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2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는 ‘구글 국감’이었다. 집중포화 대상이었다. 임재현 구글코리아 전무는 정무위원회 국감 증인에 이어 과방위 증인으로도 출석해 여야 구분 없이 질문 세례를 받았다.
임 전무는 본사 위임을 받지 않은 증인이다. 이 때문에 질의가 마무리될 즈음, 조승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넷플릭스는 본사에서 위임을 보내 왔는데 구글은 보내오지 않았다.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법적으로 대리인 제도가 됐든 책임 있는 사람의 답변을 받아야 하는데 모호한 상태에서 증언하는 것이 황당한 상황”이라고 증언의 실효성 여부를 되짚었다.
결과적으로 올해도 소득은 없었다. 그러나 구글이 주춤했던 순간이 있었다. 그 부분이 약점이다. 우리 정부가 각국과 연계해 대응 수위를 높여야 할 지점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송곳 질의가 들어오자, 임 전무가 답변을 제때 못하고 머뭇거렸다. 바로 ‘조세회피’다.
◆역차별도 겪어봐야 잘 압니다
이 과정에서 윤영찬 의원(더불어민주당)의 질의가 눈에 띄었다. 윤 의원은 네이버 출신으로 국내외 기업 역차별을 몸소 체험한 이력을 지녔다.
국내외 기업 역차별의 시작이 바로 조세회피다. 버는 만큼 내야 할 세금을 아껴 자사의 기술과 서비스에 재투자하면서 경쟁사 또는 후발주자와 격차를 벌리기 때문이다. 네이버에서 역차별 해소에 목소리를 높였던 그가 이제 국회에서 직접 질문을 던졌다.
윤 의원은 “구글이 구글코리아를 영업 지원조직으로 활용하는 것은 국내에서 창출한 이윤에 대한 세금을 의도적으로 회피하려는 것”이라며 “조세 정의상 소득을 올린 곳에 세금을 내야하는데, 구글은 법인세가 상대적으로 낮은 곳에만 본사를 두고 운영하며 한국에서는 정당한 세금을 내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 의원은 “구글코리아애즈 계약 주체가 구글코리아인가 싱가포르본사인가”에 대해 물었다. 임 전무는 “싱가포르 본사가 대부분은 아닌걸로 알고 있고, 오히려 한국에서 하는 부분이 더 많은걸로 알고 있다”고 답하자, 윤 의원은 “그걸로 전 세계에 크게 문제가 됐다”며 “세금 자체를 소득이 생기는 곳에 안 내니까 문제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윤 의원은 구글클라우드 계약 주체도 물었다. 임 전무는 “구글클라우드코리아라는 법인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윤 의원이 “거긴 법인을 설립하면서, 나머지 플레이스토어라든지 본사는 싱가포르로 바꾸죠”라고 되묻자, 임 전무는 “클라우드 사업 진출 위해 그게 필요해서 (법인설립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곧바로 윤 의원은 “그렇다. 필요하면 국내 사업장 설치하고 세금을 내야 한다. 그러면 문제없다”고 재차 지적했다. 임 전무가 답변을 머뭇거리다가 할 말을 잊은 지점이다.
아울러 윤 의원은 “전 세계적으로 구글에 대한 반감이 커져가는 것은 구글이 사업 영위에 필요한 사업장을 설치하지 않고 편법으로 세금을 탈루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구글은 이런 상황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정당한 사업장 운영을 위해 국내에 사업장을 설치하고 제대로 세금을 내야한다”고 강조했다.
◆구글-단말기 제조사 밀월? 도마 위에
윤 의원은 구글의 반독점 불공정 시장 경쟁 행위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냈다. 그는 “미 하원 보고서를 보면 삼성과 엘지 얘기가 나온다”며 “구글의 독점적 지위를 강화하는데 제조사들이 적극 협력하고 그로 인해 수익쉐어 계약을 통해 돈을 받는 시스템이 공개됐다. 이런 공개는 처음”이라며 “이런 구조 있는 것은 알았나”라고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에게 물었다.
최기영 장관은 “비슷한 내용 최근에 받아봤다”고 답하자 윤 의워은 “구글이 어떻게 시장을 장악해왔는지, 거기에 우리 기업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는 것에 대해 실태파악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독촉했다. 최 장관은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이날 윤 의원은 “구글이 기술적 조치들과 선탑재 조건, 경쟁앱 탑재 방해 행위 등을 통해 독점 구조를 만든 뒤, 삼성이나 LG, 애플 등 제조사들과 수익을 나누는 방식으로 구글 독점시대를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미 일어나고 있는 조세 회피, 인앱결재 방식 강요, 망 무임승차 등의 문제 뒤에는 결국 생태계 종속이라는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