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1월서 9월로 유예…애플 앱스토어 수수료 인하에 코너 몰리기도 - 구글 집단소송 직면…스타트업 협단체서 국회에 발빠른 대처 요구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구글이 내년 1월 신규 앱부터 구글플레이 결제시스템 강제로 30% 수수료를 확대 적용하려는 움직임을 한발 늦췄다. 기존 앱과 마찬가지로 내년 9월부터 결제시스템을 강제한다.
앞서 구글은 인도에서 기존 앱도 6개월 유예(2022년 4월) 정책을 발표해 국가 간 형평성 논란이 휘말린 바 있는 가운데 최근 애플 앱스토어가 내년 1월부터 연 수익금 100만달러(약 11억원) 이하 입점사에 대해 기존 30%에서 15%로 수수료를 인하하겠다고 밝혀, 자사 결제시스템을 강제하려는 구글에 질타가 쏟아지기도 했다.
23일 구글측은 “‘앱 생태계 상생 포럼’을 비롯한 많은 한국의 개발자와 전문가로부터 전달받은 의견을 수렴하여 구글은 최근 발표한 구글플레이 결제 정책 명확화에 따라 영향을 받는 소수의 신규 콘텐츠 앱의 경우에도 유예기간을 2021년 9월 30일까지로 연장해드리기로 했다”고 공식 입장을 냈다.
이어서 “한국 개발자들이 관련 정책을 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제공하고 2021년부터 시행될 크리에이트(K-reate) 프로그램 관련 프로모션도 활용하실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덧붙여 “기존의 게임에 대한 구글플레이 결제 정책에는 영향이 없다”고 전했다.
구글이 말하는 ‘구글플레이 결제 정책 명확화’는 결제시스템 강제를 순화한 말이다. 내년 9월부터 구글플레이에 입점한 웹툰, 음원 등 모든 디지털 콘텐츠가 구글 결제시스템에 강제적으로 묶이면서 매출 기반 30% 수수료를 내야 한다.
구글은 결제시스템이 모든 앱에 적용되면서 환불 등 일관된 고객 지원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이나, 원스토어 등이 입점사에 결제시스템 선택권을 주고 고객 지원에도 나서는 등 충분히 분리 운용 가능하다는 점이 지적받고 있다.
법조계에선 이를 ‘결제시스템 끼워팔기’로 봤다. 법무법인 정박(대표변호사 정종채)과 공동변호인단은 공동소송 플랫폼 화난사람들(대표 최초롱)을 통해 스타트업들을 모집하고 구글을 공정거래위원회에 끼워팔기에 따른 시장지배적 지위남용 및 불공정거래행위로 집단신고한다는 입장이다.
정종채 변호사와 최초롱 대표는 오는 24일 세종시에 있는 공정거래위원회에 방문해 ‘구글의 불공정 거래 행위 및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신고서’를 제출하고 성명서도 발표할 계획이다. 성명서엔 공정거래위원회는 구글 인앱 결제 약관에 대한 즉각적인 조사를, 여야 국회의원들은 조속히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기를 촉구한다는 내용이 담긴다.
정 변호사는 애플에 대해선 “최근 애플의 중소 콘텐츠 사업자들에 대한 인앱 결제 수수료율 인하방침 발표를 부족하지만 고무적 조치로 평가하기에 당분간 애플의 추가 조치를 지켜보는 조건으로 신고를 유예하기로 한 것”이라고 전했다. 최초롱 대표는 집단신고를 준비하던 과정에서 “집단신고를 응원하고 지지하지만 구글의 유·무언의 압박으로 신고를 포기, 유예한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있었다”며 집단신고 취지를 밝혔다.
국내 스타트업이 가입한 한국인터넷기업협회와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등은 지난 19일 국회 정론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앱마켓사업자와 다양한 디지털 기업, 창작자, 콘텐츠 플랫폼이 공존하는 모바일 생태계 조성을 위해 국회가 앱 마켓사업자의 부당한 행위를 금지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하루빨리 통과시킬 것을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낸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