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강민혜 기자] “한국 화장품이 코로나19 이후 온라인으로 성공했다고요? 제가 보기엔 아닙니다.”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 코리아 2021' K-뷰티 세션에 연사로 참여한 김성수 엔트리움 바이오재료사업기획실 부사장(사진)은 이렇게 단언했다.
김 부사장은 ‘한국 화장품 공룡’ 아모레퍼시픽 등 화장품 업계에 27년간 재직했던 경험으로 K-뷰티 현재와 미래에 대해 작심하고 진단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기저효과와 오프라인 채널 축소로 온라인 전환이 성공한 것처럼 일부 보이는 면이 있지만, 실제 뜯어보면 외산 브랜드 화장품 매출 증가와 중국 시장에 대한 지나친 의존, 타산업군 대비 온라인 전환 증가량이 적은 한계가 있는 등 ‘화장품 업계서 온라인 전환이 크게 효과있다’고 단언하기엔 무리라는 해석이다.
중국 시장 의존에 따른 레트로 회귀 등 혁신 감소, 화장품 유통 채널 변화 미미, 식품업 대비 화장품 시장의 성장폭 축소 등을 한국 화장품 시장 대표 위기로 꼽았다.
과거 방문판매 중심의 화장품 시장 유통 구조에 LG생활건강의 화장품종합점 도입, 코리아나의 직접판매 구조, 미샤의 브랜드숍 론칭, CJ의 올리브영 등 헬스앤뷰티(Health and beauty) 도입 등이 혁신을 불러왔듯 새 단계로의 도약을 위한 일종의 ‘시장 쇼크’가 필요한데, 이것이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채널이 주목받고 있으나, 편의점, 슈퍼 등이 간편식(HMR) 성장에 힘입어 매출 급등한 것과 달리 화장품의 증가량은 미미하다는 설명이다. 화장품은 특히 패션보다도 소매판매액 회복세가 더디다는 것도 화장품 업계가 디지털 혁신서 주목해야할 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전체 온라인 시장이 7.6% 성장했지만 화장품 온라인 성장률은 0.4%로 부진했다. 이는 지난 2019년 코로나19 발병 이후 마스크 착용의 생활화로 지난해 1월부터 급속히 하락한 수치다. 4분기 기점으로 회복 중이나 타산업군에 비해 더디다는 게 주목해야 할 점이다. 전체 소매시장 내 화장품 온라인 구성비가 지난 2019년 9.1%였던 것 대비 7.8%로 떨어진 것으로, 온라인 전환이 성공적이었냐는 답에는 긍정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김 부사장에 따르면, 화장품 업계 거버넌스 구조도 바꿀 필요성이 있다. 현재는 일부 화장품 기업서 디지털 혁신을 말하면서 라이브 커머스 위주의 혁신을 이루고 있는데, 이 때도 기존 전통 의사결정 구조가 아닌 콘텐트 중심의 혁신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도록 기존 조직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화장품 대기업이 운영하는 전문점 아리따움, 네이처컬렉션, 화장품 편집숍 시코르, 세포라, 헬스앤뷰티 스토어 올리브영, 롭스, 랄라블라 등의 디지털과의 협업 혁신이 더 세게 요구된다는 진단이다.
또한, 국내 화장품에 대한 중국의 구매 비율이 높은 점도 달리 해석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외산 화장품 매출이 지난 2019년 65%에서 2020년 81%로 상승했으나 여엔 오류가 있다는 평이다. 면세점협회와 KB증권에 따르면, 국산 화장품 비중은 지난 2019년 35%에서 2020년 19%로 떨어졌다. 이는 중국 보따리상이 한국 면세점에서 글로벌 고가의 화장품을 중심으로 구매량을 늘리고 있기 때문으로 중국 현지 소비자의 선호도가 반영된 수치다. 즉, 면세점 내 화장품 구매량이 늘었다는 것이 꼭 국내 브랜드 총 판매량의 증가로 해석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 부사장은 “사드 이슈 이후 면세 시장 내 한국 화장품 비중이 점점 줄었다”며 “코로나19 이후엔 더 줄어 국내 브랜드가 면세 시장서 가진 비중이 10%밖에 안 된다. 외산 브랜드가 점점 더 늘어나는 것이다. 외산 브랜드를 면세 수출로 데이터화하다보니 오해가 생긴다”고 강조했다.
<강민혜 기자> minera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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