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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 이어 ‘틱톡’까지 품은 오라클… 클라우드 시장 반전 가능할까

-오라클 클라우드 이전시, 연간 10억달러 이상 매출 기대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가 제시한 안을 전격 승인하면서 오라클의 클라우드 사업에 순풍이 불지 주목된다.

바이트댄스는 틱톡의 해외 사업부문을 총괄하는 ‘틱톡 글로벌’이라는 회사를 설립한다. 오라클이 틱톡 글로벌의 지분 12.5%, 월마트가 7.5%의 지분을 보유하는 한편, 오라클이 틱톡에 클라우드 기술을 제공하게 된다.

승인 발표 직후,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틱톡은 다른 주요 클라우드 제공 업체가 제공하는 1세대 기술보다 안전하고 빠른 오라클의 2세대 클라우드 인프라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는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로 틱톡의 데이터가 이전되는 것을 뜻한다.

이에 따라 오라클은 올해 상반기 전 세계에서 가장 있는 화상회의솔루션기업인 ‘줌’을 클라우드 고객으로 확보한데 이어, 이제는 가장 인기있는 동영상 앱 플랫폼을 안게 됐다.

중국계 미국인인 에릭 유안이 설립한 줌도 올해 초 보안문제와 중국과 얽힌 각종 논란이 제시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줌은 오라클 클라우드를 통해 데이터의 중국 반출 시비를 해소할 수 있었다. 이번 틱톡의 행보 역시 줌과 유사한 행보라는 시각이다.

틱톡은 미국에서만 약 1억명이 사용하는 앱이다. 센서타워의 보고서에 따르면, 틱톡은 8월 기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비 게임 앱으로 이달에만 6330만건이 설치됐다. 틱톡의 사용자 기반과 그에 따른 거대한 DB는 오라클에게 충분히 매력적이다.

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틱톡은 구글 클라우드와 3년 간 8억달러에 달하는 클라우드 공급 계약을 맺은 바 있다. 만약 틱톡의 데이터가 오라클로 이전될 경우, 이는 연간 최고 1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오라클 클라우드 비즈니스로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뿐만 아니라 틱톡의 주요 고객인 10~20대의 서비스 이용 패턴, 광고를 위한 오라클의 마케팅 소프트웨어까지 활용될 수 있다.

이는 아마존웹서비스(AWS)나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 구글 등에 밀려 클라우드 시장의 후발주자인 오라클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현재 오라클은 빅3는 물론 알리바바나 텐센트 등에 밀려 순위권에선 찾아보기 어렵다.

미국 지디넷에 따르면, 커크 마테른 에버코어 애널리스트는 “틱톡의 클라우드 지출이 스냅의 클라우드와 거의 비슷하다고 가정할 경우, 틱톡은 오라클 연간 매출액 2억~3억달러에 달하며 이는 오라클 전체 매출의 0.5~1%를 늘리는 셈”이라며 “오라클로써는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에서의 위상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홀러 뮬러 애널리스트는 틱톡을 통해 오라클의 클라우드 플랫폼 사용 기반을 최대 10%까지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때 “클라우드는 가짜이며 마케팅 용어일 뿐”이라고 소리치던 래리 앨리슨 오라클 회장은 현재 클라우드 사업에 그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뒤늦게 시장에 합류한 만큼, 오라클은 클라우드에 ‘올인’했다고 할 만큼 공격적인 시장 정책을 펼치고 있다.

오라클 사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DB)는 현재 자율운행 DB(Autonomous DB)로 진화하며 자사 클라우드에서만 제공하고 있다. 클라우드 인프라(IaaS)와 플랫폼(PaaS), 소프트웨어(SaaS)를 모두 갖춘 회사로 AWS을 깎아내리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

줌이나 틱톡 같은 고객을 확보함으로써 웹스케일 경험을 갖게 되는 것도 오라클로서는 큰 자산이 될 전망이다. 아마존이나 구글 등 선두 회사들은 전자상거래나 검색 등 B2C 고객을 대상으로 인프라를 운영해본 경험이 있는 반면 오라클과 같은 전통적인 B2B 기업은 그렇지 않다.

사프라 캣츠 오라클 CEO는 “오라클은 틱톡에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고 틱톡의 미국 사용자와 전 세계 사용자의 프라이버시를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진행된 오라클 회계연도 2021년 1분기(2020년 6월~8월)에 오라클은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한 94억달러 매출, 22억5000만달러(주당 순이익 93센트)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중 클라우드 서비스와 라이선스 지원 매출은 2% 증가한 69억달러, 클라우드 및 온프레미스 라이선스 매출은 9% 증가한 8억8600만달러를 기록했다.

퓨전ERP와 같은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 매출이 33%, 넷스위트 ERP는 23% 늘었다. 또, 1분기에 맥도날드와 앨버스톤, 휴미나와 같은 신규 고객을 확보했다. 특히 오라클은 935명의 IaaS 고객을 대상으로 한 IDC의 클라우드패스 서베이 결과, AWS과 MS, IBM. 구글 클라우드와 비교해 자사 클라우드(OCI)가 가장 높은 만족도 점수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르면 86%의 응답자는 미래에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OCI)에 클라우드 지출을 늘릴 것이라고 답했다는 설명이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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