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다. 중·단기 미래 전략과 직결되기에 어떤 사람을 무슨 자리에 앉히느냐는 모든 조직에서 가장 중요한 일로 꼽힌다. 당연히 기업에게도 통용된다.
이번 연말에도 어김없이 국내 주요기업 인사가 이어졌다. 대부분 안정 속 혁신을 꾀하는 모습이다. 통신3사도 수장 교체 없이 안정적으로 내년을 준비하게 됐다.
가장 먼저 움직인 곳은 KT다. 지난달 16일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재계에서도 가장 빠른 채비에 나선 이유는 역시 5G 때문이다. 지난 1일 5G 첫 전파가 발사됐다. 12월을 기점으로 내년에 본격적인 5G 경쟁이 이뤄지는 만큼 조직부터 먼저 정비한 것이다.
LG유플러스도 5G 전략에 무리를 줄 수 있는 대표 교체설을 뒤로 하고, 하현회 부회장 체제를 유지하며 5G 네트워크·콘텐츠 쪽에 힘을 실었다. 마지막으로 인사를 마친 SK텔레콤은 주요 사업부 및 센터 산하에 5G 전담부서를 신설하는 등 5G 중심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내년도 통신사 인사·조직개편이 ‘5G’라는 공통분모 아래 진행됐다. 그만큼 5G가 통신사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미래 먹거리라는 방증이다.
통신사는 포화되는 회선사업을 넘기 위해 탈통신을 수 해 동안 외쳐왔다. 그럼에도 가입자 기반 통신사업을 대체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찾기 어려웠다. 과거 새로운 통신 시대가 왔지만, 망 인프라를 활용한 플랫폼 사업자 및 서비스 업체들만 부상했다.
사실 5G 때도 통신사보다 플랫폼·서비스 업체들에게 더 큰 기회가 갈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차만 하더라도 통신사가 5G 네트워크망을 제공하지만 자동차 제조사, 자율주행차를 구동시키는 운영체제(OS) 제공 기업, 차량 엔터테인먼트를 지원하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등이 맞물려 있다. 구글과 애플도 이 분야에 뛰어든 상태다.
기본적으로 네트워크 준비가 안 되면 파생되는 서비스도 없다. 통신사와 정부가 가장 빠른 5G 네크워크 상용화를 꾀하는 까닭이다. 그렇지만 네트워크 구축만으로 수익이 담보되는 것은 아니다. 통신사는 생각한다. 5G 시대까지 회선사업에만 머무를 수 없다고. 5G로 파생되는 수많은 융합산업과 미래 먹거리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해야만 하는 때가 왔다. 통신3사가 이번 인사를 통해 전열을 가다듬은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