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SK텔레콤이 5G 시대 ‘초실감’ 시장을 주목한다. 블루오션으로 꼽히는 증강현실(AR) 시장을 선점해 5G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하겠단 의지다.
SK텔레콤은 16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AR 동물원’을 비롯한 5G 초실감 미디어 전략을 공개했다. AR 동물원은 도심 공원 또는 주변 어디서나 각종 동물 캐릭터를 증강해 즐기는 SK텔레콤의 AR 서비스다. 점프 AR 앱에서 지난 13일부터 시작했다.
AR은 5G 시대 주목받는 시장 중 하나다. 대용량의 가상 콘텐츠를 현실 공간에 실시간 결합해야 하는 만큼 5G의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 속성이 필수적이다. AR은 물론 가상현실(VR), 혼합현실(MR) 등 다양한 몰입형 서비스를 원활하게 구동시키는 것이 바로 5G 네트워크다.
이에 SK텔레콤은 전국 각지에서 5G 특화서비스를 제공하는 ‘5G 클러스터’ 전략의 하나로 AR을 낙점했다. 최근 출시한 점프 AR 앱을 통해 e스포츠 ‘리그오브레전드(LoL)’의 경기장을 관람하는 ‘AR 롤챔스’를, 이번엔 AR 동물들과 실시간 교감할 수 있는 ‘AR 동물원’을 선보였다.
전진수 SK텔레콤 5GX서비스사업단장(상무)<사진>은 “AR이 아직 대중화된 시장은 아니지만 고객에게 전에 없던 새로운 5G 경험을 제공하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면서 “단기적인 흥행에 연연하지 않고 여러 파트너와 함께 AR 시장을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SK텔레콤은 지난달부터 미국 게임업체 나이언틱과 제휴를 맺고 신작 AR 게임 ‘해리포터:마법사 연합’을 야심차게 선보였으나 초반 흥행몰이에 실패한 바 있다. 또 다른 AR 서비스를 출시하기에 부담일 수 있는 상황이다.
5G 콘텐츠로 내세운 AR 서비스를 정작 LTE 이용자에게도 차별 없이 제공한다는 정책 역시 모순이 될 수 있다. 전 상무는 “5G 고객은 대용량 AR 콘텐츠를 LTE 대비 훨씬 빠르게 내려받을 수 있다”면서도 “서비스 자체로는 이용자를 차별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SK텔레콤은 그러나 AR의 시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고 대중화에 먼저 앞장서겠단 입장이다. 전진수 상무는 “5G가 보편화되면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 AR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면서 “향후엔 B2C(기업-소비자간 거래)뿐만 아니라 B2B(기업간거래) 시장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이 AR·VR 통합 플랫폼인 ‘T리얼 플랫폼’을 구축한 것도 그래서다. 일시적인 고객 서비스 제공에 머무르지 않겠단 뜻이다. T리얼 플랫폼은 SK텔레콤의 AR·VR 핵심 기술이 총망라된 플랫폼이자, 중소업체들과 협업하는 5G 콘텐츠 제작 창구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바탕으로 SK텔레콤은 전국의 골목상권 소상공인과 제휴를 맺고 ‘AR 멤버십’을 출시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SK텔레콤은 “T리얼 기술과 AR·VR이 결합하면 AR 동물원과 같은 서비스뿐 아니라 교육, 광고, 게임, 엔터테인먼트 등 분야로 폭넓게 응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