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산업발전을 위해 3000억원 이상 규모의 콘텐츠 펀드를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18일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콘텐츠 펀드를 조성해야 국내 OTT 산업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며 “넷플릭스는 연간 5000억원 규모 투자를 한다. 최소 3000억원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코로나19 이후 성장세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와이즈앱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넷플릭스 국내 유료결제자 수는 410만명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연간 결제금액은 5173억원으로 추산된다. 전세계 유료가입자 수는 2억명을 넘었다. 국내에서도 웨이브, 시즌, 티빙, 왓챠 등 다양한 OTT 플랫폼이 나왔지만 상대적으로 발전이 더디다는 지적이다.
이날 홍익표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자금력이 악화되고 콘텐츠 산업 전반이 위축된 가운데, 우수한 국내 제작 인력이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업체와 계약하고 있다”며 “OTT 규제를 콘텐츠 사업과 연계해, 국내 산업을 육성하고 유관부처와 협의해 근본적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발언했다.
이어 “OTT는 규제와 신산업 육성 두 가지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미국와 유럽은 벌써 시작했으나, 방통위는 이제야 OTT를 방송법에 편입하는 시청각미디어서비스법을 제정한다. 이제야 나선 점은 직무 태만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방통위는 올해 업무계획에 시청각미디어서비스법을 제정하겠다는 계획을 담았다. 지상파, 종합편성채널, 인터넷TV(IPTV), 케이블TV에 이어 OTT까지 포함한 새로운 방송법이다. 동일 서비스 동일 규제 원칙 아래, 낡은 방송법을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맞춰 정비해 규제 사각지대를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한 위원장은 “OTT가 성장산업이니 규제보다는 진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부족한 점 아프게 받고 빠르게 준비하겠다”며 “디지털미디어 생태계 발전방향에서 지원책을 많이 마련했으며, 최근 OTT 정책 협력팀을 만들어 업체‧관계자와 논의를 지속하며 저변을 파악하고 문제점을 종합 정리하는 과정에 있다”고 설명했다.
양정숙 의원(무소속)이 진흥보다는 규제에 초점을 맞췄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지적하자, 한 위원장은 “시청각미디어서비스법으로 규제 체계를 단일화한다는 것은 동일한 영향을 미치는 미디어 서비스를 같은 차원에서 규제한다는 것”이라며 “규제 정도는 과정 중에서 의견 수렴하면서 진행할 예정이다. 내용이 나오기도 전에 과도하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날 한 위원장은 어떤 OTT를 이용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넷플릭스도 보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