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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방위, 법안소위 또 취소…유료방송 합산규제·KT청문회 안갯속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법안소위가 모두 취소되면서,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또다시 안개 속에 빠졌다.

20일 과방위 여야 간사 협의가 결렬되면서 오는 21일과 22일 각각 예정된 법안1소위, 법안2소위가 모두 취소됐다. 당초 과방위는 지난달 14일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었으나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보이콧에 따라 지난달 25일로 일정을 변경했고, 국회 파행으로 이달 22일로 다시 날짜를 정했다. 이날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취소되면서, KT 인수합병(M&A)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정부 곳곳에서 통신사와 케이블TV 간 인수합병을 위한 청신호를 보내고 있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인수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는 모습과 대조적이다.

◆주요 현안 뒷전, KT 청문회도 취소되나=국회 관계자는 “여야 간사가 늦게까지 회의를 했지만, 최종적으로 간사 협의는 결렬됐다”며 “야당에서 비정상적인 소위 운영에 대한 문제제기를 한 것으로 알고 있고, KT 청문보고서 채택도 취소됐다”고 말했다.

여야 간사 회의 과정에서 쟁점법안을 추가로 논의하자는 의견이 나오면서 일정이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각에서는 KT 특혜채용 의혹이 과방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 측은 “자유한국당 김성태 간사는 20일 간사협의 과정에서 KT 청문회를 할 수 없다는 의사를 밝혔다”라며 “법안 소위를 자유한국당의 뜻대로 진행할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고 말했다.

이어 “KT 채용비리 의혹이 김성태 전 원내대표뿐만 아니라 황교안 당대표로까지 번지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로밖에 해석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남부지검은 김성태 의원 딸의 KT 부정채용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다음 달 4일 통신구 화재 관련 KT 청문회가 계획돼 있는데, 채용비리 청문회로 번질 수 있다. 현재 추후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국회는 정상화됐지만, 과방위 현안은 그대로 남게 된 셈이다.

KT는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입장에 놓였다.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M&A 전략에 차질을 입게 됐지만, 과방위 파행으로 청문회를 피할 수 있다는 경우의 수를 보게 됐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경쟁 통신사는 미디어 경쟁력을 키우는 전략으로 케이블TV 인수를 통한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LG유플러스는 CJ헬로를 인수하고,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를 통해 티브로드와 M&A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물론, KT 또한 매물로 나온 딜라이브를 검토하고 있다. 딜라이브는 7월까지 차입금을 만기해야 하는데, 이를 해결하려면 매각밖에 답이 없는 상태다.

◆정부-국회 합산규제 엇박자=일단 정부는 M&A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고 통신사와 케이블TV도 연합태세를 꾸리고 있다. 문제는 국회다.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 논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반면, 정부는 변화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방통위는 지난 13일 유료방송 시장 획정을 전국단위로 병행키로 했다. 유료방송 M&A 승인 명분을 준 셈이다. 지난 2016년 공정위는 SK텔레콤의 CJ헬로 인수합병 추진과 관련해 유료방송 시장을 78개 케이블TV 권역으로 보고 지역에서의 경쟁제한성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로 불허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와 관련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3년 전과 규제 환경과 시장이 달라졌으며, 이번 방통위 관점 변화를 중요하게 고려하겠다고 시사했다. 업계에서는 공정위가 조건부 승인을 내리지 않겠냐고 추측하고 있다. 과기정통부의 경우, 유료방송 합산규제 도입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합산규제와 시장점유율 규제 폐지 입장을 국회에 전달한 바 있다.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내정자도 지난 19일 국회 과방위에 제출한 인사청문 서면질의 답변서를 통해 “미국, 유럽연합(EU) 등 규제 동향을 감안하고 유료방송시장 자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합산규제를 재도입하는 것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와 CJ헬로 기업결합 심사가 승인되면 점유율 총합은 24.43%로 2위로 추격하게 된다.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점유율은 23.83%다. 다른 케이블TV 업체 인수도 거론되는 상황이다. KT와 KT스카이라이프 합산 점유율은 30.86%다.

한편,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특정 유료방송(케이블TV, 위성방송, IPTV) 사업자가 특수 관계자인 타 유료방송 사업자를 합산해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 수 3분의 1을 넘지 못한다는 내용이다. 2015년 합산규제 법안이 3년 일몰 조건으로 국회를 통과했고, 지난해 6월 일몰됐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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