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국내 금융 고객의 90%는 비대면 디지털 채널을 통해 은행 업무를 본다.
카카오뱅크와 같은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은 금융권을 긴장시키고 P2P 대출 등 새로운 서비스로 무장한 핀테크 스타트업은 은행의 생존을 위협한다. 금융 서비스에 대한 고객 기대치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소위 'GAFAM'로 불리는 공룡들의 행보는 금융권에 더욱 위협적으로 다가 온다. 'GAFAM'은 구글(Google), 아마존(Amazon), 페이스북(Facebook), 애플(Apple),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약어다.
이들은 이미 지불 라이선스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언제든 금융업에 뛰어들 준비가 돼 있다. 특히 수백만명의 사용자 층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유럽지역 은행의 70%는 GAFAM을 최대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을 정도다.
이같은 상황에서 금융권의 오픈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전략은 디지털 혁신은 물론이고 생존에까지 영향을 줄 전망이다. 전세계적으로도 은행은 오픈 API를 요구받고 있다.
올해 1월부터 유럽연합(EU)에서 시행된 PSD2(Payment Services Directive 2)와 같은 규제가 대표적이다.
PSD2의 핵심은 고객이 동의한 경우 은행권은 타 산업군(써드파티)에 오픈 API 형태로 금융 데이터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규제는 EU를 넘어 일본과 캐나다, 인도 등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17일 기자들과 만난 마디 메드자오위 API 아카데미 책임 이코노미스트<사진>는 “최근 은행들은 오픈 API를 활용해 기민성을 향상하고 신규 서비스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은행의 상품 개발 구축 역량과 유통·배포의 제어 수준에 따라 금융권의 API 활용 전략은 4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고 말했다. API 아카데미는 CA테크놀로지스가 운영하는 API 연구기관이다.
그가 제시한 첫 번째 전략은 통합이다. 금융 인프라와 플랫폼, 제품 각 영역 사이를 API를 통해 통합하는 것이다. API는 외부에 직접적으로 개방된 것이 아니라, 일부 제한적인 사용이 가능하도록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3년 BNP파리바가 8000만유로를 투자해 설립한 ‘헬로 뱅크(Hello Bank)’다. 헬로 뱅크는 부동산 업체에만 제한적으로 API를 개방해 주택 구매시 대출 여부 등만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즉, 부동산이라는 특정 파트너에게만 API를 개방해 자사 서비스와 통합한 식이다. 마치 애플이 제시하는 모델과 흡사하다.
두번째는 생태계 구축 전략이다. 이는 써드파티 업체가 은행의 API를 바탕으로 새로운 상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API를 통해 전체적인 고객 경험 향상을 꾀하는 방식이다.
현재 대부분의 은행이 오픈뱅킹 전략은 이러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NH농협은행이나 KEB하나은행 등 국내 금융권도 이같은 방식의 오픈 API 전략을 수행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도 올 초 두타면세점과 환전 서비스를 출시했다. 두타면세점 고객이라면 누구나 별도의 앱 설치 없이 두타면세점 앱에서 면세점 쇼핑과 환전까지 한번에 해결할 수 있다.
세번째는 플랫폼 전략이다. 핀테크 등 파트너사에 은행이 제공하는 API를 제공해 마음껏 활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마치 집을 마음껏 지을 수 있도록 벽돌만 제공하는 셈이다.
스탈링은행이 대표적이다. 이 은행은 모바일 뱅킹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는데 이것이 하나의 마켓 플레이스가 되고 있다.
보험업체나 신용평가사, 대출업체 등이 이를 활용해 자신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스페인의 BBVA 은행 역시 API스토어 전략을 통해 최고의 API를 만들고 개방하는데 집중한다. IT업체와 비교하면 세일즈포스의 전략과 유사하다.
네번째 전략은 마치 클라우드 서비스업체 AWS와 흡사한 인프라 전략이다. 코어뱅킹 인프라를 제공하고, 이를 사용자수에 따라 과금하는 식이다. 솔라리스나 Sab 같은 업체가 이같은 전략을 수행한다. 솔라리스와 계약을 맺으면 누구라도 바로 은행 업무를 제공할 수 있다. 이들은 GAFAM과 경쟁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기존 은행들은 거의 취하지 않는 방식이다.
조상원 한국CA 이사는 “금융권, 리테일(소매) 등을 주축으로 올해와 내년을 기점으로 국내에서 API 비즈니스에 대한 요구사항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현재 시장 상황으로 보면 올해는 풀 라이프사이클(전체 수명주기) API 관리 분야가 티핑포인트를 넘어가는 시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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