며 홈쇼핑 업계는 삼중고를 겪고 있다.

지난달 29일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2020년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 공표집’에 따르면 홈쇼핑PP가 유료방송사업자에 지출한 송출수수료는 2019년 대비 1840억원(10%) 증가한 2조234억원이다. 이는 전체 홈쇼핑 방송사업매출의 53.1%로 2019년 49.6%에서 지난해 처음 절반을 넘겼다. 방송을 통해 발생한 매출 중 절반 이상을 유료방송 수수료로 지출한다는 의미다.

홈쇼핑 송출수수료 지급 대상별로는 IPTV가 2022억원 늘어난 1조1086억원,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는 16억원 감소한 7452억원, 위성은 11억원 증가한 1757억원이었다.

송출수수료 비중이 매년 높아진 배경엔 IPTV의 급격한 인상률이 있다. 공표집을 살펴보면 SO채널은 2011년부터 2020년까지 10년간 평균 연 3.3%를 인상한 반면 IPTV채널은 2014년부터 2020년까지 6년간 평균 연 31.4%를 올렸다. 지난해는 전년대비 22.3%를 인상했다.

지난해 IPTV 3사의 방송사업 매출은 4조2836억원으로 전년(2019년)보다 11.1%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전년대비 21.5% 늘어 업계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반면 홈쇼핑PP 매출은 2019년 대비 467억원(1.0%) 감소한 4조6103억원, 영업이익은 1028억원(13%) 증가한 8939억원이었다.

물론 홈쇼핑사들은 최근 사업구조를 TV에서 모바일로 옮겨가며 방송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모바일 쇼핑 및 결제에 무게를 실을수록 방송 매출은 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TV보다 모바일 취급액이 더 높은 GS홈쇼핑의 경우 송출수수료 비중은 68.3%에 달한다. 홈앤쇼핑은 78%로 가장 높다.

TV홈쇼핑 산업이 정체기에 접어들고 소비자들의 모바일 사용 비중이 늘면서 모바일 사업 강화는 홈쇼핑사들에 불가피한 선택이다. 하지만 모바일 성장 속도에 비해서도 방송 송출수수료 인상률이 너무 가파르다는게 홈쇼핑 업계 주장이다. IPTV가 홈쇼핑 송출수수료를 주요 수입원으로 삼으며 매년 20% 이상씩 가파른 인상률을 요구하자 홈쇼핑 업계는 한계에 부딪혔다며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특히 TV홈쇼핑 현성의 약 70%가 중소기업인점을 감안하면 송출수수료가 높아질수록 홈쇼핑업체들의 부담이 중소 협력사들에게까지 전가될 수 있다. 결국 가격 인상 혹은 품질 저하로 이어져 소비자 후생문제로까지 이어지게 된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사업을 넓히면서 방송 매출이 작게 보이기도 하지만 성장률이 단자리수인데 비해 IPTV 송출수수료 인상률은 20% 이상이니 송출수수료 비중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현재 상황을 보면 홈쇼핑사들끼리 경쟁이 아닌 네이버·카카오 등 사이에서 돌파구를 찾는게 더 중요하고 그렇지 않으면 홈쇼핑은 사양산업으로 접어들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홈쇼핑사에 중소기업들로부터 받는 판매수수료를 낮출 것을 요구하는 반면 송출수수료는 매년 급증하고 있어 수익구조가 점점 안좋아질 수밖에 없다”며 “지난해 코로나19로 수혜를 봤지만 올해까지 이어지는 분위기가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한편 홈쇼핑과 IPTV업계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정부는 사업자들끼리 협상을 통해 원만한 해결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지난 5월에 이어 전날에도 ‘유료방송업계 상생협의체’를 구성해 홈쇼핑·유료방송·콘텐츠제공업체가 이야기하는 자리를 가졌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진전은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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