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더불어민주당이 유료방송 합산규제 일몰에 대한 사후규제 방안과 관련해 방송통신위원회 카드를 꺼내들었다. 합산규제‧시장점유율 폐지로 KT와 입장을 같이 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만 믿고 있을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30일 국회 과방위 관계자에 따르면 법안소위가 끝난 다음 날인 지난 17일 더불어민주당 간사 김성수 의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에 유료방송 합산규제 사후규제 관련 대원칙과 세부 입법방안을 제시했다.
지난 법안소위 때 과방위는 과기정통부에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한 후 합산규제 일몰에 대한 사후규제 방안을 다음 달 16일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사후규제와 관련해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를 이해관계자로 참여시키라는 조건도 명시했다.
여당 관계자는 “과기정통부가 사후규제 방안을 만드는 것에 소극적이다. 현행 방송법과 공정거래법으로 조율 가능하다는 것이 과기정통부 기본 태도”라며 “이해관계자와 조정된 안을 요청했는데, 여기에 방통위 의견을 들어 준비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어 “금지행위든 결합판매 규제든 사후규제는 방통위에서 (담당)해야 하니, (과기정통부)는 방통위와 조율해야 한다”며 “콘텐츠 독점 등 시장지배사업자 기준을 정하고 규제 방안을 마련하는 등과 관련해 방통위와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케이블TV, 위성방송, IPTV 사업자가 특수 관계자인 타 유료방송 사업자를 합산해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 수의 3분의 1을 넘지 못한다는 내용이다. 독과점 방지를 위해 2015년 3년 일몰 조건으로 합산규제를 시행하면서, 방송시장 대응방안을 찾기로 했으며 지난해 6월27일 일몰됐다.
과방위는 법안소위 후 유료방송 규제를 사전규제 중심에서 사후규제 위주로 전환하자는 원칙을 세웠다. 현행 시장점유율 규제를 동일서비스와 동일규제 원칙에 따라 모두 폐지하겠다는 것이다. 이 경우, 사후규제 업무를 담당하는 방통위 역할이 커지게 된다.
단, 사후규제에는 위성방송 공익성을 확보해야 하고, 유료방송 다양성 및 지역성 보호 방안과 공정경쟁 확보안을 포함해야 한다. 지역성 유지를 위한 지역채널 관련 법령 개정 및 지역채널 운영제도 개선, 시장지배적사업자 관련 채널편성 규제, 콘텐츠 독점방지 대책 등도 주문했다. 또, KT스카이라이프에 대한 보유지분 한도 축소를 위한 법적근거를 마련하고자 위성방송 주식 지분 소유제한 의견도 전달했다.
이와 관련 당시 김성수 의원은 “정부가 다음 달까지 방안을 제시하면 국회 과방위에서 수용 가능한지 검토하고, 법안 개정에 착수할 것”이라며 “미흡하다고 판단되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하기 때문에 합산규제를 연장하고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설명했다.
현재 과기정통부는 사후규제 관련 내부 방안을 수립하는 중이다. 방통위를 포함해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절차에 착수하지 않은 상태다.
김정기 과기정통부 방송산업정책과장은 “내부 안이 만들어지지 않아, 아직 방통위와 협의를 못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시점을 말하기 어렵다”며 “방통위가 사후규제를 전담하고 있어 역할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