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가 운영하는 짧은 동영상 애플리케이션(앱) ‘틱톡’의 미국 내 사용 금지를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6일(현지시각)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틱톡을 포함한 중국산 소셜미디어서비스(SNS) 앱 퇴출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리고 하루 뒤인 7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그레이 TV와의 인터뷰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에 대해 “맞다. 우리가 알아보고 있는 것”이라며 미국 내 틱톡 사용 금지를 진지하게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서 발생한 코로나19를 포함해 중국이 미국과 세계에 하는 일은 수치스럽다”고 비판했다. 틱톡 금지의 원인을 코로나19로 꼽은 것.
이날 구체적인 방법은 제시되지 않았다. 하지만 ‘블러핑’으로 끝나지는 않는 모양새다. 7일(현지시각) 로이터는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와 법무부가 틱톡이 부모 동의 없이 수집한 13세 미만 아동의 개인정보를 삭제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 2019년 2월 틱톡이 부모 동의 없이 13세 미만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수집한 데 570만달러 가량의 과징금을 부여한 데 이은 후속 조치다. 당시 틱톡이 수집한 13세 미만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삭제키로 했으나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틱톡 퇴출 논란은 미국뿐만이 아니다. 인도는 중국과 국경분쟁지역에서 충돌 후 2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후 틱톡, 위챗 등 중국 앱 59개의 사용을 금지했다. 미국 내 틱톡 사용자는 2600만명, 인도의 틱톡 사용자는 1억2000만명으로 알려졌다. 이들 국가에서 틱톡 사용을 금지할 경우 바이트댄스는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된다.
틱톡이 ‘반중’ 정서에 억울한 피해를 입는다는 의견도 있지만 “터질 것이 터졌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국내 보안업계 관계자는 “틱톡은 꾸준히 개인정보 유출 논란에 시달려 왔다. 최근에도 애플의 iOS14 보안 업데이트 후 틱톡이 시스템에 무단 접근해 정보를 빼간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말했다.
다른 나라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국내서도 지난해 12월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틱톡의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을 확인해 조사를 진행했다. 아직 구체적인 조사 결과가 발표되진 않았으나 ‘국내 이용자의 개인정보 국외이전 고지’ 및 ‘만 14세 미만 아동의 개인정보 수집 시 법정대리인 동의’ 등의 정보통신망법 위반이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재선에 도전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 이용자의 견제로 선거 유세에 난항을 겪는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6월 20일 미국 오클라호마주에서 열린 선거 유세를 앞두고 100만명 이상이 참석 신청을 했다고 발표했으나 당일 현장을 찾은 것은 6200여명에 불과했다. 1만92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에서 3분의 1가량만 겨우 채운 것.
이는 틱톡 이용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유세에 티켓을 등록하고 가지 않은 ‘노쇼’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민주당의 한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틱톡 이용자에게 한 방 맞았다”고 표현했다.
미국 매체 포브스는 7일(현지시각) 틱톡 이용자들이 오는 11일(현지시각) 뉴햄프셔주 선거 유세에서도 같은 일을 반복할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